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전사들이 일본 열도를 공포에 몰아넣고 미국을..."

정치 / 이 영 작가 / 2016-01-19 15: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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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독점연재 - 장편소설 ‘김정은 통일전쟁’ (12)
본지 독점연재 - 장편소설 ‘김정은 통일전쟁’ (12)

전쟁지도 총사령부

8월 22일 밤. 평양시 인민무력부 지하갱도
긴급비상회의가 소집되었다. 최고사령관 김정은,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총정치국장 최용해 그리고 당 군사부장 오일정, 김영철, 김명국 등 평소 김정일의 총애를 받던 군부실세 핵심 인물들인 중앙군사위원회장령들이었다.

김경희가 유일한 여성 인민군대장으로 한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미국의 공격 임박에 대한 대책회의였다. 김정각 인민무력부장이 입을 열었다.
“미국 놈들과 담판이 없이는 우리 공화국의 미래는 없소. 미제 놈들과 전쟁이냐 아니면 평화조약이냐 어차피 한번은 치러야 할 운명적 대결이오. 우리 공화국의 생사가 이번 전쟁에 달려 있소.”
김영철 대장은 작심한 듯 엄숙하고도 비장한 각오로 회의를 주도했다.

작전국장 김명국 대장도 한 마디 던졌다.
“미국 놈들은 절대로 지상군을 우리 조선으로 투입하지 못하오. 산악지대가 75%인데다가 땅굴을 월남처럼 파 제껴 놓는 바람에 지상으로는 못 오고 항공기와 미사일만으로 공격할 것이오. 그때만 버티면 우리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강 미국이 처음으로 패한 전쟁이었던 베트남전은 베트콩의 땅굴 작전에 녹아 났기 때문인 것을 북한 군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전선사령부’와 그리고 후방을 총괄방어하는 ‘후방사령부’ 두 개 야전사령부로 전선을 형성할 예정이었다.
전쟁으로 몰고 가는 군부의 결정에 김경희는 걱정이 되었다.
“김정각 동무, 남조선과 전쟁을 벌이자는 겁니까?”
“이번 전쟁은 미제와 일제 놈들이 첫 번째 상대고, 남조선은 두 번째입니다. 김 대장 동무 미제 놈들과 대결은 우리 민족의 운명이오. 피할 수 없소.
경애하는 수령님도 결국 피하지 못하고 전쟁을 하지 않았습니까?”

오극렬이 끼어들며 말했다.
김경희의 표정이 굳어졌다. 권력의 주도권이 군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생각에 김경희는 불안했지만, 혁명자녀 오일정 당 군사부장이 있어 든든했다.
“미국이 우리를 공격해 온다면, 남조선과의 전면전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죽은 오진우 아들 오일정이 거들었다.
“우리의 혁명 전사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 열도를 공포에 몰아넣고 미국 놈들의 간장을 태우고 있소. 모두들 우리의 혁명 수뇌부를 결사 옹위하기 위한 자폭 정신으로 총폭탄이 되어 싸우고 있습네다. 우리는 이미 이들에게 최후의 한 사람까지 사력을 다해 항일혁명 전쟁에서처럼 불리할 경우 자폭을 하라고 지령을 내렸습니다.”
“그의 총책임과 공적은 김영철 대장에게 있소.”
특수전게릴라 총수 김영철의 눈매가 번뜩이며 오극렬을 응시했다.
눈만 껌벅이며 듣고 있던 김정은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였다.

<기래, 전쟁은 내가 한번 겪어야 할 운명인 것이야. 한번 해 보는 거야. 알렉산더 대왕도 18살부터 세계 전쟁을 하지 않았는가? 내레 져도손해볼 것이 없는 전쟁이야.>

김정은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회의실을 빠져 나갔다. 김경희는 장성택 부장을 조용히 불러 세웠다.
“이봐요 장부장, 이런 식으로 전쟁으로 몰고 가야 합니까?”
장부장은 김경희를 한쪽으로 조용히 몰고 가며 말했다.
“김대장, 이것이 지금 군부가 아니면 어케 조국을 지키나. 그리고 김 대장도 알고 있는 것처럼, 이번 386사단 반란사건 모두가 우리 대장님 김정은 최고사령관 동지에게 반기를 든기야. 알갔어요?”
“수령님도 조국해방전쟁을 통해서 반대자를 싹 쓸었잖소. 걱정마시라요.”
“그리고 경제 꼴이 이렇게 되버리니 굶어죽는 놈들이 부지기수야. 중국 국경지역으로 떼를 지어 도망가니 중국 정부도 항의하잖소. 그리고 이제는 당에 대놓고 시위하는 인민들 보시오.”

장부장은 나지막한 소리로 김경희를 설득하여 지금 후계자 김정은을 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전쟁임을 애써 강조했다.
그래도 당이 군부를 장악했으니 걱정 말라고 김경희를 다시 한번 위로했다.
김경희는 고개를 떨구듯이 답했다.
“아무래도 오극렬 저 영감이 욕심을 좀 부리는 것 같아서요.”
“저 오 영감이 본대부터 정남이를 후계자로 후원했잖소.”

