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국의 그린뉴딜과 바이든의 “Green Newdeal” ③

경제 / 노금종 / 2020-11-23 09: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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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7개 모든 광역 지자체 탄소중립선언
서울시는 5대 분야에 총 2조6,000억 원을 투입
경기도의 대응전략은 ‘저탄소 친환경 경제체계’

충남도 청정연료 전환하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광주시 혁신추진위원회 기후위기 대응특위 구성
딜레마, 뚜렷한 목표설정, 구체적 예산계획 부재

● 계속되는 지자체의 자체 ‘탄소중립’ 선언

[일요주간 = 노금종 기자] 문재인 정부가 한국판 그린뉴딜을 발표한 이후 전국 지자체들도 자체적인 그린뉴딜 관련 정책을 단계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지난 6월5일 대한민국 226개 기초지자체가 기후 위기 비상선언을 한 후 7월 7일에는 17개 모든 광역 지자체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은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먼저 서울특별시는 7월 8일 그린뉴딜을 통한 2050년 넷제로(Net Zero)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발표했다. ‘넷제로’란 온실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을 더했을 때 온실가스 순 배출량이 ‘0’인 상태를 의미한다. 넷제로 선언은 특정 시점까지 탄소제로를 만들겠다는 의미이며, '탄소제로 선언', '탄소중립 선언'이라고도 한다.

국제연합(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8년 <1.5도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어도 45%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 선언을 해야 한다”고 권고한 가운데 세계는 2050년을 목표로 탄소제로 선언을 하고 있으며, 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서울판 그린뉴딜’ 또한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동승하는 의미로 탈(脫)탄소 경제사회로의 대 전환을 통해 기후위기의 대응과 사회 불평등의 해소하고 나아가 녹색 일자리 창출을 달성하는 전략으로 서울시는 건물, 수송, 도시숲,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의 5대 분야에 총 2조6,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먼저 온실가스 배출의 70%를 차지하는 노후된 공공건물에 집중해 경로당, 어린이집, 보건소 등 취약 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건물 241개소부터 ‘그린리모델링’을 실시한다. 2021년부터는 연 면적 1,000㎡ 이상 공공건물의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조절하는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를 도입한다.

 

▲ 서울시의 공공건물 제로 에너지화 추진모델

 

서울시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의 특징은 넷제로 달성을 위해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2025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제로(0)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등록 금지 같은 제도의 개선을 병행한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개선해야 할 주요법령을 ‘그린 5법’으로 별도 정리했다. 그린 5법은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자동차관리법,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 이다.

경기도는 2021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안산, 시흥시와 함께 반월, 시화 국가산업단지를 저탄소 친환경으로 만드는 ‘경기도형 산업단지 그린뉴딜’ 사업을 추진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경기침체를 대비하고 이후 찾아올 기후변화 위기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산업정책이다. 경기도는 ‘저탄소 친환경 경제체계’로의 전환을 이끌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일자리 창출까지 연계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반월, 시화 국가 산단이 이미 추진 중인 ‘혁신데이터센터 구축사업’, ‘사물인터넷 기반 CCTV 설치사업’ 등과 연계해 스마트 제조혁신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새롭게 추진되는 사업으로 탄소 에너지의 소비를 중심으로 했던 기존의 노후된 산단을 스마트 수요관리와 에너지자립 및 효율향상, 분산전원 등의 융, 복합 기술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이른바 ‘지능형 저탄소 녹색산단’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을 위해 반월, 시화 산단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비를 200억 원 투입하고, 여기에 도비 20억원, 시비 20억 원까지 총 24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부 계획안을 보면 먼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분산전원’ 등 산단 내 에너지의 공급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업에 57억 원을 투자한다. 또한 기업들의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제어하고 매니지먼트까지 할 수 있는 ‘이(e)그린버튼 서비스’와 ‘스마트 미터링(스마트계량기)’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43억 원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공장 지붕형 태양광 발전설비, 친환경 수소 충전소와 전기차 충전시설,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등의 에너지자립 및 효율향상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140억 원의 투입한다.

