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 따르면 올해 지난 달까지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퇴직자 수가 20여 명으로 확인됐다. 대기하는 인원까지 더하면 올해 총 50여 명의 조종사가 사직서를 이미 제출했거나 퇴사 의사를 표명했다는 게 조종사 노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5일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 측 간의 임금 및 단체협약안이 잠정 합의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진행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는 조합원 1,195명 중 80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이 체결됐지만 개선된 사항은 전혀 없다. 현재 유지 상태다"면서 "협상안이 투표에 부쳐지고 조종사들의 이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많은 조종사들이 외국 항공사로 이직했고 앞으로도 이직을 준비하는 조종사들이 대기 중인 상태다"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퇴직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안전운항을 위해 노력해온 조종사들이 악화되는 비행 스케쥴과 상대적으로 낮아진 임금에 지쳐 떠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알아보겠다"고 답변했다. 이 후 항공사 측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지난 5일 조종사 노조 홈페이지에는 "과연 누가 진정한 대한항공의 주인이고 발전의 주체인지를 바로 인식하고 지금까지의 잘못된 경영철학과 기업윤리 쇄신을 위해 진정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사측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러한 국내 조종사들의 이탈 현상에 대해 한 조종사 단체 관계자는 "기존에도 휴가와 병가를 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근무해온 조종사들이 조건이 보다 나은 국외 항공사로의 이탈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간 내에 조종사를 양성하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조종사들의 이탈 상황이 일어난다면 현직에서 스케쥴을 나눠서 운항해야 하는 조종사들의 피로감이 많이 누적돼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반 공항과 조종사들 중 저경력자들이 갈 수 없는 공항이 있다"며 "대부분이 경력자인 기장들이 퇴직한다면 그 공백을 남아있는 조종사가 대신해야 하기 때문에 스케쥴이 상당히 압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수의 기장들이 퇴직한다면 안전 운항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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