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이재명 성남시장의 정치실험 대주목

정치 / 소정현 / 2016-12-26 14: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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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반기문과 3강 구도 안착 추세 지속될까


[일요주간=소정현 기자]

박근혜 탄핵정국서 가파른 지지세


여의도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기성 정치에 반감을 품고 이재명 시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특히 그의 지지율은 최순실 게이트가 촉발되면서 연신 파죽지세다. 이재명 시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초기부터 간결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던졌다.

지난 8월 말만 해도 3%대에 머물던 이재명 시장 지지율은 10월 마(魔)의 5%를 돌파하더니 11월 21일 여론전문기관 타임리서치 대선선호도 조사에서 문재인 반기문에 이어 3위(14.5%)를 기록했다.

12월 1일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전주대비 3.2%p 오른 15.1%로 3위를 차지했다. 그의 최고치는 3주 연속 경신했다. 이제는 문재인, 반기문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3강 구도에 안착 추세다.

이재명은 2010년 성남시장에 출마하여 당선된 지 한달만에 모라토리엄(채무지급 유예)을 선언하고, 3년 6개월 만에 빚을 다 갚는 경영 실력을 보여준다. 이런 성과로 연임에 성공하여 현재 성남 시장으로 재임 중에 있다.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이재명 시장의 인기가 급상승한 이유는 그 동안 성남시 경영 실적과 금번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에 정치인으로서의 철학 그리고 사이다 같은 시원하고 선명한 발언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덕분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에서 다른 대선 후보들이 입장 표명을 유보할 때 이재명 시장은 누구보다 먼저 대통령 퇴진을 주장했다. 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불이 붙자 이재명 시장이 가장 먼저 거리로 나섰다. 박 대통령을 향해 “지금 당장 대한민국의 권한을 내려놓고 즉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칠 땐 참가자들의 환호는 절정에 이르렀다.

시련과 도전으로 점철된 인생역정


이재명은 1964년 경상북도 안동의 산골에서 다섯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산꼭대기에서 산전을 일구며 살았다. 화전이 힘들어진 그의 아버지는 일자리를 찾아 성남으로 올라왔다. 7남매(5남2녀) 9식구가 반지하 단칸방에서 생활했다. 아버지는 시장에서 청소를 했고, 어머니는 시장 화장실에서 일을 했다.

이재명은 초등학교 졸업 후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중·고등학교는 다니지 못했다. 1976년 경기도 성남시로 이주하여 1981년까지 5년 동안 상대원공단에서 노동자로 일했는데, 산업재해로 장애인 6급 판정을 받아서 병역이 면제되었다. 야구 글러브 공장에 다닐 때 프레스에 왼쪽 팔목 뼈 하나가 잘려나가 장애인 신세가 되었다.

삶이 너무 힘들어 자살도 두 번이나 시도했다.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 프레스에 왼쪽 팔목 뼈 하나가 잘려나가 장애인이 됐지만 공장 선배에게 두들겨 맞고, 찬 도시락을 먹으며 공장을 다녔다. 열일곱 살 사춘기일 때 장애인이라는 사실과 희망 없는 현실에 나는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연탄불이 꺼져 실패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자살을 시도했다가 자형이 구해 살아났다.

이후 죽자 살자 공부를 시작했다. 주경야독으로 1978년부터 검정고시를 준비해 고입과 대입에 합격하였다. 1982년 중앙대학교 법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후 1986년 졸업과 동시에 사법시험에 합격하였다. 1989년 사법연수원 18기 수료 후 변호사가 되었다.

그의 운명을 바꾼 사람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다. 판검사의 길을 포기하고 그는 사법연수원 시절 당시 노무현 변호사의 강연을 듣고 '사회운동에 나서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후 그는 1989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하는 한편, 사실상 고향인 성남에서 시민운동에 나섰다.

경기도 이천시와 광주시에서 노동상담소장으로 활동하고, 시국사건·노동사건 변론 등을 맡았다. 1994년에는 성남참여연대(구 성남시민모임)를 결성했다.

2005년 8월 23일 열린 우리당에 입당함과 동시에 성남시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아 성남시장에 출마했으나, 당시 노무현 정권 심판론이 불거지면서 낙선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정동영 캠프 대통령 후보 비서실 수석부실장으로 활동했고 2008년 총선에서는 성남시 분당구갑에 전략 공천되었지만 선거에서 패배했다.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다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출마하였다. 성남시 전역에서 51%를 얻으며 성남시장에 당선되었다.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후보로 출마해 연임에 성공했다.

