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백척간두 국난 '시험대에'

사회 / 염건령 / 2014-04-30 10: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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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기획] ‘성숙된 시민의식.국민성’ 담금질...위민정신의 부활 국민들 대충주의적 사고에서 기인한다 볼 수 있겠지만
근원은 지도층 인사들이 자신의 역할 책무를 방기한탓
ⓒNewsis
[일요주간=염건령] 정말 슬픈 한달이다.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인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다 보고 느끼지 못한 수백명의 아이들이 하늘나라로 간 현시점에서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같은 느낌과 감정일 것이다.
정말로 이러한 일들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는데 계속 불행한 사태가, 그것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어난다는 것은 분명히 기성세대의 잘못일 뿐만 아니라 반드시 반성을 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소득만 높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번 사태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었음은 물론 절대로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 지면을 빌어 강력하게 이야기 하고 싶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최빈국

지금은 대부분의 가정이 자녀를 하나 내지는 둘 밖에 키우지 않기 때문에 그 부모들이 가지고 있을 한과 아픔은 정말 어떠한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면, 유족들의 아픔에 대해서 같이 안고 가는 성숙된 시민의식과 국민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의 원인에서는 속칭 ‘해피아’로 불리는 해양수산부 고위관료 마피아조직에 의한 법위반이 제기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고위공무원을 한 사람들이 해운관련 기관이나 조합, 회사 등에 전관예우 차원에서 들어가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와 국가기관의 단속이나 제재를 무마시키는 일종의 방패로 활동했다는 점이 언론을 통해서 아주 비판적인 논조로 제기되고 있으며 실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서 이와 같은 불합리하고 부도덕한 문제에 대해서 엄단하기 위한 사법기관의 사정의 화살이 시위를 떠는 상황이다.

아마도 불법행위의 방패가 되었던 고위 공직자들은 지금 많은 후회와 어떠한 방식으로건 자신의 잘못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궁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지금의 사태에 대해서 스스로 나서서 ‘내 탓이요’라고 이야기를 하는 책임자가 단 한명도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운이 없어서’, ‘재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판이며 국민들의 분노와 엄중한 기준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제대로 개념을 잡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의 일이 아닌 나의 잘못으로’ 자각 성숙한 정신자세
국민과 나라 위한다는 말보다는 실천이 우선시 되어야


정신세계 업그레이드 시급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번다고 되는 문제는 아니다.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고 선진화 되어야만 비로소 선진국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며, 전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이 고도성장의 과실만을 맛보았을 뿐 그 이면에 과실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와 어려움에 대해서는 간과하였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엄청난 고생과 노력을 다한 것이 사실이지만 정작 큰 사건이 나면 도대체 이런 방식으로 어떻게 시스템이 운영되었는지에 대해서 실소(失笑)를 금치 못할 정도의 어이없음을 느끼게 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국민들의 대충주의적 사고에서도 기인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더 큰 문제는 국민을 이끄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제대로 자신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사회를 이끌어가고 국민들을 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야 할 사회지도층이 병역비리와 탈세, 불법 부동산투기, 성적 문란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바르게 살 것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나 말이 안 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문제와 사고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사회에 기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며, 이를 프랑스어인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고 부르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말 그대로 높은 사람일수록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며, 자기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덕목이다.

외국에는 유명한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자들이 많이 존재한다. 자신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 준 다이나마이트가 전쟁에 이용되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 노벨은 죽으면서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입장에서 노벨상을 만들어 과학기술과 의학, 세계평화에 막대한 공헌을 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대부분의 부를 불치병 치료와 전염병 예방을 위한 재원으로 기부하여 세계적인 백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막대한 부와 명예를 가졌던 외국의 유명인사 가운데에서 대부분의 부와 명예를 사회에 환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와 같이 부와 명예를 그 자녀들에게 되물림하기 위해서 재벌 회장님들이 줄줄이 교도소로 직행하는 상황과는 전혀 상반되는 내용이다.

전통적 귀감 ‘덕치(德治)
목민(牧民) 청빈(淸貧)’

우리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살아가는 진정한 선진국 국민이 되기 위해서는 외국의 유명한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자들의 행동을 본받아야 하지만 과거 우리 역사에서 마찬가지의 일을 하였던 선조들의 행동도 다시 살펴보고 배울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유교적 전통에 따라서 수신제가(修身齊家)와 덕치(德治), 목민(牧民), 청빈(淸貧) 등의 덕목을 강조하여왔는데 이러한 주제들이 전부 외국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상통한다고도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전라남도 구례에서 관리도 있었던 류이주 선생을 들 수 있다. 그는 영조 52년인 1776년에 전남 순천 부사로 재직하면서 종친들을 보아 구례에 집성촌을 만들어 살았다.
99칸의 집을 짓고 살아가면서 그가 한 대표적인 나눔의 활동은 ‘운조루(雲鳥樓)’로 불리는 집의 사랑채였는데 이곳에 뒤주를 놓고 어려운 자들이 쌀을 마음대로 퍼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뒤주는 아주 커서 당시 쌀 세가마가 들어갈 정도였으며 항상 쌀이 떨어지지 않도록 채워놓은 일화로 유명하다. 쌀이 줄어들지 않으면 사람들이 겁이 나서 오지 않는 것이 아니냐며 그 식솔들을 혼낼 정도로 나눔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한다.

