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조폭은 왜 마약을 좋아할까?

사회 / 김종민 / 2010-06-30 09: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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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사범 지난해 2790명 적발… 주부·의료인 증가세

2008년 9000명 선이었던 마약류사범이 지난해 1만2000여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성의 경우 전년 대비 80%나 급증했고, 금기를 깬 조폭도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마약류사범 1만1875명 적발, 1년 새 20% 증가


23일 대검찰청 강력부(검사장 조영곤)가 발간한 '2009 마약류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사범은 총 1만1875명으로, 2008년 9898명 보다 20%(1977명) 가량 늘었다.


이중 67.1%(7965명)는 일명 '히로뽕'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18.5%(2198명)는 양귀비 등 마약을, 14.4%(1721명)는 대마를 피우거나 밀수·밀매·밀경·밀조하다가 적발됐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향정사범은 6.8%(7457명→7965명), 마약사범은 57.4%(1396명→2198명), 대마사범은 63.8%(1045명→1712) 씩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마약사범의 경우 몰래 경작하다 적발된 밀경사범(87.1%·1915명)이, 향정·대마사범은 사용(소지)사범이 각각 59.3%(4722명)와 74.1%(1265명)로 가장 많았다.


전체 재범률은 33.8%다. 마약사범의 경우 99명(4.5%), 향정사범은 3333명(41.8%), 대마사범은 586명(34.2%)로, 향정사범의 재범률이 가장 높았다.


◇여성 80% 급증…주부·의료인 증가세 주목


성별로는 남성(76.5%·9085명)이 여성(23.5%·2790명) 보다 많았다. 특히 여성사범은 2008년 1544명보다 80%나 증가했다.


직업별로는 무직(29.9%·3551명), 회사원(9.8%·1160명), 농업(7.9%·944명), 공업(5.5%·651명), 노동(3.9%·468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비중은 적지만 의료종사자와 주부(가사)의 증가세가 주목된다. 의료종사자의 경우 2006년 166명에서 2007년 206명, 2008년 218명, 지난해 223명으로 증가했다.


주부도 2004년 113명에서 2005년 44명, 2006년 87명, 2007년 80명, 2008년 124명으로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해 185명으로 급증하는 등 해마다 꾸준히 적발되고 있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가 84.5%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30대(28.4%), 40대(27.8%), 60세 이상(13.8%), 20대(13.5%), 50대(12.6%), 15∼19세(0.7%) 등의 순이었다.


◇서울 49.2% 증가, 부산 제치고 2위 등극


지역별로는 인천경기(29.3%·3485명)가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였던 부산(11.8%·1405명)은 3위로 밀려났고, 3위였던 서울(20.9%·2482명)은 2위로 부상했다.


증감률을 따져보면 충북이 92.9%(156명→301명)로 가장 높았고, 부산을 제치고 2위에 등극한 서울이 49.2%(1663명→2482명)로 뒤를 이었다.


범죄 원인별로는 유혹(19.7%), 중독(16.9%), 호기심(9.4%), 영리(4.9%) 등의 순으로, 예년과 마찬가지 비율을 보였다.


범행 장소는 주로 가정집(22.8%)이었으며, 숙박업소(11.1%)가 뒤를 이었다. 마약사범과 대마사범은 가정집이 각각 57.6%와 24.2%로, 향정사범은 숙박업소가 13.7%로 가장 많았다.


◇금기 깨고 마약 손대는 조폭 속속 적발


금품 갈취 등 전형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수준에 머물며 마약류범죄에 개입하는 것을 금기사항으로 여겨왔던 국내 폭력조직원 중에도 마약 밀수 등에 연루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마약류범죄에 연루된 조직폭력배는 27개파 32명으로, 투약 또는 소지사범이 68.8%(22명)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6.3%(2명)는 밀수, 25.0%(8명)는 밀매에 개입했다가 적발됐다.


실제 인천지검은 지난해 9월 태국에서 필로폰 9.74g을 몰래 들여오려던 수원지역 폭력조직원 박 모 씨를, 창원지검은 필로폰을 밀매한 조직폭력배 김 모 씨를 각각 적발한 바 있다.


앞서 2005년 11명, 2006년 11명, 2007년 16명, 2008년 9명의 조직폭력배가 마약류 밀수·밀매에 개입했다가 적발된 바 있다.


한편 2003년 이후 국내 대부분의 마약류 생산 및 공급조직은 거의 궤멸된 상태로 2009년 역시 국내 밀조조직은 적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야쿠자 등 국제범죄조직이 마약청정국인 우리나라를 중간 경유지로 활용하는 밀수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체류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 사범도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사범은 4.1% 감소…태국 64.9% 최다


외국인 마약류사범은 28개국 총 890명으로 2008년(29개국 928명) 대비 4.1% 감소했다. 국적별로는 태국이 64.9%(578명)로 예년과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외국인 역시 사용사범이 89.3%(79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추세는 2004년부터 계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밀수사범은 3.8%(34명), 밀매사범은 6.9%(61명)으로 집계됐다.


밀반입된 마약류는 총 34.5㎏으로 전년(47.0㎏) 대비 26.6% 감소했다. 종류별로는 대마초(21.792㎏)와 메스암페타민(10.223㎏)이 68.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메스암페타민 밀반입량은 전년 대비 54.5% 감소했고, 압수량 또한 10.205㎏으로 전년 대비 54.5% 줄었다.


외국산 마약류 중 중국을 경유한 필로폰 압수량은 5.891㎏으로, 전체 필로폰 압수량의 57.6%를 차지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만 등에서도 밀수입돼 수입원이 다변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부분의 마약류가 해외에서 밀수입되고 있다"며 "검찰·세관의 합동수사를 강화하고 국제협력을 확대, 마약범죄를 근절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향정 및 대마사범의 경우 각각 40.7%, 39.3%가 재판에 넘겨진 반면, 마약사범의 경우는 2.6%만이 기소됐다.


전체 마약류사범의 기소유예율은 28.7%(일반형사사범 16.7%), 구약식률은 6.2%(일반형사사범 36.3%), 기소율은 33.7%(일반형사사범 6.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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