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 후폭풍...아시아나와 합병 시 독과점 폐해 우려 커져

e산업 / 이수근 기자 / 2023-02-20 10: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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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4월부터 지역별 아닌 거리별로 세분화...중·장거리 노선 구매 소비자들 ‘분통’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공제 기준 변경은 소비자 권리 침해...개편안을 철회하라” 촉구
▲ 사진=픽사베이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국내 1·2위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시 독과점에 따른 시장 경쟁 제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바꾸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놨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결국 반대 여론이 들끓자 대한항공 측은 마일리지 개편안을 잠정 연기한 상태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 일각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독과점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이 같은 폐해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자 마일리지의 가치 훼손시키고 권리 침해하는 행위”

 

대한항공은 동북아시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국제선 4개 지역으로 나눠 적용하던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오는 4월부터 거리에 따라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세분화한다.

예컨대 제도 개편 전 인천~뉴욕 항공권(편도 기준)을 구매할 때 필요한 마일리지는 이코노미석 3만 5000마일, 프레스티지석 6만 2500마일, 일등석 8만마일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같은 항공권을 구매할 때 각각 4만 5000마일, 9만마일, 13만 5000마일이 필요하게 된다. 또 인천~뉴욕 이코노미석을 산 뒤 프레스티지석으로 등급을 높일 때 이전보다 2만 2500마일이 증가한 6만 2500마일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의 이러한 개편으로 소비자들은 “마일리지로 파리 가려다가 발리도 못 갈 판”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8일 “마일리지는 소비자의 재산과도 같다”며 “대한항공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개편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한항공은 개편안은 2019년 발표됐지만, 코로나19로 시행만 미뤄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개편안을 보면 칭다오와 후쿠오카 노선은 일반석이 현재 1만 5000마일이 필요하지만, 앞으로 1만마일이면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미주 지역으로 분류돼 3만 5000마일을 공제했던 인천~하와이 항공권은 3만 2500마일로 줄어든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문제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진입이 어려운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마일리지 공제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라며 “단거리 노선은 마일리지 공제가 줄어들지만 일반적으로 가까운 거리는 LCC를 이용하면 더 싸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효용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일리지 항공권을 쉽게 구매하도록 하는 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대한항공의 개편안이 발표되기 전에도 여행 카페 게시판 등에서는 ‘마일리지로 좌석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좌석을 늘려달라’ 등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도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4월부터 단거리 구간의 마일리지 공제 폭이 줄어들면 소비자들의 예약이 급증해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하기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사용처를 일부 늘렸지만 도움이 안 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애초에 다른 용도로 마일리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적을뿐더러 호텔 숙박, 쇼핑 등에서 사용할 경우 마일리지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대한항공 마일리지몰인 ‘스카이패스’에서 교보문고의 만 원짜리 책(1400마일)을 살 때 1마일리지의 가치는 7원에 불과하다”며 “제도 개편 전 인천~뉴욕 일등석을 마일리지로 발권했을 때 1마일리지 가치가 91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라고 부연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명백히 소비자 마일리지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안을 즉각 철회하고, 국토교통부는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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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대한항공개새끼들님 2023-02-20 16:53:21
대한항공 새끼들 여객기 추락해봐야 정신 차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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