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김정환 기자] 4.11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새누리당이든 민주통합당이든 공천을 하느라 정신없이 후보를 추리고 있다. 하지만 추린 후보에 불만을 품고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천 탈락에 따른 불만세력들의 결속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공천을 받은 후보들 중에 또 다른 세력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결국 정치권 지형이 새로운 세력으로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공천에서 공천 번복이 나오면서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이 공천확정자를 내놓았으나 비판 여론에 밀려 후보 공천을 취소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허술한 공천심사를 한 것이고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당 일각에선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천위의 부실공천은 세력화로 인한 굳히기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며 당초 내건 도덕·정체성·쇄신 공천이 퇴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 당시 수해 골프로 제명됐던 의정부을의 홍문종 의원과 기자들에게 돈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는 경주의 손동진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이 공천을 받았다. 결국 공천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부실 검증이 나오는 것은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과 공천위원의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공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친박계 핵심 인사가 지역을 나눠 공천에 개입한다는 의혹도 있다. 이는 공천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지역별로 의원들이 공천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서울은 A 의원이 부산은 B 의원이, 대구와 경북은 C 의원이, 충청은 D 전 의원이, 경기 북부는 E 전 의원이, 경기 남부는 F 의원 등이 공천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원칙 후보·돌려막기 공천, 패배 지름길
새누리당 공천위는 당초 대구 달서갑에 공천을 신청했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인 이영조 후보를 강남을로 재배치했다. 여기서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인 A 의원이 강하게 이 후보를 밀며 공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갑에 전략 공천된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인 박상일 후보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모 비대위원이 추천하고 친박계 핵심 인사가 적극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보이지 읺는 세력의 입김들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천이 취소됐다. 국가관 등에 대한 자질 부족과 시민들의 반발이 이유다. 이에 공천위원에 대한 연대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또한 새누리당의 정체성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특정 선거구에 특정인을 공천함으로서 당의 정체성 없이 혼란만을 갖고 왔다는 것이다.
강남갑.을의 공천 철회는 보수진영을 흠집 내려는 좌파 진영의 공세와 이런 공세에 동조하는 당내 세력에 밀린 결과로 새누리당이 정체성이 애매모호해졌다. 이런 새누리당의 유권자를 생각하지 않은 공천 행태는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라고 익히 알려진 대구경북에도 자행됐다.
하지만 대권을 생각하는 박근혜 위원장으로선 대구경북 부산경남을 차지해야 한다. 사실상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영남권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의 경우도 박 위원장이 두 번씩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낙동강벨트 전투가 시작됐고 선거전도 달아올랐다는 방증이다.
결국 박 위원장은 영남권 후보군을 고민해야 한다. 영남권 이야말로 박 위원장에게는 정치 세력기반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현재 총 193명의 공천자를 발표했으며, 미공천 지역은 32곳, 후보를 아직 발표하지 않은 경선 지역은 21곳을 남겨두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탈락 의원들 계산된 탈당
공천갈등으로 촉발된 새누리당은 계산된 탈당과 이득 추구의 당 잔류가 있다. 새누리당의 탈당이 잠잠해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에 새누리당을 탈당한 전여옥 의원은 국민생각에 입당, 새누리당을 겨냥하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영등포갑이 전략지역으로 선정되면서 강하게 반발하더니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결국 국민생각으로 옮긴 전 의원은 총선의 상징성과 파급효과를 감안해 비례대표 3번을 배정 받을 전망이다. 여기에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도 탈당했다. 물론 박 의원은 탈당을 자주해 단골 탈당파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로 출마해 당선된 후 새누리당에 복당한 뒤 또 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그러나 도이환 전 대구시의회 의장과의 무소속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패배하면서 이번 총선에 출마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에 정치 운명이 끝난 분위기다. 이 외에도 이윤성(인천 남동갑) 의원, 허천(강원 춘천) 의원, 최병국(울산 남구갑), 이방호(경남 사천·남해·하동) 전 의원도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이에 이들 공천 탈락자들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하는 이유는 공천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본인들의 지지율이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공천 학살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특히 높은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무소속에 출마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도 작용하고 있다. 반면 공천탈락에 강하게 반발했던 친이, 친박계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와 당 잔류를 선언했다.
김무성(부산 남구을), 허태열(부산 북구·강서구을), 이경재(인천 서구강화군을), 조진형(인천 부평구갑), 박대해(부산 연제구), 김성회(경기 화성갑), 윤영(경남 거제시), 정해걸(경북 군위·의성·청송), 조전혁(인천 남동구을) 의원 등이 일단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당 잔류를 밝혔다.
또한 진수희(성동갑 )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당 잔류와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안상수(경기 의왕·과천)의원도 백의종군을 밝혔다.
새누리당, 공천탈락 의원들 이득 추구 당 잔류
반박,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을 자제한 채 당에 남아 4.11 총선을 도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내에선 "총선 이후 상황을 대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어 향후 논란과 대립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천을 받은 친박계들은 이번 총선에서 친이계 의원들이 사실상 공천을 못 받은 것을 인지했다.
이에 친박의원들은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의 승복 결정에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순수한 뜻인지는 의문이라는 의혹과 함께 불안감도 갖고 있다. 이는 선거가 끝난 뒤 당 안에서 박 위원장을 흔들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 의원 등 대다수 의원들이 탈당을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4년 전인 18대에는 민심이 박근혜를 강하게 지지했고 박근혜를 등에 업고 나올 경우 상당 부분 당선됐다.
당시, 탈당 할 때 정치인으로 살아남을 확률은 80%가 넘는다고 보고 탈당했다. 일반적으로 박근혜 편에 서거나 응원을 받는 경우 승률이 80%~90%대 였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민심을 잃은 친이계의 탈당은 그 승률이 5%도 되지 않는다.
이는 친이계 의원들의 설자리가 없어졌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탈당을 할 경우 당선될 확률은 대부분 5%를 넘지 못할 것이고, 거의 정치계 미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청와대의 탈당 만류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대거 낙천된 청와대 참모 출신 공천 신청자를 불러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가면 개죽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분통이 터지더라도 (박근혜 체제를)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탈당을 자제했고 나름대로의 계산을 한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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