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탐구생활](40), 사생활은 존중해달라는데

문화 / 김영호 기자 / 2019-10-31 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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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은 존중해달라는데

물론 사생활은 존중해주는 것이 에티켓입니다.
특히 내가 먼저 존중해주지 않으면 나의 사생활도 존중받기가 힘듭니다.
그러니 서로를 위해서 존중해 주는 것이 당연히 맞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직접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말을 입 밖으로 뱉고 나면 그것이 그대로 명분이 되니까요.
그는 뭔가 명분을 세우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과연 존중받아야 할 사생활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뜻밖에 존중받아야 할 사생활이 근래에 생긴 것일까요?
특히 그런 말이 없다가 생뚱맞게 그런 말이 나왔다면 더 의심스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존중받지 않으면 안 되는 은밀한 사생활을 가진 남자였을까요?
그렇다면 뭘 명분으로 삼으려고 굳이 그러한 발언을 한 것일까요?
처음부터 이걸 만남의 전제로 삼기라도 했다면 이것도 참 의심스러워집니다.

이렇게만 봐도 궁금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요?
그의 입에서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면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님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그의 머릿속에 들어가 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사생활이란 것은 너무나 무궁무진한 종류를 가지기 때문에
어떤 특정 사생활에 콕 집어서 감시하기란 객관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다른 여자에 관한 문제라든지 혹은 양다리 일까봐 신경이 쓰이는 게 제일 먼저겠죠?
여성 편력이라든지 변태적인 취향에 관한 사생활이라면 당신의 분노를 일으킬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를 미행이라도 해봐야 할까요?

아무리 둔한 남자라고 해도 사생활 이야기를 꺼냄으로 해서 미리 경고까지 하면서
당신을 미리 긴장하게 만들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또한 연애 경험이 풍부한 남자일수록
그렇게 꼬리가 밟힐지도 모르는 일을 미리 예고까지 하지는 않습니다.
굳이 사생활을 운운하면서 이야기를 꺼냈었다면
이런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오히려 높습니다.

아무런 기척도 없고 너무나 깨끗한 이성 관계를 보이는 남자들이
의외로 여자 친구를 철저하게 속이고 바람을 피우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게 미리 힌트를 주면서까지 바람을 피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만약 그런 남자가 있다면 당신이 크게 살피지 않아도 금세 꼬리를 잡힐 것입니다.

사생활 운운하고 행동이 전과 달라진 남자라면 뭐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뭔가 켕기는 구석이 새로 생긴 것입니다.
그가 용서 못할 짓을 했다면 말 그대로 용서하지 마시고 관계를 끝내세요.

이렇게 금방 들통 낼 남자라면 애초에 큰 위협이 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명료하게 끝날 이야기라면 그렇게 비밀스러울 필요도 없습니다.

그가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던 타이밍을 잘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런 이야기를 평소에도 입에 달고 살았는지
아니면 특정한 날을 기준으로 새롭게 말하기 시작했는지를 가늠해 보세요.

모든 남자들이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남자가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중생활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는 분명히 당신이 모르는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 꿍꿍이란 것이 당신과 공유할 수 없는 것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람이나 외도와 관련이 없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로 그를 이해해주려고 애쓰지 마세요.
연인 사이이기 때문에 당연히 알아야 하며 인정하지 않을 권리도 있는 것입니다.

믿음이라는 허울뿐인 변명으로 그를 방치하지 마세요.
그와의 행복한 미래 또한 당신이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감입니다.
만약 뭔가 상식에서 어긋난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것이 정답입니다.
예외란 그렇게 쉽게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의심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더 집중해서 관심을 가져 보세요.

당신과 그를 위한 일입니다.
애초에 당신이 이해 못할 정도의 사생활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에게는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을 뿐일 것입니다.

이렇게 두리뭉실하게 이야기를 하니 무슨 소린지 감이 안 잡히시나요?
당신 몰래 바람을 피우는 것이 아니고 당신이 바람의 상대일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심한 경우라면 그가 이미 유부남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돌싱이라면 이야기가 좀 나은가요?
그에게 숨겨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를 만날 자신이 있으신가요?

사실을 알고 보면 그는 대기업 과장이 아닌 동네 양아치에 백수일 수도 있으며
그의 본가는 강남구 압구정동이 아닌 강남구 구룡마을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가능성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뭔가가 이상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확실하게 확인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그를 풀어줌으로 인해 그에게 새로운 비밀이 생기게 그냥 놔두지 마세요.

그의 사생활이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먼저 당신의 모든 사생활을 오픈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생길지 모르는 그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당신과 그 사이에는 사생활은 없을수록 좋습니다.
일단 그것은 당신에게 좋은 일이고
당신에게 좋은 일이 결국 그에게도 좋은 일이기도 하며
두 사람 모두를 위한 일이 됩니다.

 

※ 연재중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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