김경희는 행여 자신과 틀어진 김정남을 오극렬이 다시 후계자로 앉히고 오극렬 자신은 그 뒤에서 조선 2인자가 될까봐 한 걱정이 되었다.
“걱정 말아요, 김 대장. 우선 이 난국부터 극복합시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최근 장군님의 총애를 받아오던 김영철은 절대 변심하지 않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요. 김정은 동지를 보위하고 있잖아요.”
“오라버니가 병중에 있으니 오극렬 동무가 너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거 아닙니까? 요즘 이상해졌시오. 이번 기회에 정남이를 앞에 세울까 걱정이지요.”
“오 대장도 사실은 욕심이 앞서지만 보기보다는 건강이 아주 안 좋아요.”

장성택은 조용히 김경희를 다독였다.
“장부장이 오영감을 붙들고 딴 짓 못하게 약속하시라요.”
“네, 알았수다. 마음 놓시라요. 김 대장.”
장부장은 김경희를 다독이 듯 안심을 시켰다.
김경희는 오극렬의 비상함을 알고 있었다. 과거 한때 장남 김정남이보위부 조직지도부에서 후계자 시험대에서 시작할 무렵, 그의 후원자로서 적극 지지했다.
사실 김정남 청소년 시절 오극렬은 그의 스승이 되어 군사교육을 시키기도 했었고 김일성 살아생전 특별히 관심을 갖도록 명도 받았었다.
김경희는 오로지 김정은의 확고한 승계 외에는 인정하지 않았다.

삿포로 시내 전력이 복구되고 통신이 제 기능을 되찾은 오쿠라호텔은 활기로 넘쳐났다.
프레스센터에서 기사를 작성하고 서울로 송고하는 일은 수월해졌다.
소나는 프레스센터에 늦게까지 머물며 전쟁 관련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정치부 기자에서 일약 종군 기자로 역할이 바뀐 자신의 처지가 재미있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휴대폰 연락이 되지 못한 요 며칠 동안 조 박사의 걱정은 실로 대단했다. 일본 정부의 지인을 통해 인편으로 그녀에게 보내온 메시지는 그녀를 눈물짓게 만들었다. 통신이 연결된 후 제일 먼저 조 박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반가운 목소리를 듣자 그녀는 한동안 울먹였다.

그녀는 “일본은 헌법 9조에 침몰! 북한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가?”란 머릿 기사를 단 원고를 마무리 짓고 서울로 송고한 후 서둘러 방으로 올라갔다. 미국의 적극적 전선 투입 활동이 전개되었다. 미일연합 통합작전사령부를 미 1군단 사령부가 위치한 도쿄 캠프 자마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은 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에서 작전권을 가지고 두 개의 국가와 두 곳의 전선에서 전쟁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미국의 동북아시아에서 전략적 역할에 세계는 주목했다.

8월 23일 오후 6시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
열대야가 극성을 부리는 서울광장은 전쟁반대 평화를 위한 촛불집회에 참여한 인파로 도로까지 점령당한 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광화문 광장에는 조선왕조의 성군 세종대왕과 그 앞쪽으로는 지금도 왜놈들을 호령하듯이 긴 칼을 부여잡은 이순신 장군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 조기수 박사와 장문호 수석은 머리도 식힐 겸해서 광화문 네거리를 걷고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대체 어디서 몰려나온 거야?”

장 수석은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혀가며 걷다 넋두리하듯 말했다.
“선배님, 2000년 월드컵 때랑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때랑 지금이랑 비교해서 사람들이 언제 가장 많이 모였을 것 같아요?”
“당연히 지금이지 내 눈으로 지금 확인했잖아. 야 그런데 자네는 개인적으로 이번 북한의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이번 사태는 지난 번 서해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사건과는 본질이 달라요, 일본이긴 하지만 특수부대소속인 게릴라들이 조직적으로 기습한 테러죠.”

조 박사는 테러 활동으로 이 사태를 정의했다.
“에이, 이 양반아. 이건 전쟁이야 남의 나라에 무장병력이 수백 명씩 들어갔어. 아무래도 UN의 공식 제재가 있지 않겠어?”
“안보리 소집에 중국이 비토를 던졌잖아요.”
“참나 선배님도. 특수부대 침공이라면 보급 후송이 이루어져야 특수작전이라 할 수 있지만, 이번처럼 대책 없이 소총 한 자루씩 소지한 특수요원들이 침투한건 분명 게릴라전이야 말하자면 테러전이지 실탄이 떨어지면 전부 자살폭탄으로 돌아설 겁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적극적 지상군 개입이 힘 드는 거죠. 미국 내에서 명분을 못 얻어요. 정규작전이 아니니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우리 입장만 난처하게 되었구나.”

장문호는 미국의 지상군 북진 요구를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를 고민하며 말했다.
“형님, 너무 걱정 마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 구멍이 안 보이니까 그렇지, 이 양반아.”
“일본이 침공 받은 거라고 정의 내린다면 당장 미국은 평양을 공습할겁니다.”
조 박사는 미군의 공습을 강조했다.
“그게 문제지. 미국이 평양을 공습하면서 지상군을 한국에만 요청하면 우리는 지상군을 밀고 올라가?”

장 수석은 한국의 명분 없는 지상군 북진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없이 거리를 걷기만 했다.
전쟁은 어느 날 텔레비전 드라마처럼 불쑥 다가왔다. 이를 거부하기 위해 채널을 돌릴 수 없는 현실이 드라마와 다를 뿐이었다.
한국 정부는 갈등에 빠졌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함께 공조해서 북침을 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전쟁 자체를 거부해야 할 것인가를. 한국 여론은 사분오열되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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