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50대 女노동자 죽음, 사람을 사람으로 대했어야" 뿔난 이재명 '공정'을 말하다

사회 / 최종문 기자 / 2021-01-22 1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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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논란이 되고 있는 쿠팡의 ‘UPH 시스템’ 문제점 지적하며 피말리는 노동강도 우려"
쿠팡 "물류센터 업무상 냉난방 설비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식당, 휴게실 등에 난방시설 설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쿠팡 물류센터의 비인권적인 노동환경을 비판했다.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두 아이의 엄마이자 가장으로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50대 노동자. 늘 생활은 빠듯했고 차가운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핫팩 하나로 영하 11도 겨울날을 버텼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정 사회의 비지니스 프렌들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쿠팡 물류센터의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이 같이 전했다.

이 지사는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에 우리 사회 현주소가 고스란히 응축돼 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쿠팡의 ‘UPH 시스템’은 1시간에 몇개의 물건을 처리하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개별 노동자의 현황이 실시간으로 측정되고 속도가 떨어지는 노동자를 전체방송을 통해 독촉하고 관리자에게 불려가 '사실관계확인서'를 쓰기도 하고 누적되면 일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피말리는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제가 어릴 적 공장 다닐 때도 이유 없이 군기 잡히고 두들겨 맞으면 맞았지, 이렇게 사람을 매 순간 피 말리게 하면서 모욕하진 않았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며 우회적으로 쿠팡의 물류시스템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측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으로는 부족하다”며 “그런 불가피함으로 사람을 사람답게 대할 수 없는 사업 모델이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 온풍기를 마련하든 더 두터운 발열 방한복을 제공하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던 일이다”고 해당 기업의 안일한 대처를 질타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지난 2020년 11월 6일 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 노동자 사망 관련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newsis)


이 지사는 지자체에도 근로감독권을 공유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며 “노동부가 인력부족 등 현실적인 이유로 미처 하지 못하는 영역, 샅샅이 조사하고 개선하겠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으면 우리사회 공동체가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기업도 구성원들과 함께 건강하게 성장한다. 그게 공정 사회의 비지니스 프렌들리다”고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지난 19일 쿠팡은 뉴스룸을 통해 일부 노동단체 등이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50대 여성 근로자가 사망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쿠팡은 "일용직인 고인은 지난해 12월 30일 첫 근무를 시작한 이후 총 6일 근무했으며 주당 근무시간은 최대 29시간이었다"고 밝히고 물류센터 난방 시설 논란에 대해서는 "쿠팡과 유사한 업무가 이뤄지는 전국의 모든 물류센터는 화물 차량의 출입과 상품의 입출고가 개방된 공간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특성 때문에 냉난방 설비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대신 식당, 휴게실 등에 난방시설을 설치해 근로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전 직원에게 핫 팩과 방한복 등을 지급한다"고 강조하고 "고인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족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전했다.

 

쿠팡은 또 "대규모 추가 고용, 기술 및 자동화 설비 투자, 전국 물류센터 내 물류업무 종사자 100% 직고용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근무환경 조성 등을 통해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지난 한 해 동안 1만 2000명 이상의 물류센터 인력을 추가 채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늘어난 물량을 상쇄하기 위해 충분한 인력고용에 기술혁신을 더해 개개인의 업무부담을 오히려 줄였다"며 "UPH를 상시직 채용 및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는다. 지원자 중 80%가 상시직으로 합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UPH가 높아야 상시직이 될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은 거짓이다"며 "물류업무 종사자 100% 직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동종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근로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쿠팡발코로나19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쿠팡물류센터에서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들 중 3명이 새벽 근무를 마치고 사망했는데 공통사인은 심장마비나 심장 쇼크에 의한 사망이라는 게 대책위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해 7월 정의당과 대책위가 주관했던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석했던 장귀연 노동권연구소 소장은 쿠팡 물류센터 노동과정과 고용행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극심한 노동강도를 꼽았다.


장 소장은 “입고보다는 마감 시간을 맞춰야 하는 출고와 허브에서 노동강도가 더욱 심하다. 개인별 UPH가 실시간으 로 관리자에게 감시당하고 10여 분만 UPH가 멈춰있어도 지적을 당하기 때문에 화장실도 쉽게 가지 못한다”며 “실제로 체력이 약한 사람은 주 5일 일하기가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에 계약직보다 일용직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열악한 노동 현실을 전했다.

이어 “계약직으로 2년 일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생기지만 배송기사(쿠팡맨)과 마찬가지로 물류센터에서도 이 2년을 버티는 경우가 드물다”며 “노동강도는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준 UPH가 몇 년 전에 비해 올라갔다는 증언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 소장에 따르면 높은 노동강도와 연관되어 산재 사고와 질환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2020년 5월 27일 새벽 인천 4물류 센터에서 출고 공정에서 일하던 40대 남성 계약직 노동자가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사망에 이르렀다. 지게차에 치이거나 레일에 끼이거나 상하차시 화물에 깔리는 등의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경우들이 있으며 족저근막염, 손목터널증후근, 디스크 등의 근골격계 질환은 거의 모든 노동자들이 앓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장 소장의 설명이다.
 

▲쿠팡 물류센터.(사진=newisis)

장 소장은 “열악한 작업 환경도 높은 노동강도와 더불어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냉난방 이 되지 않기 때문에 혹서와 혹한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며 “신선센터는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 지만 냉장·냉동을 위한 온도이기 때문에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에 따라 차 이는 있지만 대개 식당 식사의 질과 양이 몸 쓰는 일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불만이 큰 편이며 식당 공간도 좁아 오래동안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휴식 시간으로 지정된 1시간의 식사 시 간 동안 쉬기도 어렵다. 작업용 장갑 등을 세탁하지 않은 채 돌려쓰고 물류센터 내부 청소도 거의 하지 않아 매우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부천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처럼 감염질병에 취약하고 호흡기 질환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각 물류센터 분위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관리자에 의한 인격모독적 괴롭힘이 성행하고 있는 곳이 많다”면서 “욕설과 반말은 금지되어 있으나 작업 속도가 안나오면 공개적으로 부르거나 방송으로 지적해서 개인적인 망신을 주는 일이 잦고 화장실에 가는 것도 보고를 해야 해서 여성들은 상당한 수치심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고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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