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횡령 등 금융사고, 임직원에 노조까지 연루...최후의 견제선 마저 무너지나

e금융 / 임태경 기자 / 2025-04-30 13: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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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도 예외 없었다…3년째 이어지는 우리은행 내부 비리
횡령·부당대출·투자 손실 등 끊이지 않는 내부자 금융사고

▲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최근 우리은행 노동조합 박봉수 위원장이 조합비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되면서 우리은행은 다시 한번 ‘내부통제 실패’라는 낯익은 비판에 직면했다. 2022년 668억 원 횡령 사고를 시작으로 100억 대 대출금 유용, 부당대출, 직원 개인 횡령 등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직원에서 임원까지 조직 전체를 관통하는 부실과 비윤리가 3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노조’라는 최후의 내부 견제선마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 노조비 1000만 원 이상 횡령 의혹

조선비즈 등 일부 언론 매체에 따르면 지난 4월 우리은행 박 모 노동조합 위원장이 1000만 원이 넘는 조합비를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해당 고발장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사내 행사 비용을 부풀려 외부 업체에서 일부 금액을 되돌려 받는 '페이백' 방식으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발 당한 한 노조 관계자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고발한 측에서 제시한 증거들이 불법적으로 수집됐다며 무고로 맞고소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박 위원장 고발 사건은 우리은행에서 반복되어 온 일련의 금융사고들과 맞물리며 '내부 통제 부실'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 3년 새 반복된 '금융사고’

2022년 우리은행은 668억 원이라는 역대급 횡령 사건으로 금융권을 충격에 빠뜨렸다. 내부 직원이 회삿돈을 수년간 은닉·횡령한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통제 시스템 전면 재점검"이라는 경고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2023년 7월 한 지점 직원이 외환 환차익 약 9000만 원을 가상자산 투자에 사용하려고 횡령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정기 대의원대회를 명분으로 집행된 자금 중 일부가 사적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4년 6월에는 경남 김해의 지점에서 무려 100억 원에 달하는 대출금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직원 A 씨는 허위 서류를 만들어 고객 대출금을 빼돌리고 이를 해외 선물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실액은 약 60억 원에 달했다.

◇ 경영진도 예외 없었다…손태승 前 회장 친인척 대출 비리

2024년 하반기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을 둘러싼 부당 대출 사건이 터졌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350억 원 상당의 부당 대출이 이뤄졌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현직 임원 3명이 잇따라 구속됐으며 손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처남 김모씨가 운영하는 회사 등에 23차례에 걸쳐 517억 4500만 원을 불법으로 대출해준 혐의(특경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3년 조병규 행장 취임 이후 ‘검사본부’라는 새로운 내부 감사조직을 신설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현실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노조비 횡령, 대출금 횡령, 친인척 비리 등 내부자가 연루된 범죄는 오히려 다양해지고 있다.

금융사고의 유형은 제각각이지만 공통된 원인은 명확하다. 단순한 사고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고의 뿌리를 뽑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고객의 돈을 다루는 은행이 내부 직원조차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은 신뢰 기반 금융기관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우리은행이 더 늦기 전에 그 이름에 걸맞은 책임과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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