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싱크탱크. 여권 파워게임 본질은 '공천전쟁'..."김무성 교체해 '박근혜 정당' 만드는 것"

정치 / 최종문 기자 / 2015-07-02 14: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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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은 표정의 여당 지도부. 사진 좌측부터 유승민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Newsis
[일요주간=최종문 기자] 사상 최악의 가뭄과 메르스에 이어 그리스 부도 사태라는 대외 악재까지 덮치면서 한국 경제가 최대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집권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는 연일 권력다툼이 격화되고 있다. 이같은 여권발 정쟁에 불을 지핀 청와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침묵 모드 속에 친박(친박근혜)계를 앞세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민생 vs 권력놀음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야 합의하에 상정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하면서 유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 등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서청원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친박계 의원들이 일제히 유 원내대표의 퇴진을 촉구했지만 비박계와 친이(친이명박)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여당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격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여권 파워게임 상황인식 및 대응’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여권발 권력다툼의 원인과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는 먼저 “박근혜정부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메르스 사령관’을 갈구한 국민적 요구와 달리 ‘친박 사령관’을 자임한 박 대통령의 ‘민생이탈 화법’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진복 민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승민 죽이기’ 국무회의가 아니라 ‘민생 살리기’ 국무회의를 원한 국민의 요구 철저히 외면했다”고 지적하고 “메르스, 가뭄 등으로 민생고가 심화되면서 국민의 정치 불신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현 정국을 분석했다.

아울러 “국무회의에서 ‘메르스 전쟁 보고서’를 낭독했다면 국민과 세계가 신뢰했을 텐데 ‘유승민 배신 보고서’를 (박 대통령이) 읽으니 국제적 신뢰가 추락했다”고 덧붙였다.

정치정상화 vs 정치파괴

이 연구원은 청와대와 여당 간 파워게임의 본질이 ‘공천권 전쟁’에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박근혜 정치’는 본질적으로 선악이분법의 진영논리에 기초한 ‘두 국민 정치’. 자신의 실력으로는 존립 할 수 없는 적이 있어야 존재하는 적이 없으면 적을 만들어야 하고 이 적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자신의 정당성의 근거로 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래서 야당을 적으로 삼다가 국회를 적으로 삼고 그래도 부족해서 자당 유승민을 적으로 삼는 끊임없이 적을 만드는 ‘두 국민 정치’”라며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의 기본을 파괴,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도보수 vs 박근혜 보수

이진복 연구원은 또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의 제로섬 게임이 지지층의 이탈로 귀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유승민과 싸우는 박 대통령을 선택할 경우 협소한 고정 지지층으로 축소되고 김무성․유승민 라인을 선택할 경우 확장력은 있으나 당청 갈등이 격화돼 내년 총선에서 고정 지지층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연구원은 “박 대통령은 김무성, 유승민을 ‘배신자’로 간주한 것은 ‘자기 정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내포돼 있다”고 전제하고 “박 대통령의 최종 목표는 유승민이 아닌 김무성 교체”라고 진단했다.

그 이유에 대해 “안정적 대중기반 없는 김무성은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완전한 ‘박근혜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권의 파워게임에서 김무성·유승민 새누리당 지도부 체제가 패할 경우 ‘유연한 새누리당’은 사라지고 ‘전근대적’ 새누리당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반대로 박 대통령이 김무성·유승민 체제를 교체하지 못할 경우 당청갈등이 지속되면서 무능하고 무책임한 세력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돼 총선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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