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무인화의 그늘] 정보취약계층 '디지털 소외' 심화... "스마트폰 있어도 그림의 떡"

eITㆍ통신 / 엄지영 기자 / 2026-08-13 14: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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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주권시민회의, "디지털 격차는 기본권 제한"… '보편적 접근권' 보장 촉구
2025 실태조사 발표… 기기 접근성은 96.6% 수준이나 실질 활용 능력은 턱없이 부족
▲ AI와 무인화 기술이 금융·의료·행정 등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고령층과 장애인, 저소득층 등 정보취약계층의 디지털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pexels)

 

AI와 무인화 기술이 금융·의료·행정 등 국민 생활의 필수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고령층과 장애인, 저소득층 등 정보취약계층의 ‘디지털 소외(Digital Alienation)’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경제위원회는 12일 디지털 격차가 단순한 생활의 불편을 넘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의 제한’이라며, 사회 전반에 ‘보편적 접근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AI와 무인화 기술이 보편적인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고령층·장애인·저소득층 등 정보취약계층을 일상에서 밀어내는 ‘디지털 소외’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 “디지털 전환, 취약계층에 비용·사회적 불이익 강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발표한 ‘2025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2026년)’에 따르면 일반 국민 대비 정보취약계층의 종합적인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7.9%에 머물렀다.

특히 고령층(55세 이상)의 정보화 수준은 71.8%로 가장 낮았으며, 새로운 기기와 서비스를 실제 삶에 적용하는 ‘디지털 역량 수준’은 65.9%에 그쳤다.

반면 기기 보유 여부를 나타내는 ‘디지털 접근 수준’은 96.6%에 달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기기 보유 여부와 비교해 실질적인 활용 능력이 크게 뒤처져 있어 맞춤형 지원이 여전히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급격한 디지털 전환이 취약계층에게 비용적·사회적 불이익을 강요하는 ‘디지털 페널티(Digital Penalty)’를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모바일 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소비자들이 금융 점포 통폐합으로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창구 이용에 따른 추가 수수료까지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과 안전 측면에서도 병원 예약 앱이나 대화형 AI 고객센터를 이용하지 못해 적기에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긴급 재난 안내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가 디지털 방식으로만 일원화될 경우 취약계층의 안전과 일상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디지털 포용 위한 3대 방안 제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디지털 인프라가 수도와 전기와 같은 우리 사회의 ‘필수 공공재’라며 정부와 기업에 세 가지 방안을 제언했다.

우선 국회가 실효성 있는 디지털 포용 관련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보취약계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의무적으로 지원하고, 예산 편성과 실태 점검을 정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금융·의료·행정 등 시민의 일상과 직결된 분야에서는 ‘아날로그 병행 서비스(Human Touch)’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키오스크나 AI 도입 시 대면 창구나 직통 상담원 연결 등 기존 방식의 우회 채널을 일정 비율 이상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에는 기기와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적극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고령자나 장애인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큰 글씨와 음성 지원, 단순화된 인터페이스(UI) 등을 탑재하는 등 포용적인 설계가 확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디지털 혁신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삶을 이롭게 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이웃들이 일상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개인의 노력을 넘어선 ‘제도적 안전장치’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누구나 차별 없이 기술의 편익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접근권’이 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대안 제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일요주간 / 엄지영 기자 circle_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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