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한 승려는 불가의 가르침에 따라 금욕을 생활화해야 한다. 세상에 대한 미련과 욕심을 버려야 해탈에 오를 수 있는 불가의 제자들의 삶은, 그렇기에 많은 이들의 칭송과 경외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간혹 어떤 불자들은 부처님의 이름만을 도용해 쓰며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충족하는 삶을 살기도 한다. ‘살생을 하지 말라’는 부처님의 가르침마저 등한시 한 채 말이다.
A 사찰 승려인 조모 (42) 씨. 그는 지난 5월 25일 오전 3시 전남 여수시 모 유흥주점을 찾아 술을 마셨다. 승려의 신분으로 찾아가지 말아야 할 곳을 들어간 그는 사실 그 전부터 유흥을 즐기는(?) 파계승의 족적을 남기고 살아가는 이였다.
조 씨는 유흥주점에 들어가 유흥주점 여종업원 주모(47) 씨와 술을 마셨다. 평소 불교에 관심이 많은 주 씨였기에 승려를 자처하는 조 씨에게 호기심이 발동해 4시간에 걸쳐 그와 술자리를 가졌다. 불교 지식을 늘어놓으며 상대방의 환심을 사는 것이 조 씨의 작업 수법인 것을 주 씨가 알리 만무 했던 것.
술자리가 끝나갈 때쯤 조 씨는 주 씨를 슬쩍 떠봐서 자신의 거처로 데려가 성폭행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조 씨는 불교에 관련된 이야기를 주 씨에게 더 해주겠노라며 자신의 거처로 갈 것을 제안했다. 주 씨 역시 사찰로 가자는 조 씨를 의심하기란 힘든 상황. 결국 주 씨는 아무 의심 없이 조 씨를 따라 A 사찰로 향했다.
조씨와 주 씨가 A 사찰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8시 경. 자신의 방으로 주 씨를 인도한 조 씨는 그녀를 성폭행 할 기회를 노리며 그녀에게 끊임없이 추파를 던졌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주 씨는 황급히 방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그녀를 곱게 보내줄리 만무한 조 씨. 그는 주 씨를 힘으로 제압해 성폭행 하려 했다. 하지만 주 씨가 비명을 지르며 강렬히 저항하자 조 씨는 그녀를 위협하려고 가져다놓은 흉기로 그녀의 목을 찔렀다. 당연히 주 씨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하지만 조 씨의 잔인한 성품이 드러난 것은 주 씨가 숨을 거두고 난 후부터. 그는 주 씨의 죽음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세 토막 내 사찰 인근 산에 묻는 천인공노할 짓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완전 범죄를 노렸던 조 씨는 주 씨와 함께 술을 마신 것을 목격한 이를 간과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29일 주 씨 가족이 실종신고를 내자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주 씨가 실종 직전까지 술을 마신 사람이 불교 지식에 해박해 승려 같았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해 주 씨 휴대전화 발신지를 분석, A 사찰 인근에서 끊어진 점을 확인한 뒤 조 씨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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