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센크루프, 협력사에 설치비 인하 갑질 논란

경제 / 강현정 기자 / 2020-02-17 10: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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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2년간 설치비 15% 인하…일 할수록 손해 보는 구조”
설치비 인하가 구체적 명목 없어 논란 증폭…공사 중단 사태까지
사측, “공사 중단 했었으나 원만히 협상했다”

▲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국내 승강기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가 협력사에게 설치비 인하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티센크루프는 하청업체 직원 사망사고 이후 상생과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상생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협력업체와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으나 이번에 불거진 설치비 인하 갑질로 그동안의 다짐이 결국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티센크루프 협력사들이 설치비 인하 갑질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공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들에 따르면 티센크루프는 협력사 설치비를 지난해 10% 인하했고, 올해는 5% 인하를 통보했다. 설치비를 2년 동안 15% 인하해 600만원 대였던 설치비가 400만원 대로 하락한 것.

 

때문에 일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것이 이들 협력사의 주장이다.

 

이들은 티센크루프가 지난해 협력사 근로자 추락 사망사고로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후 협력사에게 엘리베이터 작업을 ‘2인 1조’로 강제하면서 모든 손해는 협력사가 고스란히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해가 더욱 커져 작업자를 고용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티센크루프 홍보사진 (사진=티센크루프)

 

협력사는 4대보험, 퇴직금, 최저시급 등 최소한의 인력을 고용해도 월 300씩은 드는 구조인데 지금 설치비 400만원 대로는 2인 1조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티센크루프 측 관계자는 "지난 목요일 협상을 완료했다. 다만 구체적인 협의안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설치비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협의 했다"고 해명했다.

 

티센크루프 측의 이러한 해명에 의구심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협상을 완료했다면 구체적인 협의안이 도출 되어야 함에도 티센크루프는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설치비 인하가 어떤 명목으로 이뤄졌는지는 반드시 밝혀야할 대목이다.

 

이를테면 설치 기술 개발 또는 다른 부분 가격 인상 등의 근거를 제시하면서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한 5%인하를 기준으로 인하를 통보했다는 게 협력사들의 주장이다.

 

티센크루프 협력사는 티센이 자체적인 개선 및 분석 보다는 업계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의 협상 결과를 보고 설치비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티센크루프 서득현 대표가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엘리베이터 설치 협력업체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협력사, 낮은 단가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일 맡아

티센크루프는 입찰 시 맺은 컨소시엄과 달리 단가가 낮은 설치 업체로 중간에 교체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은 해당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3월 2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아파트 사망사고 때도 티센크루프는 부산 지역의 하청업체가 낮은 기성금을 거부하자 경기 부천에 있는 하청업체로 교체했다.

 

당시 이 사건을 담당했던 윤경환 노무사에 따르면, 승강기 제조업체와 설치업체 사이에는 불법파견 문제도 얽혀 있다. 윤 노무사는 “제조업체가 하청업체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업무 지휘·명령을 하고 있으므로 실질적 근무관계는 파견관계로 보인다”며 “불법파견 판단을 받으면 직접고용 의무가 있기 때문에 티센크루프 같은 제조업체는 사고의 책임을 중소 설치업체 사업주에게 모두 떠넘기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승강기 업계 하청업체들은 규모가 영세하고 근로시간도 길어 열악한 환경에 대한 개선을 요구할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기획재정부 계약예규인 공동계약 운용요령에 따르면 티센크루프와 설치업체는 발주처와 각각 계약을 맺고 공사대금도 각각 지급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티센크루프가 발주처에서 대금을 받아 설치업체에 지급했다.

 

승강기 제조업체 대부분은 발주처에서 공사비를 받아 60~70%만 설치업체에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중소 설치업체들은 티센크루프 같은 대형 승강기 업체의 공사를 따내기 위해 낮은 단가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을 맡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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