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월드컵에 출전 중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32개국이 본선에 출전하는 방식으로 치러진 월드컵만 놓고 본다면 우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은 아시아지역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경제적 가치로 따진다면 얼마나 될까?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은 국격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50억 인구의 이목을 받는 월드컵에서 16강은 자국의 국력을 결집시키고 글로벌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한국은 새로운 응원문화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 지역 및 국가 통합,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의 효과를 거둔바가 있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마케팅 기회로 남아공 월드컵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효과를 체계적으로 활용한다면 월드컵 경기를 통해 국격(國格)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월드컵 경기에서 노트북, 햄버거, 맥주, 콜라, 과자, 카메라, 이동통신 등 다양한 소비 제품의 공식 파트너사가 마케팅 각축을 벌이고 있고, 월드컵 경기의 경제적 효과는 소비 증가, 국가 통합 등의 직접적 효과와 국가 이미지 제고 등의 간접적 효과로 나타난다.
월드컵 기간 중에는 관광, 무역 등 소비형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초일류 기업들에 의한 스포츠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다.
현대·기아 자동차는 2002~2010년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활약하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서도 2009년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7.8%에서 8.4%로 0.6%p 끌어올렸다.
1996~2008년 코카콜라는 올림픽 파트너 장기계약을 체결하여 경쟁사인 펩시콜라의 참여를 원천봉쇄하기도 했다.
2010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의 효과는 크게 직접 효과와 간접 효과로 나눌 수 있다. 직접적 경제 효과로는 응원과 뒤풀이 등과 관련된 민간소비가 증가하고 이것이 생산유발 효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월드컵 16강 진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민간소비지출 증가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로 추산해 볼 수 있다. 16강에 진출되면서 16강전 당일은 물론 며칠 뒤까지 음료와 간식, 술과 안주, 뒤풀이 등으로 민간소비가 이어지고 이것이 생산유발 효과를 가져다준다.
예를 들어 월드컵 16강전 당일의 응원과 며칠 뒤까지 소비의 여파가 지속되어 우리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소비 지출액 중 ‘응원과 관련된 소비’를 추가로 지출한다고 가정할 경우 응원 관련 소비가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1%에 해당하며, 이는 1인당 약 1만 원 정도 소비를 하는 셈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월드컵 16강 진출에 따라 7350억 원의 민간소비지출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2009년 총 민간소비지출액은 명목기준으로 577조 원이므로, 하루 평균 소비액은 1조 5,800억 원이고 이 가운데 응원 관련 소비액은 약 4,900억 원. 16강전(4,900억 원)과 8강 진출 확률 50%(2,450억 원)을 합해서 약 7,350억 원의 소비증가가 이루어짐.)
소비 증가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이러한 민간소비지출(7,35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감안하면, 16강 진출의 경제적 효과는 약 1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6강 진출에 따른 간접적 효과는 국가 브랜드 홍보와 기업이미지 제고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를 보면, 16강에 오르면서 우리 선수들의 모습이 전 세계 언론 매체에 노출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브랜드의 인지도가 상승된다.
‘2002 히딩크’는 외부적 요인… 선진기술 차용 ‘초창기 경제’
메이드 인 코리아 ‘허정무’… 독자 기술력 자랑하는 현재모습
FIFA의 리서치 대행사인 영국의 ‘스폰서십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분당 광고효과는 100억 원에 달한다.
따라서 16강에 오르지 못했다면 얻을 수 없었던 추가적인 효과로서, TV 노출시간(16강전(90분)과 8강전(진출 확률 50%, 45분) 동안의 TV 노출시간 135분)만큼 광고를 했을 때 드는 비용으로 간접 추정해 볼 경우 16강 진출은 1조 3500억 원의 국가브랜드 홍보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다만 이 수치는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월드컵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고 광고 단가도 상승한 점 등을 감안하면 국가브랜드 홍보효과는 1조 3500억 원보다 더 커진다.
가령, 2002월드컵과 2006월드컵을 비교하면, 방영 TV채널수는 232개에서 376개로 늘어났고, 총 TV방송시간도 4,1435시간에서 7,3072시간으로 급격히 증가한 점 등이다.
둘째,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를 보면, 중장기적으로 기대되는 효과로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브랜드가 상승하고 우리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세계 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이 향상되어 매출이 증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저조한 국가 이미지 때문에 한국산 제품이 제값을 받지 못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매출 증가와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월드컵 16강 진출에 따른 국내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 제고가 나타나게 되면 세계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데 드는 광고 및 마케팅 비용의 절감은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이 자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1% 올리는 데 드는 1억 달러 정도의 마케팅 비용을 기업의 수익으로 환산하면, 글로벌 500대 기업(2009년 현재 국내 기업 14개)에게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는 월드컵 공식 참여 및 후원업체를 포함할 경우 추가적인 인지도 제고가 발생하여 최소 14억 달러(약 1조 6,8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앞선 추론을 결과물로 내세워 월드컵 16강 진출의 경제적 효과를 요약하면, 직접적 경제 효과 약 1조 3천 억 원, 간접적 경제 효과 약 3조 원(국가브랜드 홍보 효과 1조 3,500억 원, 기업이미지 제고 효과 1조 6,800억 원)으로 총 경제적 효과는 약 4조 3천 억 원 이상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 외에도 16강 진출은 국민의 자신감과 자긍심을 높이고 사기를 진작하며, 국민 통합의 계기를 마련하는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국민들은 FIFA 13위, 유로2004 우승국인 그리스를 홈그라운드도 아닌 외국에서 대승하면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충만해 있다.
이 같은 국민적 분위기는 최근 지방선거 이후 정치 갈등과 국론 분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통합의 계기마련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천안함 사건 이후 침체된 우리 국민의 기를 살리는 ‘국민 사기 진작 효과’도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2년 한일공동월드컵과 비교해보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효과를 봤던 2002한일공동월드컵과 달리 이번 2010년 남아공월드컵은 국가 호감도를 높이는데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여러 한국 선수들이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 진출하여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고, 한류 열풍이나 각종 국제 영화제 등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이번 월드컵은 이러한 높아진 국가 인지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매력적이고 호감 가는 국가로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게다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의 선전은 이전의 다른 성과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마치 소용돌이처럼 효과가 배가되는 ‘긍정의 소용돌이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월드컵에서의 선전은 기존의 국제스포츠대회에서의 선전(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5위 및 김연아 우승 등)과 맞물리면서 ‘스포츠 강국’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의 경우 한국 선수들이 대부분 ‘무명’ 상태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박지성, 이청용 등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점도 상승효과를 가져오는 요인이다.
나아가 최근 국가 경쟁력 개선(‘금융위기 극복의 선두주자’라는 국가 이미지, IMD 국가경쟁력 23위로 역대 최고 기록 등), 문화적 우수성 검증(한류, 각종 국제영화제 수상 등) 등과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고, 아울러 우리 축구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도 된다.
과거 2002년 월드컵에서는 히딩크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놀라운 성적을 낸 것으로서, 이는 마치 일본과 미국 등의 기술을 가져다 제조업을 일으킨 우리 경제의 초창기 모습을 연상시킨다.
반면 이번 16강 진출은 허정무 감독이라는 ‘메이드 인 코리아’로 이룬 성과이며, 그것도 홈그라운드가 아닌 해외에서 낸 성적이다.
이는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 등의 우리 기업들이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마켓에서 선전하고 있는 현재의 우리 모습과 유사하다 할 수 있겠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