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기념식에는 400명이 넘는 대우맨들이 참석했으며 행사 개최 사실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대우 기조실에서 근무했던 이금화 연구회 사무부국장은 “첫해 행사 때는 350명, 작년에는 200명 정도 오셨는데 이번에는 여느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중심은 2009년 발족한 ‘대우세계경영연구회’다. 연구회는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던 대우의 모습을 보여주는 두 개의 캐치프레이즈 ‘대우는 시간은 아끼되 땀과 노력은 아끼지 않습니다’, ‘대우의 일터에는 해가지지 않습니다’처럼 ‘세계경영’이라는 이름으로 비즈니스를 펼친 대우의 정신을 이어나가고자 대우 출신들이 대우그룹 해체 10년을 맞은 2009년 이 모임을 만든 것이다.
이 날 눈길을 끄는 것은 연구회가 2년 동안 준비해서 내놓은 책, 『대우는 왜?』이다. 제목만 봐서는 대우그룹의 해체 과정에 대한 항변이 담겼을 것 같지만 이 책은 대우인들이 전 세계를 누비며 사업을 할 때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대우그룹의 최고 경영자와 핵심 중역 33인의 진솔한 경험담을 쓴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경영과 비즈니스 사례들을 성공과 실패를 아우르며 다채롭게 담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담은 대우의 사훈이었던 ‘창조’, ‘도전’, ‘희생’에 맞춰 도전정신, 창조정신, 개척정신, 계승정신이라는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병주 연구회 회장은 이 책의 출간 동기를 서문을 통해 “대우의 일화들을 통해 대우의 가치와 의의가 일반인들에게 있는 그대로 평가받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라고 했으며 “따라서 대우의 해외개척 열정과 노력에 관한 사례가 현장을 누비는 비즈니스맨들과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려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해체 13년째를 맞았지만 대우맨들의 아쉬움은 여전했다. 연구회도 마찬가지다. 책 머리말에 “국가경제에 큰 부담이 됐던 사실은 죄송한 마음이지만 IMF외환위기 당시 대우의 사업구조에 대한 특수성을 정부가 이해하지 못하고 인위적으로 개입한 것이 문제였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번 행사가 관심을 끈 것은 최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한 일간지에서 “대우가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던 탓에 시장의 신뢰를 잃어 해체됐다”는 발언을 한 가운데 열렸기 때문이다.
이에 장병주 연구회 회장은 책의 서문에 “대우 해체 당시 구조조정을 총괄한 당국자는 대우가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하는데 대우가 시장의 신뢰를 잃게 만든 것은 오히려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 때문이었다”고 반박했으며 “대우는 세계경영을 추진하면서 전 세계에 걸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 외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고 이런 특수성을 정부가 양해해주기는 기대했지만 정부 당국은 오히려 기업어음(CP), 회사채 발행 등 대우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에 제한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장병주 연구회 회장은 “최근 대우를 해체할 당시 고위당직자의 회고록이 언론에 연재됐다. 이 내용은 어느 대우맨이 봐도 불쾌하고 화가 치밀 정도로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서문에 반박 내용을 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베트남에 기거 중인 김우중 전 회장도 참석했다. 김 전 회장은 과거 대우의 영광을 담은 책 『대우는 왜?』를 연신 쓰다듬으며 옛 기억에 젖어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베트남에 머물고 있는 김 전 회장은 현지에서 글로벌 청년 사업가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베트남에서 미취업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청년 사업가 양성 과정’에 참여해 청년들을 직접 만나 특강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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