소위 영감으로 불리는 최고의 지방관리가 자신의 집 사랑채에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곡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미국의 유명한 기부자들과 견줄 정도의 높은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우당(友當) 이회영 선생을 들 수 있는데 이 분은 모든 재산 뿐만 아니라 가족을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모두 헌납한 분이었다. 대한제국 말엽에 조선 최고의 갑부였던 이회영 선생은 국권침탈이 확정되자 바로 노비를 해방시키고 가지고 있던 모든 재산을 처분하여 나머지 여섯 형제와 함께 중국으로 망명길에 올랐다.

중국에 건너가 독립협회에 참가해 신민회를 조직하고 신흥무관학교, 서전서숙을 건립해 독립군 양성과 군자금 모금에 헌신했으며 10년 동안 3,500여 명의 독립군 간부를 양성하여 이들이 대한민국 해방까지 독립전쟁을 주도하도록 했을 정도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다하였다.

1932년 중국에서 체포돼 여순 감옥에서 모진 고문 끝에 순국할 때까지 모든 재산과 가족을 국가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대표적인 엘리트로서 역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그의 삶은 나눔과 희생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에도 류이주 선생이나 이회영 선생과 같은 분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유한양행의 창업자인 유일한 선생이 있는데 그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1926년 우리나라의 첫 제약 회사인 '유한약행'을 창업하였다.

회사 운영이 잘 되면서 1939년에는 전격적으로 전 종업원에게 회사의 주식을 나누어 주는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했으며 이는 회사에서 얻어지는 모든 이득을 구성원인 직원들과 함께 나누려 했던 의도였다. 유일한 선생은 중국 등 아시아 시장까지 개척하면서 역시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을 교육을 통한 사회환원을 위한 목적에서 1962년에는 유한학원을 세워 인재를 길러 내고자 노력하였다.

196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사장 자리를 물려주었는데, 이는 회사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사고를 실천한 때문이었다. 아울러 사후에 그의 전 재산을 사회에 내놓음으로써 한국의 노벨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이 분들 이외에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에 전재산과 노비를 동원하는 의병활동을 했던 많은 의병장과 나라가 어려울 때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들을 내놓은 희생정신을 발휘했던 많은 분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황을 보면 너무나 그 분들이 그리울 정도로 모범적이고 솔선수범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점에 큰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리더들이 솔선수범해야

이제는 우리 사회의 지도적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일부라도 사회에 환원하고 어려운 자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자세를 가질 시점이 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대한민국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을 위해 다음의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로 윤리적 도덕적으로 투명한 사람만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금번 세월호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소위 잘 나간다는 정치인들의 실언으로 인해 유족과 국민들에게 더 큰 가슴의 상처를 남기는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유족을 종북좌파로 몰거나 비극만은 아니라는 식의 표현은 아직도 지도자로서의 수준이 안 되는 사람들이 지도자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라고 사료된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라도 실천하는 삶, 봉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삶의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였으면 한다.

둘째로 재산과 부의 축적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는 식의 이야기는 이제 우리 사회 안에서 통용되어서는 안 된다.

강제적으로 상속에 대한 세금제도를 개선하여 부를 사회로 환원시키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자녀들에게는 먹고 살 수 있는 적정한 부만 물려주고 나머지는 사회로 환원시키는 노력이 앞으로 지도층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나의 기본이 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만 할 것이다.

누구나 다 부자가 될 수 있어도 존경받는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는 최부자집의 원칙에 대해서 우리 사회의 부자들이 심각한 고민을 하였으면 한다.

셋째로 남에 대한 배려와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리더만이 우리 사회에 존재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리더는 진정한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익을 더 챙기기 위해 노력하는 부정부패는 우리 사회를 좀먹는 최대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대통령이 공약한 비정상의 정상화를 추구하기 위해서 리더들이 나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원인과 결과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우리 국민들은 세월호 사건으로 운명을 달리한 어린 학생들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어른들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잘못으로 인한 일임을 알 정도로 성숙한 정신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정치권이나 재계, 사회문화계에서 이러한 성숙하고 모범적인 자세를 가진 이를 찾기가 좀처럼 어렵다는 것은 정말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숙제를 우리에게 남겨주는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다는 말 보다는 실천하는 자세가 우선시 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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