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안양여고에 재학 중이던 서미경은 ‘미스롯데’에 뽑히면서 각종 CF와 영화 <방년 18세> <단 둘이서> <협객 김두한> 등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80년대 초반 돌연 ‘유학을 떠난다’며 돌연 연예활동을 접었던 그녀는 신격호 회장의 숨은 연인으로 지내왔다. 신 회장과 서미경 사이에서 태어난 신유미는 태어난 지 다섯 살 되던 88년에 비로소 막내딸로 호적에 입적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채 일절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던 신유미는 올 2월부터 호텔롯데에 임원급인 고문직으로 입사해 호텔롯데 도쿄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격호의 세 번째 부인 챙기기?
그동안 롯데그룹의 후계구도는 신 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등 세 자녀 중심의 구도였으나, 신유미가 이번에 처음 그룹 계열사 업무를 맡게 되면서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미묘한 파장이 감지되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그동안 롯데그룹에서 소외됐던 서미경 모자(母子)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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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셋째 부인 챙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 모녀는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갖고 있는 유원실업의 대주주로 올라있다. 이 회사는 신유미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비계열 특수 관계회사다. 2007년 당시 롯데시네마를 운영 중인 롯데쇼핑은 영화관 매점 8개를 유원실업에 임대해주면서 다른 곳보다 평균 15~37%나 낮은 임대수수료를 받았다. 이 같은 헐값 임대를 통해 유원실업은 15억 8700만원을 부당지원 받았고 이런 부당지원에 힘입어 영화관 매점에 6억 원을 투자한 유원실업은 3년 만에 53억 원의 이익을 내 논란이 됐었다. 당시 공정위는 롯데쇼핑이 계열사인 시네마통상과 비계열 특수관계회사인 유원실업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3억 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했다.
또 2008년에는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최대 주주인 신유미의 재산을 증식시키기 위해 무리한 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신유미의 재산증식을 위해 계열사가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현재 신유미는 몇 곳의 롯데리아를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유기개발 지분 100%와 롯데시네마 매점 수입을 맡고 있는 유원실업의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다.
다크호스 등장 지분구조 변동?
이처럼 신유미가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변수로 급부상하면서 ‘포스트 신격호’ 2강으로 꼽히고 있는 신동빈과 신영자의 입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여전히 차남인 신동빈이 신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지만 2004년 해태제과 인수 실패, 2005년 진로 인수 실패, 2006년 까르푸 인수 실패 등 중요 M&A마다 고배를 마셨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 그는 ‘마이너스의 손’으로 불린다.


신동빈의 경영능력에 빨간불이 켜진 반면 그의 누나인 신영자는 2008년 경영일선에 복귀해 롯데쇼핑을 유통지존자리에 다시 올려놓았고, 신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롯데쇼핑 사장과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자리에 신영자를 앉혔다. 게다가 신유미가 최근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늘리며 수면위로 급부상하면서 롯데그룹의 후계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유미가 그룹사 계열 업무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서 영향력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신동빈과 신영자 양강 구도에 신유미라는 다크호스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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