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쳐다보는 시선이 차갑다 못해 얼어붙었다. 눈길 조차 주지 않는다는 것.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비리정당으로의 이미지가 쉽게 희석 되지 않는다. 이에 가장 속타는 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다.
한나라당을 쇄신한 후 4.11총선을 준비하려 하는데 비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며 발목을 잡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한나라당을 쪼개야 하는 절망적 결과가 나올수 있어 더욱 그렇다. 이에 박 위원장은 간판만 바꿔다는 것은 국민들이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재창당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나라당의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위태로운 상황에서 강경한 자세를 보이며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는 돈봉투를 살포한 인사가 한나라당 6선의 법무부 장관, 국회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 신한국당 원내총무, 한나라당 원내총무, 한나라당 부총재, 국회 부의장 출신의 현직 입법부 수장인 박희태 국회의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거물급 인사가 자신이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비리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결국 비리 정당으로 재차 각인되며 도덕성 상실 정당으로 비쳐지고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을 놓고 친이계와 친박계간의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현 난국을 헤쳐나감과 동시에 세력화를 역으로 다질수 있는 기회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력간의 대립으로 당이 쪼깨질수도 있다. 여기에 청와대 개입 논란도 끊이지 않아 한나라당 내 대립과 격돌은 계속되고 있다.
박희태 캠프에서 선거활동 지원한 측근 집중 수사

이에 검찰은 2008년 7·3 전당대회 자금 전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하며 압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수사에 본격 착수한 뒤 고승덕 의원을 조사한데 이어 고 의원실 여직원 이모씨, 보좌관 김모씨 등을 소환해 전대 당시 돈 봉투를 건네받은 상황과 정황을 확인했다.
더욱이 검찰은 수사인력을 보강하면서 이모씨의 진술을 토대로 한나라당으로부터 건네받은 보좌관 인명부와 사진자료 등을 파악, 분석해가며 돈 봉투를 뿌린 인물의 신원확인에 주력했다. 검찰은 고승덕 의원이 지목한 뿔테 안경을 착용한 30대 남성을 찾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돈봉투를 건넨 박 의장의 비서관 고모씨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에 검찰은 전대 당시 박희태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선거활동을 지원한 측근들에 대한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씨는 고 의원실 김모 보좌관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돈 봉투를 배달한 혐의에 대해선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여기에 검찰은 고씨가 자금을 전달한 '뿔테 안경' 남성은 아니더라도 박 후보 캠프에서 비서로 활동한 만큼 돈 봉투 자금의 출처와 액수, 뿌려진 시기, 추가 전달 여부, 전달 대상자 등을 알수 있을 것으로 확인, 추궁했지만 돈 봉투 배달을 부정하는 등 정확한 답변을 회피 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이런 고씨의 행동은 박 의장의 지시를 받은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재오 의원 측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개입
검찰이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고씨가 거짓말을 하고 답변을 회피하는 등 비협조적으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고씨를 상대로 끈질기게 수사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이는 고씨를 상대로 수사를 해야 박 의장이 긴장한다는 것.
역으로 보면 고씨 입에 한나라당 명운이 달려있는 셈이다. 또한 고씨가 몇명의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배달했는냐가 이사건의 핵심이다. 또한 검찰은 고씨 외에도 다른 방향으로 각도를 틀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이재오 의원의 측근이자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인 안모씨를 불러들여 집중 추궁, 조사했다.
한나라당의 친이계 핵심인 이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안씨는 2008년 전당대회 당시 서울지역 구 의원들에게 2000만원을 나눠준 뒤, 이를 서울 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각각 50만원씩 전달토록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안씨가 전대 당시 박 의장의 선거운동을 직접 지원한 것으로 보고 돈 봉투 살포 등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박 의장 같은 거물을 수사하며 단번에 돈 봉투를 지시한 윗선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안씨 등 하부조직부터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지역 일부 구 의원들은 안씨로부터 자금과 함께 지시를 전달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안씨는 2008년 총선 당시 이재오 의원의 바로 옆 지역구(서울 은평갑)에 출마하면서 이 의원으로부터 선거운동을 지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 7월 전대 당시 이 의원이 박희태 후보를 지지한 점을 감안하면 안씨가 박희태 후보를 어떤 방식으로든 도와줬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검찰은 고씨와 함께 안씨를 상대로 자금 출처와 액수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친이계 후원금 자금줄 연결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대표 당선을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당시 30억~40억원 가까운 돈을 썼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수십억원이나 되는 자금 출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박 의장이 전대에서 쓴 돈이 개인 돈이 아닐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박 의장이나 다른 누군가가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모금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전대 자금이든 뭉치 돈이든 자금을 모으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2008년 전대처럼 대선이 끝난 후 치러진 전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이에 자금의 출처를 크게 두가지로 볼수 있다. 먼저 친이계 지지를 받은 지원일 가능성이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였던 만큼 당시 친이계가 박 의장을 집중 지원할만한 자금력이 있었다는 것.
이는 상당 부분 후원을 했거나, 적어도 '자금줄'을 연결시켜 줬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당 일각에선 친이계 핵심 의원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조직력을 동원해 박 의장을 거치지 않고 돈을 바로 건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당시 전대에 출마해 2위를 차지한 정몽준 전 대표가 최근, 소위 한나라당 실세라는 분이 의원들을 불러서 '정몽준이 대표가 되는 건 어떤 일이 있어도 막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는 실세를 이상득 의원으로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여기에 일각에선 17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남은 '대선잔금'일 것이란 추론도 나온다. 전대 시기가 2008년7월로 2007년 12월 대선 이후 치러진 전대 만큼 대선을 치르고 남은 잔금이 흘러 들어왔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는 친이계 의원들의 대선 활동비 중 남은 돈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08년 전대, 245개 당협 총 7억3,500만원 살포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상당부분 남들 모르게 돈거래가 이뤄졌다는 소문은 무성했다. 다만 눈으로 확인 된 것이 없는 만큼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만 나돌았다. 이에 전당대회에서 각 후보가 쓸 수 있는 법정 선거비용은 기탁금을 제외하면 약 1억원이다.
