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만연 동서그룹 오너 일가 행태 어디까지

e산업 / 이 원 / 2013-04-10 0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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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고액 배당금 챙긴 정황 드러나
▲ 동서식품 이창환 대표 ⓒ뉴시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고액 배당금 챙긴 정황 드러나
불법 재산 증여 의혹에 동서 측 “정기적인 세무조사”일축


[일요주간= 이 원 기자] 지난 4일, 국세청이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동서그룹 내 ㈜동서 사무실에 조사요원을 파견,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국세청의 조사는 2009년 그룹 내 세무조사 이후 첫 번째로 맞는 정기 조사이지만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불법 증여와 내부거래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동서그룹은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동서식품 측은 또한 박근혜 정부 이후 첫 불법증여 특별 세무조사로 불명예를 안은 동서그룹은 이번 조사로 체면을 구겼다는 게 재계 입장이다.

성제개발 등 내부거래 비중에 주목

동서그룹은 지주회사인 ㈜동서와 계열사인 동서식품과 동서물산 등 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회사로 사내 대표 브랜드인 동서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5,600억 원을 올리며 업계 최강에 군림하고 있다.

그룹은 창업주인 김재명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동서그룹(장남 김상헌 회장)과 동서식품(차남 김석수 회장)이 각각 맡아서 경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동서의 지분율 1,2위(24.63%,19.99%)를 차지했다.

국세청이 이 가운데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성제개발이다. 성제개발은 지난 1986년 설립된 건설사(건축 공사업, 임대업, 석유류 판매업 등)로 동서그룹 김상헌 회장의 아들인 ㈜동서 김종희 상무를 비롯한 동서그룹 일가 명의로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국세청은 성재개발의 매출비중에 집중하는 태세다. 그 이유는 성재개발의 매출비중이 최근 몇 년 새 90%까지 치솟고 있는 부분이다. 이는 내부거래 비율과 연관돼 국세청 제출 자료에서 2010년 총 137억 원의 매출가운데 91%에 달하는 124억 원이 내부거래로 이뤄졌으며 그 다음해에는 94%(189억 원 가운데 내부거래비중 178억 원)까지 올라섰다.

그룹은 지난해 44%로 감소(138억 원 가운데 60억 원)한 수치를 들고 나왔지만 대외적인 비난을 감안,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성제개발은 그룹 내 계열사 지원을 통해 얻은 이익을 대주주 등에게 배당금 지급으로 돌려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동서 오너 일가는 치솟은 매출비중으로 배당률이 높아지면서 일감몰아주기’의혹을 받고 있다.

증여시기부터 내부거래↑

뿐만 아니라 국세청은 성제개발의 ‘일감몰아주기’의혹이 시작된 시점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초기만 해도 30~40%에 불과했던 내부거래 비중이 김상헌 회장과 김석수 회장의 증여시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료에 따르면 내부거래가 급증한 시발점인 2009년 김상헌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성제개발 지분 전체(32.98%)를 김 상무에게 증여했으며 김석수 회장 역시 두 아들에게 지분(23.93%)을 넘겼다.

이에 따라 동서그룹 오너일가는 고액의 배당금을 챙기는 데 성공했고 그룹 내 최대 순이익을 내는 동서식품에서 현금 배당을 실시하면서 오너일가로 중복 배당 돼 금액은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배당 과정에서 탈세 여부가 있는 지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동서그룹의 이번 조사에 동서 측은 정기적인 세무조사라며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일축했다. 특히 ‘특별조사’가 아닌 4년에 한번 씩 치르는 정기 세무조사라는 것.

그룹 측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라는 통보를 받았고 ㈜동서와 성제개발 등 계열사 논란 일부는 인정하지만 세무조사와 연결 짓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동서그룹의 이 같은 행보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지주사인 ㈜동서가 또 다른 계열사인 동서물산이 용인시에 1만8000여㎡(5,445평)에 달하는 물류창구를 지은 게 화근이었다. ㈜동서가 이를 사용하고 동서물산 등 계열사가 이를 임대하려는 목적이었으나 해당 부지를 김재명 명예회장이 두 아들(김상헌, 김석수)에게 1999년,2002년에 걸쳐 증여하면서 저가의 토지를 비싼 가격에 매입하면서 이 역시 불법 증여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이렇듯 동서식품 등이 최대 실적으로 업계 1인자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번‘일감몰아주기’의혹과 토지거래 등의 시원찮은 소문들이 제기돼 국세청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도를 넘어선 오너일가 배불리기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그룹 내 배당성향이 높은 동서식품의 자금흐름도 조사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최근 10년 간 동서식품이 배당한 금액은 9,8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오너일가로 돌아간 배당금은 3,000억 원에 이른다. 특히 미국 크래프트푸드社 간 해외 거래에도 세금 탈루가 없었는 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동서식품 측 관계자 역시 “정기적인 세무조사의 일환”일 뿐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의혹을 역시 일축했다. 이번 국세청의 칼날이 동서그룹 주력사들을 정조준하면서 그룹의 향방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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