GS건설, 허창수 삼촌 회사 일감위해 '자이' 입주자 눈속임?

e산업 / 박은미 / 2016-10-25 13: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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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 GS그룹 회장 ⓒ뉴시스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재벌총수일가의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수단인 일감몰아주기. GS건설이 또 다시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삼촌 회사인 ‘알토’와의 친족경영으로 중소업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논란의 중심에 선 알토는 허 회장의 삼촌이자 GS그룹 창업주의 6남인 허승효 회장이 이끄는 종합 건축사 사무소다. 알토는 지난 20년간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건물의 조명사업 중 상당 부분을 독점해왔다. 특히 ‘자이’ 단지 내 조명은 알토가 맡는 것이 기정사실화 될 정도. 하지만 LED 조명 특허 기술을 가진 중소업체 ‘린노’가 자이의 모델하우스에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알토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모델하우스 납품 불구, 버젓이 계약파기

조명과 디스플레이 개발 전문업체 ‘(주)린노’는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에 화장대용 조명기구를 납품하던 업체다.

린노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3년 형광등 조명커버 납품으로 GS건설과 인연을 맺었다. 2014년부터는 30곳의 자이 모델하우스에 화장대용 첨단 스마트 플랫폼 LED 조명기구를 납품해왔다.

그런데 지난 6월 GS건설 측은 린노와의 거래를 급작스레 중단하고 “내부 규정이 바뀌었으니 경쟁 입찰에 참여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이러한 배경에 오너일가 회사인 알토의 입김이 있었다는 것이 린노 측의 주장이다.

린노 측은 “구두계약 상 GS건설 측과의 납품 협의가 이뤄져 위례자이와 경희궁자이 평택 자이더익스프레스 등 30여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자사 제품이 납품 완료된 상태였다”며 “위례자이와 청라파크자이, 신금호파크자이의 모델하우스에 설치됐던 린노의 제품 그대로를 아파트 사양으로 확정해 공사에도 반영했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모델하우스에 제품을 납품한다는 것은 사실상 본계약이나 다름없을 정도의 업체간의 ‘약속’을 의미한다. 린노 또한 대기업인 GS건설의 신뢰를 믿고 지난 2년간 무료로 모델하우스에 제품을 납품해 왔다.

추가 납품을 위한 준비까지 완료한 지난 6월 GS건설은 보문자이와 경희궁자이 등 나머지 27개 아파트 현장에서의 린노 제품의 거래를 중단시켰다. 동시에 내부 정책이 바뀌어서 기존 수의계약을 맺어왔던 항목에 대해 경쟁 입찰로 바꾼다고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다.

린노 측은 “자사 제품이 자이 모델하우스에 납품돼 공사에 반영한 것 자체가 계약이 이뤄진 상황이었고, 제품에 하자가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제안도 아닌 일방적 통보를 누가 수긍할 수있었는가”고 반문했다.

GS건설이 경쟁 입찰을 통해 공정성을 확보한려는 듯 보이지만 알토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린노의 주장이다. 자이에 린노 조명 제품이 일부 납품이 된 것을 알토가 뒤늦게 알고, 이를 언짢게 여긴 윗선으로부터 업무지시가 내려왔다는 것. 지난 2년간 린노와의 납품업무를 담당했던 GS건설의 직원들이 퇴사 한 것도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 해주는 부분이다.

린노는 위와 같은 이유로 항의서를 제출 한 뒤 부당한 경쟁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GS건설은 린노 제품의 납품가보다 약 3배나 싼 타사의 저가 화장대용 LED 조명기구를 설치하기로 결정했고, 린노는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GS건설 측은 린노와 별도로 납품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으니 계약을 중지한 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린노 제품은 모델하우스에 납품을 하는 화장대회사에서 발주를 한 것으로 GS건설은 직접적인 당사자 관계가 아니다”라며 “조명이 화장대에 포함돼 모델하우스에 들어왔다고 해서 계약이 법적으로 성립되는 것 또한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린노의 사례를 접하고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의계약으로 모델하우스에 납품까지 완료하고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있었던 업체에게 갑작스럽게 경쟁 입찰 통보를 하는 것은 상도덕에 맞지 않을 뿐더러 기업으로서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대기업의 ‘갑질’이 화두인 상황에서 ‘일방적인 계악 파기’라는 민감한 부분은 자칫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더불어 오랫동안 수의계약인 상태로 상호 간에 납품계약서는 작성하지 않고 일하는 것은 하도급법의 위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갑질 관행을 대기업 GS건설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국내 건설업계의 현실이다.


