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간부, 여직원들 성추행·희롱 해임...'해고 무효' 소송서 패소

사회 / 최종문 기자 / 2021-01-22 16: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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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들 성추행·희롱 반복 공기업 간부...법원, 12심 해임 정당 판결
2019년 기관별 징계처분 건수, 코레일(157건)·한전(149건)·한전KPS(64건) 순
▲한국전력 본사 전경.(사진=newsis)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국내 공기업 간부 A씨가 성추문으로 해임된 이후 회사를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 이어 최근 항소심(2심)에서도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A씨로부터 회식 자리 등에서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는 익명의 고충 신고 접수를 받고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2018년 5월 A씨를 해임했다.

당시 피해 여성들은 회사에 제출한 성희롱 고충 신고서에서 A씨로부터 추행당한 경위·장소·내용과 방법·대응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소명 기회를 차단하는 등 방어권을 침해해 징계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회사를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2심 재판부인 광주고법 제2민사부(재판장 유헌종)는 A씨가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공기업 간부인 A씨의 행위가 사회 통념상 해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판결 결과는 직무상 직위를 이용해 회식 자리에서 다수의 여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 행위를 반복했다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특히 한 여직원의 경우 회식 자리에서 A씨로부터 당했던 불쾌한 일들을 전하며 재발 방지를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인신공격·각종 음해 등 A씨의 보복성 행동이 계속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A씨의 비위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또 다른 여직원은 A씨로부터 '탁자에 올라가니 예쁜 다리가 안 보이네' 등의 성희롱 피해를 호소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 해임에 관한 회사의 징계 절차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지난해 5월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공기업 직원들에 대한 내부징계 건수가 지난 2년 동안 2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 사유 중에서는 ‘성실의무 위반’ 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성폭력, 성희롱, 직원 간 폭행 등이 포함된 ‘품위유지의무 위반’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가 국내 36개 공기업 직원의 징계처분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처벌 사유 중에서 성폭력, 성희롱, 직원 간 폭행 등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을 수 있는 항목이 포함된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67건에서 75건으로 증가했다.

품위유지의무 위반 내역 중 확인이 가능한 성 관련 징계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5건 집계됐다.

2019년 징계처분 건수를 기관별로 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15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한국전력(149건), 한전KPS(64건), 한국수자원공사(52건), 한국토지주택공사(35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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