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5차 청문회에서 안경을 올리고 있다. @뉴시스 |
[일요주간=김완재 기자] 22일 진행된 '최순실 국조특위' 5차 청문회는 사실상 '우병우 청문회'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해 자정을 넘겨 14시간에 이르는 청문회에서, 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모른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간의 잠행을 끝내고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우병우 전 수석은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전부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는 최순실을 언제부터 알았냐는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현재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모르냐"고 정 의원이 재차 묻자,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은 이후 질의에서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최순실의 이름을 봤다고 이후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국정농단에 대해) 사전에 미리 알고 예방하고 조치를 취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순실이 자신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민정수석비서관에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부인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가 운영하는 기흥CC 골프장 소속 종업원 세 사람의 음성 녹취록을 공개, 최순실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추천했다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은 김 의원의 주장에 "저는 이런 이야기(녹취록)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음성이 변조돼 있고, 무슨 2주에 한 번 와서 버선발로 맞았다는 이야기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제 전임 민정비서관은 검찰 4년 후배다. 4년 후배가 1년 이상 근무한 자리에 가는 게, 그게 무슨 영전이겠느냐"며 "저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제안해 워낙 어려운 제안이라 승낙은 했지만 (후배보다) 4년, 5년 뒤에 후배 뒷자리로 가는게 맞느냐, 동기들이 검사장 된지 1년 반이 됐는데 1급비서관으로 가는 게 맞느냐를 놓고 사실 나름대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했다"고 항변했다.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수차례 골프를 함께 쳤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장모도 최순실을 모른다고 했다. 골프도 안 쳤다고 한다"고 부인했다.
국정원 내에 '우병우팀'이 존재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쏟아지는 의혹과 추궁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우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을 존경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 이후 박 대통령과 직접 통화도 하면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시기를, 항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말씀하시고 저는 그 진정성을 믿어 존경했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존경했다"고 답했다.
한편 우 전 수석은 이날 시종일관 '뻣뻣한' 태도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우 전 수석은 여야 의원들의 각종 추궁에 강하게 부인하는가 하면, 한숨을 쉬며 답답하다는 듯한 태도를 나타내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가 계속 이어지자, 김성태 특위위원장이 급기야 "우병우 증인, 자세 바르게 하라"고 질타했다. 우 전 수석은 그러나 이같은 김 위원장의 지적에 되레 "어떻게 할까요?"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목소리 톤을 높이며 "여기가 지금 부하직원과 회의하는 민정수석실이냐"며 "메모는 짧은 시간에 위원들의 많은 심문 내용이 담겨 있을 때 잠깐 메모하라고 허용한 것이지, 본인의 답변 내용을 그렇게 기록하라고 허용한 게 아니다"라고 꾸짖었다.
그제서야 우 전 수석은 "위원장의 말씀에 유의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우 증인, 허리 펴고 제대로 앉으라"고 자세교정을 요구했고, 이에 우 전 수석은 의자를 끌어당겨 자세를 고쳤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