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연식변경 이유로 수백만 원 車값 올려...소비자 불만 증가”

e산업 / 조무정 기자 / 2022-08-25 13: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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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연식변경 후 450만 원 가격 인상
-새차 출고 늦어지며 일부 계약자 연식변경 따른 추가금 부담
▲사진=소비자주권시민회의.

 

[일요주간 = 조무정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되면서 신차를 구매하기 위해 최대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는 사이 기존 선계약자(연식변경 전 계약자)들의 경우 차량의 연식이 바뀌면서 가격이 계약 때 보다 더 올라가 자동차 회사와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신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다. ‘완전 변경’ 뿐만 아니라 ‘연식변경’ 차량의 가격도 치솟는 상황이다. 옵션 몇 개만 추가해도 차량 가격이 수백만 원씩 올라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그동안 완전·부분변경 모델에 한해 가격을 인상하고, 연식변경 모델은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해온 것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현대·기아차는 트림별 사양(선택 품목)을 소비자들이 직접 고르도록 ‘선택폭’을 넓혀 불필요한 가격 인상을 방지하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데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이어 “카플레이션(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판매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심화 되고, 자동차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차량 가격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국산차도 마찬가지다. 국내 완성차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도 차량 가격 인상에 합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22년 1분기 현대·기아 내수 승용차 평균 판매가는 4200만 1000원으로 재작년 평균가인 3823만 7250원 비해 376만 3750원(9.8%)이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아 쏘렌토(MQ4)는 연식변경 후 2가지 옵션(1열 유리창 차음 글라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추가했다는 이유로 가격이 89만 원이나 인상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차량 가격이 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차량 풀체인지(완전변경)도 아닌 연식변경 된 동일한 디자인과 성능의 차량을 급등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에 불만을 토로한다”며 “연식변경은 단순 옵션 추가 등이 전부이기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상 폭은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현대차 아이오닉5(NE)는 더 심하다. 리튬 이온 배터리 성능 향상, 하이패스, 레인센서(빗물 양을 감지해 와이퍼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를 추가해 기존 차량에 비해 450만 원(8.6%)이나 인상했다. 이외에도 투싼(NX4)이 231만 원, 기아 K5(DL3)가 39만 원 인상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연식변경치고 가격 인상률이 상당하다.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연식변경으로 인한 차량 가격 상승은 기존 계약자(연식변경 전 계약자)에게도 피해가 간다. 국산차 중 출고 대기 기간이 가장 긴 기아 스포티지(NQ5) 차량의 경우 출고 기간이 약 18개월(22년 8월 기준)이다”며 “이 같은 인기 차종은 오랜 출고 대기 중 차량 연식이 바뀌면, 기존 계약서와 달리 추가금을 내고 원하지도 않는 옵션을 울며 겨자 먹기로 인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마저도 현대·기아차는 차량 옵션이 대부분 패키지로 묶여있어, 소비자 원하는 옵션만 선택하기도 어렵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옵션을 구매하려면, 원하지 않는 옵션까지 포함된 패키지를 더 높은 가격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며 “그렇다고 낮은(저렴한) 트림을 구매할 수도 없다. 낮은 트림은 인기 옵션을 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높은 트림의 차량을 구매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차량 가격이 오르는 마당에 소비자 부담이 배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옵션 구성과 선택폭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이 카플레이션 상황에서도 부담이 없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모든 완성차 업계는 카플레이션 현상을 빌미로 차량 가격만 올릴 것이 아니라, 옵션 선택폭의 확대, 불필요한 옵션 강매 금지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7월 자동차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 평균은 최근 5년간 최고치(103.8017)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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