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공장 내 시멘트 제조 공정 중 발생하는 분진인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의혹으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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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C&E 홈페이지 갈무리. |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2년 전 종합환경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사명을 변경한 쌍용C&E가 최근 시멘트 공장 내 염소더스트(시멘트 제조 공정 중 발생하는 분진) 불법매립 의혹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환경파괴 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8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쌍용C&E의 시멘트 공장 염소더스트 불법매립과 관련해 ‘폐기물관리법’ 및 ‘형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3일 “종합환경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쌍용C&E가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는 폐기물의 양이 늘어났음에도 어떤 폐기물이 얼마만큼 들어가는지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어 “오염물질 배출기준 강화 등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시멘트 공장내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의혹으로 수사도 진행 중이다”며 “쌍용C&E가 환경파괴 주범이 아닌 진정한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려면 폐기물 시멘트 정보공개와 질소산화물 저감설비인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 2021년 3월 26일 쌍용C&E는 주력해왔던 시멘트 사업에서 환경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친환경 자원순환형 사회를 선도하는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그린2030’(Green2030) 비전을 발표하고 ESG 경영도 천명한 바 있다.
아울러 2025년까지 환경사업의 비중을 전체 이익(EBITDA)의 50% 수준까지 확대해 탈석탄을 실현하고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저감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도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 지난 2년 간 쌍용C&E의 폐기물처리 매출액은 매해 1000억 원을 넘을 정도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에 휩싸였다.
쌍용C&E는 2020년 710억 원이던 매출액이 2021년 1211억 원으로 70.6% 증가했고 2022년에는 17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3%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아직 2022년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쌍용C&E가 2021년 영월과 동해공장에서 사용한 폐기물 241.5만 톤보다 상당히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단체는 “2019년 265.1만 톤을 처리해 46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232.4만 톤으로 32.7만 톤이 줄어들었음에도 70.6%가 증가한 7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폐기물의 처리 과정의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기간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 등 환경오염 노력은 매우 저조하다. 쌍용C&E의 사명 변경 이후 2년 간(2021년~2022년) ‘ESG 경영’ 선언과 함께 발표한 주요투자계획 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70.8%(2800억 원)가 폐기물 연료 시설 확충에 집중돼 있다”며 “기존의 순환자원 연료 보관시설과 이송라인을 증설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순환자원을 대체연료로 활용할 때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해주는 설비 시설을 확충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쌍용C&E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반면 대기오염물질 배출 방지시설 유지보수 등 오염물질 저감설비는 총 투자 예산 중 9.1%인 359억 원에 불과하다. 2020년 감사원은 ‘미세먼지 관리대책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국내에서 현재 가동 중인 시멘트 소성로 37기에 SCR를 설치할 경우 설치비 및 운영비로 5년 간 1조 139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당시 기준으로 보수적 계산을 해보면 소성로 1기당 설치비와 5년 운영비 총액은 308억 원이고 매년 61억 5800만 원 정도가 투입돼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 금액이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10기의 소성로를 가동하고 있는 쌍용C&E가 SCR을 모두 설치한다면 ‘ESG 경영’ 관련 투자계획으로 밝힌 3952억 원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쌍용C&E는 실질적인 환경개선 노력 없이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설비 투자를 가지고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눈속임하고 있다”며 “시멘트 업체는 가연성 폐기물을 연료로 대체하면서 톤당 5만 원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는 나몰라라 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폐기물 처리시설 확충에 투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일갈했다.
시멘트업체는 폐기물을 사용함으로써 석탄 사용량에 해당하는 만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국가 전체적으로 탄소배출량 저감에 기여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 없이 탄소 저감에 나서는 것은 되레 국민안전과 환경을 내팽개치는 꼴이라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이다.
시멘트 제품 자체에서 나오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의 인체유해성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시멘트 공장에서 가장 많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은 만성 기관지염, 폐렴, 폐출혈, 폐수종의 발병원이기도 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시멘트 업종은 오래된 시설이 많아 어느 곳보다 환경오염 방지시설이 절실하다”며 “쌍용C&E는 말로만 친환경을 떠들면서 폐기물 사용량만 늘릴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SCR) 투자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시멘트 생산에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 폐기물 사용량, 폐기물의 성분함량 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며 “종합환경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진정성’이 있다면 질소산화물 배출기준 270ppm을 신설 시멘트사 기준인 80ppm 이하로 강화하자고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요주간>은 쌍용C&E 측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 했지만 담당자를 통해 답변을 주겠다고 한 뒤 연락이 오지 않았다.
한편 쌍용C&E의 염소더스트 불법매립과 허위 발생·처리실적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의 문제 제기와 이후 한국환경공단의 시료 검사를 통해 확인됐다.
쌍용C&E는 강원도 동해와 영월에서 운영하는 시멘트 제조공장에서 발생하는 염소더스트를 △폐타이어 야적장, △유연탄 적치장 및 주변 도로, △공장 정문 앞 잔디밭 등에 불법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쌍용C&E의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의혹을 밝히기 위해 2차례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쌍용C&E 동해공장 내 6곳에서 콘크리트 샘플을 채취해 1차로 시료를 분석한 결과 불법매립 된 콘크리트에서 염소가 기준치의 40배가 넘게 검출됐다. 당시 조사에서 납과 카드뮴 등의 중금속도 기준치의 24배나 검출됐다. 같은 해 10월 18일 2차 조사에서는 불법매립 의혹이 있는 쌍용C&E 동해공장 정문 앞 잔디밭에 매설된 콘크리트를 시추한 결과 2.5m의 시추기로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콘크리트 포장이 돼 있었고 깊이는 무려 4m에 이르렀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쌍용C&E가 염소더스트를 마대자루에 그대로 담은 채 콘크리트를 퍼붓는 현장사진, 폐타이어 야적장에 염소더스트를 4m 높이로 성토하는 현장사진 등 불법매립 사실이 추가 확인됐다.
염소더스트에 포함된 납, 카드뮴, 구리, 수은 등의 중금속은 사람들에게 피부질환과 암을 유발하고, 염소 성분은 건물의 철근 등을 부식시켜 건물 붕괴도 가져올 수 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정폐기물로 분류해 안전하게 처리해야 할 염소더스트를 감독기관에 거짓 보고까지 하면서 불법매립을 일삼은 쌍용C&E를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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