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가 이젠 국사부일체(國師父一體)로..."

People / 송기옥 칼럼니스트 / 2014-05-19 17: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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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내 나라, 어버이 은혜! 귀하신 하나” [일요주간=송기옥 칼럼니스트] 어머니 품안처럼 포근한 내 나라와 어리석은 나에게 학문과 인성을 깨우쳐 주신 스승과 이 몸을 낳고 키워주신 어버이 은혜는 예로부터 둘이 아니라 하나같이 귀중한 존재로 인간으로써 마땅히 섬겨야 할 윤리도덕의 최상급으로, 군사부일체를 국사부일체(國師父一體)로 바꾼 신조어다.

우리는 일제로부터 나라를 빼앗겨 쓰라린 고통을 받았던 나라 없는 설움을 겪어보았다. 나라나 개인도 힘이 없으면 힘 있는 자에게 지배를 받게 된다는 지나온 역사는 증명해주고 있다. 도산 안창호선생은 말하기를 ‘힘! 힘을 기르소서’힘이 없어 나라를 빼앗겼다고 한탄했다.

힘 있는 나라, 자유로운 나라에서 태어나 잘 사는 국민이야 말로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런 나라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생명을 바쳐야 했던, 피와 땀으로 얼룩진 조국을 지켜온 선열들에게 감사를 해야 할 것이다.

5월15일은 스승의 날로 이 날이면 J선생님이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로 기억된다.

청백으로 나눠 가을 대운동회가 열렸다. 나는 굴렁쇠를 잘 굴려 그것을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께서 너는 공차기를 하라고 하여 원뿔모양의 기구로 두 눈을 가리고 공을 발로 차 반환점을 돌고 오는 경기로 평소에는 잘도 했는데 그날은 공이 어디로 굴러갔는지 보이지 않아 한참을 두리번두리번 하다가 백군에게 지고 말았다.

반 동무들이 너 때문에 졌다고 얼마나 구박을 하고 욕을 해대는지 나는 그만 엉엉 울고 말았다. 이 광경을 보신 선생님께서 오시더니만 경기에서는 비록 지긴 했지만 반칙을 않고 정직한 경기를 하였다며 오히려 나를 안아주시며 칭찬을 해 주신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다.

만약 그 때 그 선생님께서 모른 체 했다거나 반 아이들과 똑 같았다면 내 성격이 잘못 삐뚤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의 아이들은 하도 영특하여 나 같은 게임을 했을 리 없고, 모두가 하나같이 그 때의 나를 바보멍청이라며 왕따를 당할게 뻔하다.

그 이후로부터 J 선생님의 말씀을 최고로 알고 존경하며 따르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늘 하시는 말씀이 사나이가 비굴해서는 안 되며, 정정당당하라고 말씀하셨다. 세상을 살다보면 어디 그렇게 살수만 있을 까.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을 조금이라도 실천하려고 노력은 했었다.

그런 영향을 받았는지는 몰라도 지금의 나는 자기합리화나 융통성 없는 답답한 원칙주의자라고들 남들이 곧잘 말한다. 한 달이란 세월만 보낸 원칙을 벗어난 땜방질만 일삼다가 침몰한 세월호는 바다 밑 갯벌에 묻혀 부표만 떠있는 진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가슴을 쥐어뜯으며 뜬 눈으로 날밤을 새우다가 이제는 눈물도 말라버린 우리 어머니들의 절규를 그 누가 알아주랴.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옛말이 맞는 것 같다. 벌써 35년 전의 일이다. 셋째 딸아이가 밤사이 병이나 사경을 헤맸다. 먼동이 트자마자 병원을 찾았는데 혼수상태로 깨어나지를 않아 그 어린것을 엎고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갔어도 별 도리가 없어 집으로 돌아와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는데, 다음날 새벽녘에 눈을 번쩍 떠 우리 부부를 바라보았다.

아내는 딸아이가 깨어난 줄로 알고 기뻐했는데, 그만 눈을 감고 다시는 뜨지 못했는데, 잠시 눈을 마주 친 것이 우리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였던 것이다. 꼭 내가 딸아이를 죽인 것 처럼 자책감에 사로잡혀 한동안 두문불출을 하였으며, 그만 그만한 귀여운 계집아이만 보아도 가슴이 아리고 쓰리며 울컥하여 한동안 불면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어릴 적에 청개구리 같이 말썽만 피운 불효자식을 향해 ‘너도 커서 네 자식을 낳아봐야 어미 속을 알 것이다.’ 라는 어머님 말씀이 지금도 두 귀에 생생하다.

지금은 다시 뵈올 수 없는 부모님! 살아생전 불효만 했던 못난 이 자식! 이제 자식 된 도리로써나마 외롭게 떨어져 있는 어머님 백골이나마 아버님 곁에 합장하여 외롭지 않게 아담한 유택을 마련해 드리고 싶다. 나도 이담에 생을 마치면 부모님 곁에 묻어 달라고 내 자식에게 당부해야겠다.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나라 사랑하자는 애국가처럼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스승의 따듯한 가르침과 한량없는 부모님의 은혜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법칙은 만고불변하리라.

▲ 송기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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