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봉고3 EV’·현대 ‘포터2 EV’·에디슨 모터스, 저온 주행거리 30%↓ [전기차 민낯]

e산업 / 이수근 기자 / 2022-05-18 09: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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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주권시민회의 “차량 제조사, 상온 주행거리만 표시하고 소비자 알권리 막아”
▲봉고3 EV. (사진=기아자동차)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화물용 전기차로는 서울에서 대전도 못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16일 국내에서 시판 중인 화물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분석한 결과, 저온에서 기아차 ‘봉고3 EV’ 차량의 주행거리는 28% 줄었다.

현대차 ‘포터2 EV’는 27%, 에디슨 모터스의 ‘스마트 T1’은 31% 감소했다. 이는 평균 6%의 주행거리가 감소한 수치다. 에어컨 작동과 물건 적재가 이루어지면 추가로 주행거리 감소가 불가피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제조사는 상저온 구분 없이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가능거리를 반영한 ‘복합 주행거리’만 표기한다”며 “주행환경을 배제한 채 복합 주행거리 수치만 표기하는 행위는 소비자에게 차량이 저온에서도 상온과 같은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비자는 제조사 홈페이지와 카탈로그를 참고해 정보를 얻고 차를 구매한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접하는 홈페이지와 카탈로그에는 상온 주행거리만 표기돼 있을 뿐 다양한 환경(저온·물건 적재 등)에서의 주행거리 정보가 없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 홈페이지와 카탈로그에도 ‘도로상태, 운전방법, 차량적재, 정비상태 및 외기온도 등에 따라 실주행 연비와 차이가 있습니다’는 문구만 적혀있다.

에디슨 모터스도 ‘주행거리는 자동차 구성, 배터리 사용시간과 상태, 운전 스타일 및 조작이나 환경, 기후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는 문구와 상온기준의 최대 성능 수치만 기입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연대는 “이는 소비자에게 자사 차량의 장점만 부각한 정보를 노출시켜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저온 시 주행거리가 대부분 표기돼 있지 않아 소비자가 관련 정보를 파악하려면 정부 기관 사이트인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을 이용해야 한다. 직접 정부 기관 사이트를 참고해 차량 구매를 하는 셈이다. 그러나 해당 사이트를 아는 소비자가 거의 없다.

소비자주권시민연대는 “지난해 ‘봉고3 EV’와 ‘포터2 EV’는 2020년보다 3% 증가한 2만6533대 팔리는 등 전기 상용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했다”며 “주행거리 500km가 넘는 내연기관 화물차를 포기하고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주행거리 표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조사는 상온 주행거리만 표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저온 주행거리를 표기해 소비자가 미리 인지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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