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쿠팡 새벽배송 달걀, 닭 사육환경 상품정보와 배송 상품 왜 다르지?

스페셜 / 황성달 기자 / 2021-03-24 17: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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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김모씨 "쿠팡 로켓프레쉬 통해 달걀 구매...상품정보엔 사육환경번호 '2번' 배송 상품은 '4번'" 클레임 제기
- 쿠팡 고객센터 담당자 "여러 상품(달걀)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환불이나 교환 처리 해드리겠다"

[일요주간 = 황성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배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커머스(인터넷이나 pc통신 등 온라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상품을 사고 파는 행위)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제주도에서 시작된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새벽배송은 신선식품의 비중이 높다 보니 상품의 배송 과정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는데, 특히 냉장이나 냉동 제품은 온도와 습도 유지와 함께 신속한 배송이 절대적이다. 아울러 쇼핑몰에 상세히 표기되어 있는 상품정보도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그런데 일부 상품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에 게재된 상품정보와 실제 배송 상품이 달라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요주간>은 직장인 김아무개(52)씨의 피해 사례를 통해 온라인몰 상품정보의 허와 실을 고발한다.

 

김씨는 평소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선식품을 구입하는 편인데, 가끔 마트 갈 시간이 없을 때 새벽배송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얼마 전 쿠팡 로켓프레쉬(새벽배송)를 통해 달걀(30구)을 구매했다. 온라인 주문 당시 해당 상품정보에 첨부된 난각번호에서 사육환경번호(닭의 사육환경을 확인 할 수 있는 번호)가 2번(계사 내 평사)으로 표기되어 있었으나 실제 배송된 달걀은 사육환경이 4번(기존 케이지)이였다.

 

▲ 소비자 김아무개씨가 구매한 달걀의 상품정보에는 사육환경번호가 '2번'으로 표기되어 있다.(쿠팡 쇼핑몰 캡쳐)
▲ 소비자 김아무개씨가 구매한 달걀의 상품정보에는 사육환경번호(맨 마지막 숫자)가 '2번'으로 표기되어 있었으나 실제 받은 달걀에는 사육환경번호가 '4번'(아래 사진)으로 표기되어 있다.

 

난각번호는 2017년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논란이 된 이후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의무적으로 표기를 하고 있다. 맨 마지막 한자리 숫자는 사육환경을 표기한 것으로 1번(자연방사육), 2번(계사 내 평사), 3번(개선된 케이지), 4번(기존 케이지)으로 등급이 나뉜다. 이 중 숫자가 낮을 수록 건강한 달걀로 분류된다.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 달걀의 신선도 못지 않게 사육환경번호를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김씨의 경우 달걀의 사육환경번호 2번(상품정보)을 확인하고 주문했는데 4번이 배송돼 클레임을 제기한 사례다.

김씨에 따르면 해당 제품을 주문한 일부 소비자들이 남긴 리뷰에도 온라인 쇼핑몰 상품설명(사육번호 2번)과 다르게 사육환경번호가 4번인 달걀이 배송되어 왔다고 호소하는 상품평들이 있었고,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후 쿠팡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서 클레임을 제기했다.

 

 

▲ 김아무개씨가 구매한 달걀 제품에 게재되어 있는 리뷰(소비자 상품평)에는 난각번호에서 사육환경번호가 상품정보(2번)와 다르다는 소비자들의  불만 글들이 게재되어 있다.(사진=쿠팡 쇼핑몰 캡쳐) 

 

쿠팡 고객센터 담당자는 김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축산물 등급표시가 정확히 안내 되지 못한 점에 대해 앞으로 착오가 없도록 하겠다"며 "여러 상품(달걀)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환불처리 해드리겠다"고 했다. 


김씨는 "쿠팡 측의 신속한 클레임 처리에도 불쾌한 감정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았다"며 "앞으로 달걀 같은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계속 주문해서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달걀의 경우 유통기한과 보관 온도가 매우 중요한데 소비자들이 구매한 상품 리뷰에는 사육환경번호 문제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이 한 달가까이 돼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불만도 상당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벽배송 분야에서 쿠팡과 경쟁하고 있는 마켓컬리도 지난해 사육환경번호와 관련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마켓컬리는 사육공간이 좁은 케이지(닭장)에서 낳은 '4번 달걀'을 판매하면서 "닭이 스트레스와 질병에 시달리지 않는 건강한 환경"이라고 홍보한 내용을 상품정보에 게재한 것이 화근이 됐다.

 

논란에 대해 마켓컬리 측은 케이지가 스마트팜으로 온도와 습도, 일조량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비위생적이고 사육 환경이 열악한 기존 케이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들은 4번 케이지(닭장) 사육환경에서는 암닭이 날갯짓, 모래목욕 등을 모두 제한당한 채 갇혀 있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반발하며 "친환경·유기농 등 윤리적 소비의 필요성을 장려 했던 마켓컬리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식품업체 마켓컬리가 암탉의 고통이 담긴 잔혹한 샛별배송 중단과 케이지프리를 선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마켓컬리는 올해 1월 2030년까지 식용 달걀을 '동물복지 달걀(사육번호 1, 2번)'로 100% 전환하는 '케이지 프리'를 선언했다. 

 

앞서 풀무원, 스타벅스, 서브웨이 등이 자사에서 사용하는 모든 달걀을 동물복지란으로 쓰겠다며 케이지 프리를 선언하고 실행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3월 5일부터 4월 14일까지(40일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디지털 거래환경에 맞는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법 체계 전면정비를 통해 일상생활 속 빈발하는 소비자피해의 실효성 있는 방지와 구제에 역점을 뒀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경제·비대면 거래가 가속화하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의 급성장, 플랫폼 중심으로의 거래구조 재편 등 시장상황의 변화를 반영한 법개정 필요성이 지속 제기 돼 왔다.


한국법제연구원 실태조사(2019년)에 따르면 배달앱, SNS, C2C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증가하면서 소비자 불만도 늘고 있으나 피해구제·분쟁해결 장치는 미흡한 수준이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비대면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의 안전과 합리적 선택권이 확보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며, 핵심유통채널을 담당하는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에 대해서는 거래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부합하도록 책임을 현실화했다.

공정위는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온라인 거래환경에서 일상생활 속 빈발하는 소비자피해를 내실 있게 방지·구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온라인 플랫폼도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혁신해 나가며 성장하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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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달 기자

황성달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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