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신현호 기자> 특이하지는 않아도 특별한 아이들이 있다. 바로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정평초등학교의 학생들이다. 광교산 자락 아래 있는 이곳은 용인시 수지구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학교다. 인근 다른 초등학교와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으로 학부모들로부터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선진화된 교육환경을 인정을 받고 있는 정평초등학교. <일요주간>은 지난 5월 12일 서민자 교장(62)과 만나 교육자로서의 교육관과 교직생활에 대한 회고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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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평초등학교 교육목표는 무엇인가요?
▲ 사랑과 꿈을 키우는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것이 교육목표입니다. 배우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닙니다. 아이들, 학부모, 교사 모두가 행복해야 합니다. 우리 학교는 바르게 행동하며 꿈을 키우는 학생, 이해와 믿음으로 함께하는 학부모, 사랑과 정성으로 자신 있게 가르치는 교사를 교육 공동체 상으로 삼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정평초등학교만의 특별한 교육시스템이 있다면?
▲ 아이들이 고학년이 될수록 사춘기를 겪는 학생도 많고 생활지도를 필요로 하는 학생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등학교에는 상담프로그램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우리 학교는 상담 전문 자격증을 가진 선생님들이 매주 1회 개별상담 및 집단 상담을 실시하는 ‘아름다운 만남 커가는 꿈’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오색 꿈 접는 생각나라 아이들’이라는 프로그램은 종이접기를 통해 창의력을 기르고 정서를 함양합니다. 아이들이 손끝으로 하는 놀이는 공간지각능력이 굉장히 발달된다고 합니다. 쉬는 시간에도 수시로 종이접기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복도에 전시되어 있는 것이 아이들 모두 작품입니다. 이것을 위해 종이접기 전문 자격증 별도로 취득하신 선생님도 10분이 넘습니다.
‘be a master’는 한 마디로 ‘난 할 수 있다’ 입니다. 경기도 교육청의 인증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독서 논술, 줄넘기, 한자 등 아이들이 노력한 만큼 인정해주고 칭찬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학교는 녹색성장 환경교육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사용하는 책상, 의자 등의 물건을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바꾸었습니다. 6학년 학생들에게는 광교산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나무 소리도 듣고 관찰 탐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아이들이 먹는 과일과 채소도 유기농 제품을 사용해 보다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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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원평가제를 시행하면서 교사와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정평초등학교가 교원능력평가 선도학교였습니다. 시대적 요청이기도 했고 모든 것을 오픈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진해서 먼저 받아 들였습니다. 처음엔 교사들도 평가받는다는 사실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듯 했습니다. 평가받는다는 것은 비단 잘못된 문제점을 들추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저와 교감선생님이 나서서 교사들을 설득시켰습니다. 공개수업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발 디딜 틈 없이 학부모들이 공개수업에 참관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을 이렇게 열성적으로 가르치는 줄 몰랐다며 재미있어하고 또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원평가제를 승진이라는 인사제도에 결부시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교사들의 자기향상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 교장공모제가 50% 확대 되었는데 개인적인 의견은 어떠십니까?
▲ 장단점이 있다고 봐요. 능력 있고 경영마인드 있는 분들이 학교를 맡게 될 것이어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겠지요. 하지만 선발과정의 객관성 부분을 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아요. 서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반드시 훌륭하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죠. 무엇이든 체험과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 교장실에 화초가 참 많습니다.
▲ 네. 제가 꽃을 좋아합니다. 자스민, 라일락도 좋아하지만 특히 난을 좋아합니다. 정성만 들이면 죽지 않고 무럭무럭 커나가는 것이 마치 아이들의 꿈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장을 가게 되어 이곳을 비우게 되면 화분이 눈에 밟혀서 일찍 들어오게 됩니다.
- 교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아버지께서 선생님이셔서 자연스레 보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전 어릴 때부터 당연히 선생님이 되는 것으로 알았어요.
- 교직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 여건이 어려운 아이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부모의 사랑이 더 필요한 아이들에게 내가 사랑과 관심을 가졌을 때 아이들이 변화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벅차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제자를 꼽으신다면.
▲ 정은이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자기표현을 잘 안하는 수줍은 아이였었죠. 그런데 음악시간에 목소리가 좋아서 “정은아 너 성악가 하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자신감을 얻어 성악가의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그 한마디가 저에게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퇴임이 얼마 안 남았다고 들었습니다.
▲ 아이들을 두고 떠난다는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전 항상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강조하고 그래서 꿈을 심어주는 교육을 실천해왔습니다. ‘I CAN DO IT’이라고 적힌 책갈피에는 날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하고 외치자’, ‘나의 재능을 믿고 스스로 격려하자’, ‘나의 꿈대로 행동하자’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서 혹은 그 미래에도 이것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있으면 좋겠습니다. 꿈이 없는 사람은 영혼이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이고 영혼이 없으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니까요. 또 사랑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랑 하려고 하는 사람이야말로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타인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남에게 상처주지 않고 배려를 배울 수 있습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프레임(창틀)로만 세상을 바라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어요. 그 틀을 좁히느냐 넓히느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항상 상대방의 눈높이에서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아이들의 꿈을 강조하시는데 교장선생님의 개인적인 꿈은 무엇입니까?
▲ 퇴임을 하고서도 계속 교육적인 일을 해보고 싶어요. 현재 가지고 있는 미술치료사 2급자격증과, 보육교사 자격증으로 그래서 지금 백석대학교 평생교육 양성과정을 매주 토요일에 듣고 있습니다. 또 가톨릭 신자로써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많이 하지 못했던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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