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또 사망사고, '은폐의혹' 증폭...롯데 "경황 없어 119 신고 못해"

사회 / 김완재 기자 / 2014-12-17 16: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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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서 인부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16일 김치열(오른쪽) 롯데건설 대표와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가 고개 숙여 사과했다. ⓒNewsis
[일요주간=김완재 기자]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결국 사망사고로 이어졌다. 특히 사망사고가 관할 소방서에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롯데의 ‘은폐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롯데그룹은 인근 119구급센터 보다 1km가량 멀리 떨어져 있는 아산병원에 신고를 했고, 응급차 마저 사고 발생 22분 만에 도착하는 등 적절한 후속조치를 하지 못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몰 8층 콘서트홀 공사현장에서 비계 해체작업공 김모 씨(63)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순찰 중이던 화재감시원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김씨를 발견한 직후 지정병원인 서울병원에 신고했으나, 15분이 지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고 아산병원으로 이송도중 끝내 사망했다.

현장에 있던 동료 근로자는 “김씨가 점심을 먹고 먼저 비계에 올라갔고, 순간을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쿵’ 소리를 듣고 쓰러진 김씨를 발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숨진 현장 근로자 김씨가 비계에 오르는 과정에서 떨어진 것으로 17일 잠정 결론을 내렸다. 비계는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도록 설치한 임시 가설물로 작업을 위한 발판으로 사용된다.

이날 제2롯데월드 사망사고는 관할 소방서에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롯데그룹 측이 내부보고 등으로 시간을 허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4월 제2롯데월드에서 배관공사 중이던 근로자 한 명이 숨진 당시에도 소방서 측에 늑장신고를 해 사망사고 은폐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17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망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석희철 롯데건설 본부장은 사고 직후 소방서에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신속하게 치료하기 위해 김씨를 지정병원으로 보내는게 우선이었다”며 “응급차가 오고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경황이 없어 119에 신고를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자체 조사로는 보강공사 작업 중에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내용은 경찰 조사가 나오고 다시 발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제2롯데월드에는 자체적인 응급 시스템이 있는데 왜 이번 사고에서 이용하지 않고 서울 병원 응급차를 불렀는지, 초동대처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석 본부장은 “응급 상황에서는 지정병원, 소방차를 부른다”며 “자체 응급 시스템은 소방차가 오기 전 골든타임에 대비한 양호실로,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답했다.

119보다 1km 멀리 있는 지정병원을 부른 이유에 대해서는 “사고 당시 현장 안전관리자가 지정병원이 월드동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해 지정병원을 불렀다”면서도 “앞으로는 좀 더 교육을 강화해서 119에 신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이동우 롯데월드 사장, 차원천 롯데시네마 사장 등도 “최근 발생한 롯데월드몰 일련의 사건사고로 시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서울시는 롯데월드몰 콘서트홀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공사를 즉시 중단할 것을 통보했으며, 시민 불안이 극대화된 수족관과 영화관 등 일부 시설에 대한 영업 중단을 명령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을 승인하면서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사용 승인 취소까지 할 수 있다는 밝힌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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