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여기까지 왔다… '스플라이스'

문화 / 진현철 / 2010-07-07 11: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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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창조한 新 생명체 '무섭도록 아름답다!'
스플라이스의 성적 코드에는 프로이드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적인 요소 등이 있으므로 받아들이기 쉬운 내용이라고는 볼 수 없다. 여성과학자 엘사(사라 폴리)가 어머니가 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수학과 과학을 조화시킨 SF 영화 ‘큐브’(1999)를 통해 장르적 개척을 이룬 빈센조 나탈리(41) 감독이 7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나탈리 감독은 21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스플라이스’ 시사회에서 이 같은 연출 의도를 밝혔다.

나탈리는 “인간이 보편적으로 불편해 하는 것을 판타지라는 렌즈를 이용해 가깝게 접근했다”며 “괴물이 탈출해 세상으로 나와 비극적인 일들을 일으키는 여느 크리처 영화와 달리, 스플라이스는 크리처가 갇히면서 나오는 공포 영화적 요소와 인간과 크리처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스플라이스’는 인간의 DNA와 조류, 양서류, 파충류, 갑각류 등 다양한 유전자를 결합하는 금기의 실험으로 탄생한 생명체가 각 종의 능력을 발휘하며 변이를 거듭하고 감정까지 느끼게 되면서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는 이야기다.

나탈리는 “영화 ‘프랑켄슈타인’, 크로넨 버그 감독의 영화들과 쥐에게 인간의 귀를 배합하는 실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면서 “창조자와 창조물의 사랑이라는 3각관계에는 개인적 경험도 들어갔다”고 털어놓았다.

10여년이라는 기간을 거친 영화다. “시나리오를 작업하고 기획하는 긴 시간 동안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빨라 영화가 기술과학을 따라잡기가 힘들었다”며 어려움도 토로했다. 또 “이 콘셉트가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가 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신화적인 코드를 많이 생각했다”는 그는 “신화에서는 인간이 이런 피조물들과 사랑에 빠지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그동안 크리처 영화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며 “결국 인간 안의 괴물 모습을 보이고, 괴물 안에 인간적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배아줄기세포로 논란이 된 ‘황우석박사 사건’과 관련, “생명체를 만드는 것이 부모의 입장이다. 황 박사는 (복제견) 스너피 부모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생명체를 만드느냐 안 만드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가족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나탈리 감독은 ‘큐브’로 토론토영화제와 시체스영화제, 브뤼셀 판타스틱영화제, 파리영화제,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등에서 작품상과 신인감독상 등을 휩쓸며 SF 천재감독으로 주목받았다. ‘스플라이스’는 7월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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