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10억여원 대 해외 출장 리베이트...“관행” vs “악습”

e산업 / 이희원 / 2013-10-31 10: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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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수출기업 상대로 ‘갑-을’ 관계 규정..뿌리뽑아야할 것”
▲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2013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수출입은행 관계자에게 "해외 출장 명목 리베이트는 부당하다"고 질타했다. ⓒNewsis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수출기업 금융지원을 명목으로 ‘해외 출장’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수출입은행 임직원들이 비용을 거의 지불하지 않은 채 해외 출장을 다녀온 건수는 무려 387건에 달했다.

해외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기회를 잡으려는 수출기업을 상대로 벌어진 잘못된 리베이트 관행이 국감의 도마에 올랐다.

수출입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낙연 의원(민주당, 담양·함평·영광·장성)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임직원들은 해외 출장 시 항공비와 숙박비 등 출장비용 일체를 수출기업에게 떠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 측은 해외 출장에 대해 “자체 경비 부담 내부 처리 기준에 따른 조치로 국제 관행대로 해온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나타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수출입은행 측은 수출기업의 부담액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지만 추정 금액은 1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수출 기업에 대한 여신 심사 등을 위해 융자 여부를 결정하는 수출입은행이 해외 투자 자금 확보가 필요한 수출기업에게는 일종의 ‘갑’의 입장이나 다름 없다.

올 7월 수출입은행 임원진 2명이 5일 동안 미국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항공료로 지불한 금액은 단 16,000원에 불과해 공공연한 접대임을 입증하고 있다. 항공비와 숙박비 등 체류비용 일체를 수출기업이 부담한 것.

이 의원은 “수출 기업을 상대로 ‘해외 출장’ 리베이트를 받는 것은 일종의 악습”이라면서 반드시 뿌리뽑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출입은행은 2011년 7월9일 ‘여신관련 국외출장 시 거래기업의 경비부담 처리기준’을 제정해 수출 기업으로부터 비용 부담에 대한 동의서를 받고 선지급 혹은 직접 지급을 받는다는 내용이 규정 상 상세히 명시돼 있다.

사외이사 임명 없는 그들만의 리그..연봉 인상 얌체 공기업

수출입은행은 수개월 동안 사외이사를 임명조차 하지 않고 4명만으로 이사회를 결성, 임원들의 연봉을 1억 원 이상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10개월 동안 사외이사 임기가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총 12번에 달하는 이사회를 개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재영(새누리당)의원은 수출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공기업이라는 수출입은행이 그 명분을 잊은 채 임원진들의 연봉 인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사회에는 김용환 행장, 남기섭 전무이사, 심섭 상임이사, 설영환 상임이사 등 4명만 참석해 ▶성과연봉제 보수규정 ▶이익잉여금 처분 ▶정부 현금출자 증자 ▶여신 규정 등 주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올해 수출입은행장의 연봉은 5억3,300만원, 임원진 평균 연봉은 3억8,100만원으로 2010년 대비 20% 이상씩 올라섰다. 특히 행장의 연봉은 2010년 4억3,200만원에서 3년만에 1억 원 가까이 뛰었다. 임원진도 평균 2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행장과 상임이사가 이사회 의장 이외에 운영위, 경영위 등 의결권 행사의 중심이다”면서 “사외이사를 통한 외부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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