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최순실 청문회 대유감

People / 노금종 발행인 / 2016-12-22 14: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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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금종 발행인
[일요주간 = 노금종 발행인] 최순실 청문회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규명하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함께 국정농단 인물들이 얼마나 후안무치한 자들인지 그 실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출석 증인의 엄연한 위증은 물론 기억이 집단 치매 걸린 듯 비논리적 진술, 무엇이 죄송인지도 모르고 마냥 사죄하는 모습은 정말 볼 쌍스러웠다.

그간 진행된 청문회는 한마디로 ‘맹탕’이었다. 의욕만 앞선 국조위원들은 발뺌으로 일관하는 증인들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속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여야 위원 대부분은 이미 밝혀진 의혹을 재탕하거나 동떨어진 질의를 하기 일쑤였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7일 2차 청문회 당시 최순실을 모른다고 잡아떼다 "최순실이란 이름은 내가 못 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며 말을 바꿔 명백한 위증이란 불명예로 모처럼 자살골을 넣었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대법원장을 포함한 법관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다는 폭로는 어안이 벙벙할 정도이다.

이처럼, 엉망이 돼 버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는 국민들에게 어떤 충격과 교훈을 남기고 있을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회 청문회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증을 하는 증인을 처벌하기 위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이나 감정을 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전무하다. 특검 수사 대상이 된 증인들이 ‘미리 혐의를 시인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아래 위증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를 비롯해 언니인 최순득씨, 전 남편인 정윤회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은 각종 이유를 들어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조특위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며 대응했지만 1-4차 청문회까지 동행명령에 응한 증인은 25명 중 단 1명에 불과하다.

청문회 증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 결과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된다. 동행명령에 불응하면 국회 모욕죄를 적용,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동행명령 자체에는 강제성이 없는 만큼 증인이 처벌을 감수하고 출석을 거부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어 추후 청문회도 ‘맹탕’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이에 불출석하는 증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정부가 기밀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해 청문회 실효성을 높이자는 주장이 많다. 실제 국회에는 증인의 국회 동행명령 거부 시 기존 벌금형에서 징역형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 등의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그리고 임시국회에서 위증죄, 국회모욕죄를 엄벌하기 위해 적극적인 법 개정이 절실하다.

국조특위에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의혹이나 정황 증거를 파악하지 못한 채 검찰 공소장이나 이미 제기된 의혹을 바탕으로 질의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드러났다. 여야 의원 17명이 돌아가면서 7분씩 질문하는 현재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청문이 용이하지 않다. 당이나 국회 내부 기구인 예산 처나 입법조사처 등과 연계하고 협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특위 위원들이 위증과 관련한 의혹에 휩싸였다는 것만으로도 국정조사특위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관련 의혹은 우선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 그 동안 특위가 기대에는 못 미칠지언정 많은 사실들을 밝혀냈고, 국민적 기대 또한 여전하다. 국회 차원에서의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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