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피사의 사탑' 마리나베이샌즈 프로젝트는?

정치 / 김형섭 / 2010-07-01 09: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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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시공, 지상 200m 높이에 최고 52˚기울어져


세계 최고 난이도의 건출물로 평가받았던 쌍용건설의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호텔이 마침내 완성된 모습을 드러냈다.


지상 200m 높이에 최고 52˚까지 기울어진 이 호텔은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세계적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는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을 비롯해 발주처인 미국의 셀던 아델슨 (Sheldon Adelson) 샌즈 그룹 회장, 오준(吳俊) 주싱가포르 대사, 퀙릉벵 (Kwek Leng Beng) 홍릉 그룹 (Hong Leong Group)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그랜드 오픈 행사가 열렸다.


쌍용건설이 시공해 이날 그랜드 오픈한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호텔은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도 불린다. 최고 52˚까지 기울어져 올라가는 한쪽 건물이 공중에서 반대쪽 건물과 연결되는 '入(입)'자형 구조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설계는 이스라엘 출신 건축가 모세 샤프디(Moshe Safdie)가 맡았다. 까다로운 건축물 설계로 유명한 그는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건물을 만들겠다"며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설계했다.


샤프디는 바다에서 배로 들어오는 마리나 베이가 싱가포르의 관문이라는 의미에서 '入'자형으로 호텔 3개 동을 올리고 옥상은 여객선 모양의 '스카이 파크(Sky Park)'를 얹어 연결토록 했다.


피사의 사탑(5.5˚)보다 최고 10배 더 기울어진 동측 건물이 지상 70m(23층)에서 서측 건물과 맞붙어 55층까지 올라가는 형상이다.


두개 건물이 하나로 합쳐지기까지 기울여진 쪽이 무너지지 않도록 골조 공사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어려운 프로젝트였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짓기 어려운 건축물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실제로 입찰에 참가한 14개 업체 중 상당수가 입찰을 포기했다.


1차로 선정된 4개 업체 중에서도 일본의 시미즈와 프랑스 드라가지는 공사의 난이도 때문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결국 영국의 개몬을 따돌리고 공사를 수주한 쌍용건설은 건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600㎜ 두께의 내력벽에 와이어를 설치, 기울어진 건물을 잡아당기도록 했다.


건축공사에서는 처음으로 이 같은 포스트 텐션(Post-Tension)을 적용해 쌍용건설은 슬로핑 스트럭쳐(경사공법)라는 독창적인 공법을 완성했다.


경사가 심한 곳에는 3개의 긴 철막대인 트러스만을 받쳐 놓았다. 이를 통해 본 공사를 위한 가설공사량을 대폭 줄였다.


스카이 파크를 시공하는 부분도 난제였다. 길이 343m, 폭 38m의 스카이 파크는 축구장 2배 크기의 면적(1만2408㎡)에 무게도 6만 톤에 달했다.


갈라진 두 개 건물에 전해지는 하중을 나누기 위해 철근 다발로 만든 구조물을 호텔 중앙부에 심었다. 트랜스퍼 트러스(Transfer Truss)라 불리는 이 공법을 통해 스카이 파크의 무게 중 60%는 일직선 모양의 서측 건물에, 나머지 40%는 기울어진 동측 건물에 나눠 전달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기술력을 요한 공사였지만 쌍용건설은 적정 공기보다 21개월이나 빠른 27개월 만에 공사를 마무리해 기술력과 시공력을 입증했다.


또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건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영예도 안았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싱가포르 건설 시장은 기술이 없으면 입찰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위험이 컸지만 기술에 자신이 있었고 쌍용건설의 저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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