▲ ⓒ뉴시스
입주자들 ‘눈 가리고 아웅’

문제는 린노 제품을 설치하기로 했던 평택 자이 익스프레스의 입주예정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린노 측은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린노의 제품보다 낮은 품질의 저가 화장대 조명이 들어가는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다는 점”이라며 “GS건설은 이런 변경 절차에 있어 입주예정자들의 동의도 얻지 않았고 이에 위법성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린노가 납품한 조명기구는 일반 LED 조명과는 다른 첨단 스마트 플랫폼 조명시스템으로 이용자가 램프 교체 시 스마트폰이나 리모콘을 통해 화장대 조명의 색상과 밝기 등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해 국내외 특허를 받았다. 자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던 일부 입주예정자들도 현장에서 접했던 린노의 화장대 LED 조명 기술에 인상을 받아 분양 계약 결정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GS건설이 통보한 경쟁 입찰을 통해 결정된 ‘최저가 낙찰 제품’은 린노의 스마트 기능 등은 탑재돼 있지 않은 단순한 LED 조명 이었다. 린노 제품과 ‘외관’만 비슷할 뿐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 빠져있는 셈.

주택법 제38조 제6항에 따르면 마감자재 생산업체의 부도 등으로 인한 제품의 품귀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마감자재 목록표의 마감자재와 다르게 이를 시공·설치하려는 경우에는 당초의 마감자재와 ‘동질이상’으로 설치해야 한다. 또 같은 조 제7항에는 사업주체가 6항에 따라 마감자재 목록표의 자재와 다른 마감자재를 시공·설치하려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입주예정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린노 측은 “조명에 또 다른 내부 기능이 추가됨에 따라 이용자들의 편의성과 제품의 품질이 올라가게 된다”며 “저가 제품에 외관만 똑같이 할 경우 불을 밝힐 수는 있겠지만, 입주예정자들이 낸 거액의 분양대금과 GS건설이 강조하는 ‘명품아파트 자이’에 걸맞을 수 있겠는가”라고 지탄했다.

이와 같은 논란이 일자 GS건설은 입주예정자들에게 해당 사실을 공지해 입주예정자들의 동의를 얻겠다는 계획을 부랴부랴 세웠다.

GS건설 관계자는 “새롭게 낙찰된 제품이 린노 제품의 동질이상의 성능이라는 것을 공인기관에 인증을 받을 예정”이라며 “인증이 완료 되는대로 입주예정자에게 통지해 동의도 얻겠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허창수 회장과 삼촌 회사가 짝짜꿍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선 알토는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의 수혜 기업이다. GS그룹 창업주의 6남이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삼촌격이 되는 허승효 회장이 알토, 알토전기, 알텍테크놀로지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들 기업을 통칭해 ‘알토그룹’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중 알토는 조명기구 설치 및 설계, 조명관련 전기공사업 등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허 회장 36.03%, 허 회장의 장남 허영수 사장 15%, 차남 허윤수 씨 18.8%, 손자인 허지홍 10.2% 등의 지분구조를 갖추고 있다. 사실상 지분 구조로 보면 허 회장 일가의 개인 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알토는 GS그룹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꾸준히 성장한 기업으로 매출액 중 상당 부분이 GS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알토는 과거부터 줄곧 GS그룹은 물론 그 뿌리가 같은 범LG家 기업 사옥의 조명사업까지 독점해 왔다.

알토는 그간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건물의 조명사업 중 상당 부분을 맡아 왔다. 업계에서 GS건설이 짓는 대형건물의 조명이나, GS자이 단지 내 조명은 알토가 맡는 것으로 거의 기정사실화 하고 있을 정도.

GS그룹 관련 알토가 조명 사업을 담당한 주요 시설물로는 △베이징 LG트윈타워 △LS타워(안양) △GS홈쇼핑 본사 △LF 충무로 매장 △LG화학 △인터콘티넨탈 호텔 △알펜시아 리조트 등이 있다. 최근에는 연평균 매출 중 약 40% 가량을 GS건설과의 거래로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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