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윤영석 기자]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지난 당 대표 경선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돌았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당내 논란이 일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고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치러진 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당 대표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다른 사람을 통해 3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넸다"고 5일 폭로했다. 특히 고 의원은 "(돈봉투를 건넨)그 후보가 당 대표로 당선됐고, 돈을 준 사람과 돈 봉투를 전달한 사람 모두 친이계 인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 의원은 "다만 지난해 7월 전당대회 때의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고 의원의 돈봉투 폭로 발언으로 전직 대표 두 명의 실명이 거론되는 등 파장이 커지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사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한편 고 의원은 검찰 수사와 관련 "검찰수사가 시작되면 검찰에 당당히 나가 내용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돈 봉투를 돌린 사실이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오가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디도스 사건’ 못지않은 파장을 몰고 오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대표까지 돈 거래란,.."
이와 관련해 통합진보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당대표까지 돈으로 거래하는 한나라당은 쇄신이 아니라 해체의 대상”이라고 힐난했다.
이날 논평에서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은 “고승덕 의원의 폭로는 부패한 기득권 세력에 불과한 한나라당의 추악한 본질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실상 아직도 정치권에 당내 선거와 공천을 둘러싸고 돈 거래가 이루지는 악행이 남아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제 그 일각이 명백히 드러났으니 검찰은 지체 없이 그리고 철저히 수사해야한다”며 “돈을 준 사람이건 받은 사람이건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돈을 주고 당의 권력이나 후보 자격을 얻은 사람이 한 사람뿐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며 “다른 사례가 있었는지 여부도 밝혀내야 한다. 양심을 가진 정치인들이라면 수사를 피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고백하고 정계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당대표도 돈으로 거래하는 정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한나라당은 쇄신의 대상이 아니라 해체의 대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정계은퇴하라"
진보신당도 “전당대회서 '돈봉투' 건넸다는 한나라당 전 대표는 하루빨리 정계를 은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논평에서 진보신당 박은지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자중지란이 갈수록 가관으로 급기야 이제는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18대 국회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전직 대표 중 한 명이 돈봉투를 돌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며 “그동안 한나라당은 '차떼기당' 등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국민에게 인식됐던터라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만 한나라당의 내분은 이러한 의혹들이 정치적 목적과 연관 긴밀히 연관돼 있어 국민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한다”고 한나라당을 힐난했다.
이어 “고승덕 의원은 돈봉투를 줬던 친이계 대표가 누구인지부터 우선 밝혀야 하며 스무고개식 당사자 맞추기를 국민에게 요구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더욱이 고 의원조차 이 문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인만큼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하는 주체임을 스스로도 명심해야 한다”고 발언의 당사자인 고승덕 의원을 압박했다.
또한 “'돈봉투'를 건내고 당선된 해당 당대표는 국민 앞에 자신의 범죄행위를 철저히 밝히고 하루빨리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게 맞다”며 “구체적 증언이 제시된 만큼 검찰은 철저한 조사로 한나라당의 돈선거에 대해 철저히 파헤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민들을 향해 박 부대변인은 “여전히 구태한 돈정치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집권여당의 작태에 대해 언제까지 '그러려니' 하는 방식으로 머문다면 못된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못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대한 처절한 심판으로 '정치다운 정치'가 존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만사돈통' 정당인가"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은 만사돈통 정당인가”라고 힐난했다. 이날 민주통합당 오종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표로 선출된 사람이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돌리더라고 고백했다”며 “고 의원에 따르면 돈 봉투를 돌린 때가 이번 18대 국회에서 치러진 전당대회라고 하니 얼마 되지 않은 사건임이 분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일 대통령 주변의 비리 복마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번엔 한나라당 자체 경선과정에서 부패비리가 탄로 난 것”이라며 “대통령이 주변 비리에 대해 사과한 지 하룻만에 대통령 멘토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깜짝 놀랄 비리 의혹이 불거지더니 이번엔 한나라당으로 번졌다. 아연실색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 대변인은 “당대표까지 돈으로 사는 정당, 정말 한나라당은 만사가 돈이면 다 되는 만사돈통 정당인가”라고 꼬집으며 “고승덕 의원은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하며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에서 ‘보수’를 빼자는 주장이 있다는데 여기서 ‘보수’가 ‘이념의 보수’가 아니라 ‘돈의 보수’를 말하는가 보다”고 한나라당을 조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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