충청남도는 지난 6월5일 ‘지구는 살리고 일자리는 늘리기 위한 충남형 그린뉴딜’에 5년 동안 2조6,472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5만6,424개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한민국 석탄발전소의 절반이 위치한 충청남도는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핵심으로 탈(脫)석탄 정책의 추진을 위해 농업·산업분야별 청정연료 전환하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할 것이다.

앞서 충남도의회는 5월28일에 ‘충남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그린뉴딜 촉구결의안’을 통과시켰는데, 화력발전소가 집중된 충남에 그린뉴딜 정책을 위한 예산을 우선 지원할 것과 지방정부의 참여보장과 사회적 약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원칙을 제시했다. 충남연구원은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조기폐쇄에 따른 일자리 축소와 그에 따른 지역경제 악영향에 대비하는 ‘정의로운 전환’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의로운 전환 기금과 정의로운 전환위원회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광역시는 시장직속 자문위원회인 광주혁신추진위원회에서 지난 7월20일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는 2050 탄소중립도시 달성(안)’을 권고했다. 시민들의 활동을 바탕으로 기후활동가, 지역 국회의원들과 혁신위원, 시의원, 연구자 등 12명이 광주시 기후위기 대응특위를 구성하고 3월부터 10차례 회의를 통해 안을 마련하고 있다.
 

● 실체가 모호한 기존 정책의 되풀이

문재인 정부가 한국판 뉴딜계획을 발표했지만 뚜렷한 목표의 설정과 구체적인 예산 계획이 없이 이전의 정책을 답습한 것뿐이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프로젝트 단위의 기초 예산사업에 불과하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먼저 자금 투입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뉴딜(Newdeal)급의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한 상황인식이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비를 기준으로 하면 연평균 8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셈이어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감안하더라도 연평균 10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미국과 EU의 그린정책에 비해서 초라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판 그린뉴딜에 포함된 ‘공공부문 그린리모델링’을 예로 들어보자. 정부가 발표한 계획안에 따르면 2020년 1,000여개소를 우선 추진하며 여기에 2,000억 원을 투입한다. 2025년까지는 공공임대주택 22만5,000호, 어린이집 440개소, 문화시설 1,148개소, 학교 2,890개소 등의 리모델링에 6조2,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실제로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며 그린리모델링이 필요한 건축물의 수는 경로당 6만5,044개, 유치원·어린이집 5만71개, 보건소 3,492개, 공공청사 4,333개, 초·중·고등학교 1만1,848개 등이다. 이들의 규모를 감안해 공사비를 역으로 추산하면 649조9,000억 원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2025년까지 투입하겠다는 예산은 전체 예산의 1%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한국판 그린뉴딜은 명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에너지 가격에 대한 추가 지원이나 세제혜택과 같은 근본적인 제도 개선방안도 없으며 계획수립 과정에서 해당 사업자의 의견 수렴을 반영하지 않고 추진됨으로써 탁상공론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편 한국의 온실가스는 2017년 기준 배출량이 전년도보다 오히려 2.4% 늘어난 7억914만 톤으로 집계됐다. 최대배출량이었던 2013년 6억9,670만 톤의 기록을 4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파리협정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30년까지 5억3,600만 톤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고, 2023년에는 UN차원에서 각국 감축이행 점검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현재의 추세대로 간다면 국제 신인도 하락과 경제 제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 카본트래커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는 한국이 기존의 방식으로 석탄발전을 계속할 경우 그에 따른 국가적 손실액이 1,060억 달러(약 127조5,975억원)으로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COP25 행사장서 안전요원과 대치한 기후변화 시위대.(사진 = 뉴시스)

 

참고로 파리협약 당사국은 2020년 말까지 2030년까지의 국가별기여방안(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과 2050년까지의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Long-term low GHG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를 UN에 제출하기로 되어 있다.