이 돈으로 캠프 사무실 임대료, 광고, 홍보비, 활동비, 인권비 등을 쓰고나면 남는 게 없다는 게 전대를 치러본 정치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실제 선거비용의 수십 배에 달하는 물량공세가 펼쳐진다는 소문도 나돈다. 이에 전대를 치를때 4당(當) 2락(落), 40억을 쓰면 당선 20억 쓰면 낙선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특히 일부 인사들은 기업들이 국회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 지원 액속을 받아낸 후 전대 후보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승덕 의원의 말대로 2008년 전당대회에서 의원 및 당협위원장 1명에게 300만원이 건네졌다면 245개 당협, 총 7억3천500만원에 달하는 돈이 뿌려졌다는 계산도 나온다. 물론 모든 의원에게 돈 봉투가 전달된 것은 아니다.
한편 현재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 의원의 보좌관은 우리는 왜 주지 않았지, 우리를 우습게 보았나 라는 웃지 못할 푸념 아닌 푸념도 나오고 있다. 결국 캠프에 참여하거나 적극 지지한 의원, 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의원 등은 돈 봉투 전달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당시 박 후보측 인사는 지난 2008년 전대 당시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을 돌릴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돈을 뿌렸다는 게 사실이라면 전대 자금은 수십억원을 넘는다는 얘기다.
친이명박계로 채워진 박희태 선거캠프, 돈 살포
2008년 7월에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는 2007년 대선 경선 이명박 후보 캠프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친이계들로 채워졌다. 친이계의 좌장격인 최병국 의원을 중심으로 친이재오계 핵심 인사인 안경률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또한 친이계인 정의화 의원이 경선대책위 부위원장을, 고흥길 의원이 고문을 맡았다. 전대 직후 당 대표 당선 후 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은 메시지를 전담했고, 재선의 진수희, 차명진 의원은 캠프에서 언론을 상대하는 공보 역할을 담당했다.
여기에 김정훈, 김기현, 김재경, 이병석, 원유철, 장광근, 주호영, 허 천, 홍문표 등 주요 친이계 인사들은 자신들의 지역을 총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2010년 전대에서는 안상수 후보가 친이계 대표주자로서 재선의 권경석 의원이 선대본부장을 맡았고 김정훈, 나성린, 신지호 원희목 의원 등 친이계들이 캠프 핵심 멤버로 참여했다.
2010년과 지난해 전당대회에 잇따라 출마한 홍준표 후보의 경우는 18대 국회 첫 원내지도부에서 함께 활동한 김정권,박준선, 이범래, 조문환 의원 등 친이계에 가까운 자신의 측근들 지원을 받았다. 이렇듯 전당대회에서 친이계가 막강한 세력으로 지지한 가운데 당내 경선과 관련한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계파간 이전투구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같은 세력간의 폭로전이 가열되면서 친이계와 친박계간 계파갈등이 봉합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계파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시발점 청와대 거론, 친이계 돈·조직 주도?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 시발점으로 청와대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2008년 전대의 주인공이 청와대라는 것이다. 청와대가 당시 박희태 후보를 추대했고 자금 모금 등의 선거를 기획·주도한 권력 핵심부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박희태 후보 추대는 2008년 4월 총선 이후 이 대통령과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결심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이런 뜻이 5월 초쯤 당 지도급 인사와 박 후보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돌출됐다. 문제는 또 다른 권력 핵심이자 축인 이재오 의원이었다.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측근인 안상수 대표론을 구상 추진하고 있었다. 이어 이 대통령이 그해 5월 청와대 정무팀을 불러 이재오 책동을 분쇄하라고 격노한 것이 곧바로 한나라당에 알려지면서 안상수대표론은 시들어 졌고 박희태대표론이 떴다.
청와대가 박희태 후보로 정리하면서 전대 선거 캠프는 이상득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실세 친이계의원들로 구성됐다. 이에 후보 추대에서 뜻이 좌절된 친이재오계는 6월 말쯤 캠프로 합류한다. 여기서 친이명박계, 친이상득계, 친이재오계, 친이소장파들까지 친이 분류 세력들이 모두 모여 박희태를 지원하게 된다.
당시 친이 분류계파들은 박 후보가 질까봐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여기에 고승덕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도 박 후보 캠프 상황실장으로 선거 실무에 뛰어들며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더욱이 친이 직계인 김 수석은 대선캠프 상황실에서 형님으로 불렸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당시 월드컵 축구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정몽준 후보가 무섭게 추격하면서 박 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이렇게 박빙의 승부가 나올려고 하자 청와대는 긴장했고 정권 초반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박 후보의 당선이 필요해 정몽준을 따돌려야 했다.
이는 고 의원이 밝힌 내용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고 의원은 전대 2~3일 전에 돈이 살포됐다고 말했다. 결국 박 후보의 당선 굳히기를 위해 권력 핵심부의 지시가 내려왔고 이에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것이다. 이에 한나라당 등 여권에선 돈봉투 출처로 친이계 핵심부를 주목하는 시각이 많다.
이는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례대표 후보에게 받은 헌금의 일부가 전대 자금으로 흘러갔을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는 청와대 개입여부가 드러나면서 한나라당이 침몰할수 있는 거대한 비리사건으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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