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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평화문제연구소 창립 3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통일한국 시대, 한반도 주변국의 기대이익과 미래 비전’ @일요주간 | ||
지난 24일 오후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평화문제연구소 창립 3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통일한국 시대, 한반도 주변국의 기대이익과 미래 비전’에서 발제를 맡은 서울대학교 신범식 교수는 “남북간 통일의 방식에 따라 외교의 대응방안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남북한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는 냉전적 지역정치 구조의 대립적 유산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지역임과 동시에 미-중, G2 양국간 경쟁의 장이 되는 등 새롭게 형성되는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세력망 구도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데 통일한국은 향후 이 구도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때 남북간 통일의 방식, 즉 한국이 주변 강대국들의 전반적인 합의와 지지 속에서 통일을 이뤄낸 것인지, 갈등적 상황 속에서 어렵사리 얻어낸 것인지에 따라 통일한국의 입지와 외교 환경은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범식 교수는 “문제는 전자의 경우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자연스럽게 조정되기보다 다소 불만스러운 상태가 봉합되는 구조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뒤 “미-중 양자관계가 일정한 정도의 힘의 균형 범위에 도달하게 되면 양자 관계가 갈등적 양상을 보이거나 타협적 양상을 보이기보다는 그 주변의 사회적 자본을 어떻게 잘 동원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 안에서 통일한국을 건설하기 위해, 또는 통일한국은 변화하는 동북아 세력망 구도의 변화 속에서 어떤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인가 하는 고려가 필요하다.
이에 신 교수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대미 외교적 측면에서는 한미동맹의 유지, 발전, 조정 등 북한이라는 위협요인을 넘어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외교에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선행하는 경우로, 한미동맹의 새로운 설계와 조정이 통일한국과 주변국 특히 중국과의 관계까지도 포합해 낼 수 있는 구도이다. 특히 통일한국은 중-일 간 갈등상황에서도 양자간 균형과 타협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통일한국이 일본과 러시아가 동북아 내 입지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안 및 미-중 간 대립축 사이에서 한-러-일 협력을 촉진하는 중간자로서의 위치 권력을 공동으로 강화하는 전략적 협력방안에 대한 고려와 추진도 필요하다.
더불어 동북아 안보의 공동번영을 지향하는 다자협력체로 나가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통일한국으로 가는 노력이 될 수 있다고 신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동북아 내에서 전략적 행위자로서의 입지 회복을 지지하고 다자협력을 추진하는 중요한 동력을 한-러 및 한-일 협력을 통해 추동하는 일은 미국과의 미래 동맹 및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추구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복합외교의 틀 속에서 통일한국의 중견국가로서의 위상과 입지 그리고 역할이 안정되고 효과적이 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이처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외교를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얼마나 키워갈 수 있을 것인가이다”라고 매듭을 지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일본 와세다대학교 이종원 교수는 “다양한 형태의 삼각협력 체계의 의미에 대한 강조는 외교의 현실적 과제라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하면서 “문제는 소위 전통적인 대국들은 외교전략에 있어 양자를 기본적으로 선호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들 ‘대국’에게 한국을 포함한 삼각협력틀의 의미와 필요성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쉽지 않은 현실적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지정학적 요인을 포함한 권력(power)관계뿐만 아니라 이익(interest)과 이념(idea) 등 국제관계를 추동하는 제반 요소를 포괄적으로 결합한 종합적인 외교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북경대학교 김경일 교수는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는 자주적 통일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한반도가 통일 후에는 영토는 영국과 비슷하고 인구는 독일과 비슷하며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에 들만큼 강대한 국가로 부상하게 되며 동북아의 질서구축에 미칠 영향은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미관계에서 한반도 통일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면서 “문제는 G2로 불리는 중미관계가 협력이 아닌 대결로 나갈 때 미국이 통일된 한반도를 대중국 포위전략의 전초기지로 삼으려 하면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주는 의미가 부정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결국 한반도 통일은 남북분단을 극복한 통일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지정학적 멍에와 강대국 전략의 장에서 벗어나는 자유로운 통일이 되어야 하며 지경학적(geo-economic)으로 융합의 장을 이루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반도 주변국들의 기대이익에 대한 토론에서 연세대 한석희 교수는 “한·미·중 소다자주의에서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안보적 우려를 해소하고, 이 과정에서 미국의 기존 이익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보장하며, 한반도 통일이 결국 동북아 지역안전과 평화에 혁신적인 공헌을 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교수는 “주변국들의 인식전환을 시도하기 위해 인식공동체를 구성하고 이들의 활동을 통해 장기적이고 자연스러운 통일지지세력 확충 노력 전략은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지속적인 인식의 전환을 통한 통일외교의 노력이 결국 통일을 보장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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