제도적 개선안이 충분히 담기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제도의 개선 없이 단순히 프로젝트 단위사업으로만 계획안이 발표되면서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에너지전환, 건축물에너지효율화 등 그린뉴딜 관련 사업은 필요예산, 사업규모가 매우 커서 과거 뉴딜사업처럼 정부가 모든 예산을 책임질 수 없는 구조인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민간의 참여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에도 세제개편이나 의무화제도, 에너지요금 현실화 등의 제도개선조치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가 없다.

앞서 살펴보았던 지자체가 그린뉴딜 정책을 자체적으로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 있어서도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은 필수다. 지자체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생각한다면 지자체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탄소제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지역 차원의 데이터통계도 미비하고 행정인력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중앙정부의 그린뉴딜실행 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기반 그린뉴딜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의 그린뉴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예산, 제도, 금융부문의 지원과 연계가 필요하다.

지자체 재정 지원의 핵심은 ‘그린뉴딜 포괄 예산제’의 도입이다. 예를들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고 예산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석탄발전 밀집지역에 해당 예산을 우선 지원하고, 그린뉴딜 선도지구를 지정해 역량을 갖춘 특정 지역에 예산을 추가 지원하는 방식의 도입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가 가칭 ‘그린뉴딜기금’이나 탄소세를 적극 도입해 그린뉴딜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해야할 것이다.
 

● 탄소중립으로의 경제전환이 어려운 이유

한국판 그린뉴딜이 많은 비판을 받는 이유는 이것이 프로젝트를 위한 초안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중앙정부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NDC와 LEDS의 UN 제출일정을 감안하면 연말까지는 종합계획의 구체적인 수정안이 제시되어야할 것이다. 한국판 뉴딜은 대한민국 정부의 관련된 각종 정책과 함께 이미 체결된 국가협약, 세계적인 추세 등도 함께 고려해야하므로 더 이상 초안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글로벌 경제 질서가 그린뉴딜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 거부할 수 없는 국제적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약속된 에너지전환과 온실가스의 감축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글로벌 저탄소 경제사회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통령과 정부도 이러한 국제 사회의 변화에 순응하기 위해 그린뉴딜을 단순한 예산투입 프로젝트사업으로 추진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제조업 중심 한국의 산업 구조에 있다. 현재 세워놓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7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금으로선 올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인정했다. 2014년에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전망치 대비 30%(5억4300만t)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었다. 연말까지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년(7억280만t)보다 22.7%나 줄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잠정)을 전년 대비 3.4% 줄이는 데 그치고 있다. 그나마 이것도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수치였다.

무엇보다 산업계의 반발이 만만치가 않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등 온실가스 감축 이행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산업 전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미국이나 주요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저탄소화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는 건 우리 산업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잘못된 전략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린뉴딜’을 한국판 뉴딜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려는 대한한국 정부는 탄소제로 선언을 두고도 찬반 양쪽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대한민국 정부가 탄소제로 선언이 없는 그린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자 녹색당은 ‘이것은 그린뉴딜이 아니다’라는 논평을 통해 “이번 정부 그린뉴딜에는 탄소배출 제로가 없다”며 “저탄소라는 애매한 용어만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50년 넷제로 목표와 로드맵이 빠진 그린뉴딜 계획은 반쪽짜리 정책에 불과하다”고 말한 바 있다.

 

▲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의장과의 회담에서 한국의 그린뉴딜 추진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사진 = 뉴시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전 세계 120여개 국가가 넷제로를 선언했지만 실제 UN에 계획을 낸 것은 6개국에 불과하다”며 “선언과 구속력을 갖는 목표 제시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적 합의를 통해 국가의 정식 정책목표를 제시하기 위해 이번 그린뉴딜에서는 발표하지 않았다”던 발언에 책임을 지고, 이제 한 달 남짓 남은 2020년 안에 정부가 목표로 하는 한국판 그린 뉴딜의 방향이 명확해지길 바란다.


다음 편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GreenNewdeal”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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