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대 사기CP' LIG 구자원 일가 특별사면 가능할까?...KB손보 노조, 사면 반대 '탄원서'

e금융 / 이수근 기자 / 2015-07-29 13: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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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그룹 구자원 회장 항소심서 '집행유예'...LIG 넥스원 구본상 전 부회장과
차남 LIG건설 구본엽 전 부사장은 각각 징역 4년, 3년 실형 선고받아 복역 중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정부가 8.15광복절 특별사면에 비리로 구속 수감 중인 재벌총수들을 포함 시킬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갤럽은 최근 재벌총수 등 기업인 특별사면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54%가 사면에 반대했고 찬성은 35%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의견 유보는 11%였다. 세대별로 찬반 의견이 크게 갈렸다. 50대(55%) 이상에서 사면 찬성 응답이 많았고 40대 이하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특히 30대에서 80%의 압도적인 반대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재벌총수 등 기업인 특별사면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과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7%와 34%로 나타났다. 반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과 ‘전혀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33%와 19%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 조사에서 보듯 죄를 짓고 수감 중인 재벌총수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는 사면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 이같은 여론에도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은 사실상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런 가운데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이하 KB손보) 노동조합이 최근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사면 반대 탄원운동을 벌여 주목을 받고 있다.

KB손보 노조는 지난 20일 ‘LIG그룹 구자원 회장 일가에 대한 특별사면을 강력히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통해 “과거 LIG손해보험 대주주로 있으면서 기업어음을 사기적으로 발행해 일반인 피해자들을 대규모로 발생시킨 구자원, 구본상, 구본엽이 (815광복절) 사면대상에 거론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경영권 사수라는 사익을 위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경제질서를 파괴한 중범죄자인 LIG그룹 구자원 회장과 그 일가에 대한 사면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기업어음을 사기적으로 발행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여전히 후안무치한 구자원 일가에 대한 사면이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근간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 법의 잣대에 따라 처벌하고 재벌들을 ‘경제살리기’의 미명으로 봐주기에 급급한다면 국민들의 박탈감과 분노로 인해 우리 사회는 죽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LIG그룹 구자원 회장과 구본상, 구본엽 형제는 지난 2012년 11월 계열사 지분을 회수해 경영권을 지키려고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 모아 회생불능 상태인 LIG건설 명의로 2,150억 원 상당의 기업어음(CP)을 무단 발행해 부도 처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에게 적용된 죄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였다.

당시 이들의 사기 행각으로 인한 피해자만 700여 명에 달했다. 이 후 재판 과정에서 구자원 회장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그의 두 아들인 장남 LIG 넥스원 구본상 전 부회장과 차남 LIG건설 구본엽 전 부사장은 각각 징역 4년,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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