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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아주 교묘하게 말하는 등 온갖 방법으로 남이 자신의 역할을 못하게 방해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
마땅한 이유조차 없이 허구한 날 직원들을 밤늦게까지 붙잡아놓는 기업주들이나 직장상사들처럼.
그렇다보니 자신의 역할을 두루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몹시 힘든데, 이것 역시 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하려다보면 어려움을 잔뜩 겪을 수 있다고 말한 이유 중 하나.
아니, 겨우 한두 가지의 역할 이외에는 아무것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오직 자식으로서의 역할만 열심히 하다 보니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역할은커녕 심지어 가장으로서의 역할조차 제대로 못한 아버지들처럼.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역할을 못하게 하는 사람들을 핑계 삼아 자신의 역할을 안했다가는 자칫 혼자만 외롭게 고립될 수도 있다.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역할은 게을리 한 채, 가장으로서의 역할만 열심히 하다가 늙은 뒤에는 혼자 집안에 방치된 아버지들처럼.
그래서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남이 자신의 역할을 못하게 방해하는 사람들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데, 이렇게 되려면 먼저 자신의 역할을 못하게 하는 사람들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해야한다.
즉, 그저 부모라고만, 직장상사라고만, 혹은, 아내나 남편 등이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동시에 ‘내 역할을 못하게 방해하는 사람!’이라고도 생각해야하는 것이다.
혹은, 막연히 성가신 존재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돼야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의 방해를 뚫고 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등의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그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니.
적당히 설득한다든가 돈을 이용해 적당히 보상하는 등의.
물론, 가까운 사람을 ‘내 역할을 못하게 방해하는 사람’이라고 못 박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부모 등의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나 이렇게 가슴 아픈 과정이 없으면 결코 자신의 현실에 어울리는 생각을 할 수 없는데, 이렇게 된다면 결국 또 아무런 역할도 못한 채 뭇사람들로부터, 또, 이 세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스스로 고립될 수도 있다.
2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조심해야할 사람들은 바로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알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이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아예 알지 못하도록 악착같이 방해하니.
일반화 등 온갖 그럴듯한 말로 유혹하는 것은 물론, 욕 등 폭언을 마구 퍼붓거나 정신병자라고 몰아붙이기도 하면서.
심지어 때로는 잔인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몹시 강압적인 방법까지 사용하면서.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알면 누구나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건만, 아예 이를 알지 못하도록 자꾸만 방해하니 이들을 가장 조심해야한다고 말할 수밖에.
더구나 이런 사람은 이 세상에 엄청나게 많이 있다.
그렇다보니 섣불리 아무에게나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가는 곧 까닭 없는 미움만 잔뜩 받을 수도 있는 것이 현실.
혹은, 정신병자로 몰리는 등 거친 폭언이나 폭력에 시달릴 수도 있고.
하필이면 그 상대가 엄청나게 많은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알기 싫어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일 수도 있으니.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사람들이라면 바로 철학이나 정신분석학, 혹은, 심리학 등의 인문학에 환장한 사람들인데, 그러면서도 그중에는 자신을 알고 싶다고, 즉,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알고 싶다고 말하거나 자신도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알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결코 적지 않게 있다.
또, 그중에는 자신의 직업 등을 이용해서 남들에게 자신을 알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인문학을 통하면 쉽게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알 수 있다면서 뭇사람들을 현혹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그래서 자칫 ‘비록 방법은 달라도, 결국 나와 같은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등으로 착각하기 매우 쉬운데, 하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속는다면 결국 상처만 잔뜩 받은 채 아무런 역할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마르크스의 사상에 오염된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수많은 사람들처럼.
따라서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사람답게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특히 인문학에 환장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은 최대한 멀리 한 채, 조용히 자신이 갖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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