시립의료원 조례 좌절이 발단


이재명 시장은 빚더미 성남시 재정을 정상화시켰다. 그리고 행정자치부 재정평가 3년 연속 우수평가인 ‘가’ 등급을 받았다. 지금은 한 푼의 지방채 발행도 안 하고 시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10월 2일 프로축구 구단 성남일화를 인수하여 시민구단 성남FC로 재창단하면서 다시금 화제가 된 이재명 시장. 그의 시정 운영 능력을 조목조목 알아본다.

이재명 시장에 주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늘 시민의 입장에서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시장은 시정의 꿈을 이루기전 전국 최초로 주민이 발의한 시립의료원 조례가 시의회에서 47초 만에 날치기 폐기되는 것에 항의하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수배됐던 적이 있다. 교회 지하에서 시장이 돼 직접 시립의료원을 만들기로 결심한 날짜가 바로 2004년 3월 28일 오후 5시다.

그의 결실은 12년 후에 결실을 보았다. 성남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설립되는 공공병원으로 대한민국 공공의료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성남시의료원이라는 정식 명칭을 갖게 된 것이다. 2016년 5월 19일 성남시의료원(SCMC)이란 명칭으로 지방의료원법으로 설립되는 비영리 법인으로 정식 법원등기를 완료했다. 2017년 개원을 앞두고 있다.

성남시의료원 설립이 진척되지 않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직접 시립의료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선도적 위민 행정 전투적으로

이재명 시장은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때 그는 ‘메르스전사’ 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메르스 현황이 비공개일 때 전국에서 최초로 자신의 SNS를 통해 성남시 메르스 현황을 전격 공개했다. 메르스 현황이 비공개로 진행될 때 이 시장의 행동’은 국민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시장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늘 정부 방침에 맞장을 떴다.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람도 없다. 이 시장은 자신이 추진한 3대복지사업을 반대해온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물러서지 않았다. 2016년 1월 20일 중앙 정부와 경기도의 반대를 무릅쓰고 청년배당·무상교복·산후조리지원 등 3대 복지사업을 강행했다.

성남시는 올해 청년배당과 공공산후조리원 지원 사업, 무상교복 지원 사업 지원금을 확보된 예산(194억원)의 절반인 98억3500만원 수준에서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청년배당(확보예산 113억원)은 성남시에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시민 1만1300여명에게 우선 지급한다. 분기별로 예산의 절반인 12만5000원씩 연 50만원을 성남에서만 사용가능한 지역화페로 주기로 했다. 일률 지급은 관리경비를 절감하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유럽에서 이미 새로운 복지모델로 도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재명 시장은 설명한다.

이재명 시장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현금으로 줬을 경우에 그걸 친구한테 선물로 줄 수도 있고 부모님 용돈을 드릴 수도 있고 쓰는 건 자유죠. 그걸 쓰지 말라고 특정 용도를 반드시 정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지나친 제약이죠. 어떤 문제든 없겠습니까?”

이재명 성남시장은 “무상교복 사업 역시 다양하게 펼쳐질 서민 복지정책의 일부"이다 면서 "중학생이 되면 의무적으로 교복을 착용해야 하지만 고가와 가격담합 논란으로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시가 교육청에 지급하는 '교육경비 보조금'에 무상교복 예산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연이어 이렇게 말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정부에서 독립해 고유의 자치권과 자치재원으로 주민복지정책을 펼칠 권한이 있다"라며 "박근혜 정부의 지방자치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라고 맹비판한다. 정부는 성남시를 사회보장기본법 위반으로 대법원에 제소하자, 성남시는 헌법재판소에 대통령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했다.

성남시는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와 관련된 협의 요청을 정부가 거부하자, 2015년 12월 "대통령의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 행위가 지자체의 자치권한을 침해해 무효이며, 사회보장기본법으로 규정한 지자체장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또는 변경 시 복지부 협의·조정권은 위헌이다"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정부의 동의 없이 지자체가 독자적 복지사업을 시행하면 사회보장법 위반으로 규정해 사업비만큼 교부세를 감액하는 시행령을 만들었다"며,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 지방재정 개혁 추진안에 반대하며 2016년 6월 광화문 광장에서 11일 동안 단식 투쟁을 벌였다.

이처럼 정부에는 단호하게 대응하지만 시민들의 입장에는 대화와 타협을 견지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개고기 거래 시장인 성남 모란시장에서 개 보관·도살시설 협의가 단적인 실례다. ‘혐오 논란’을 불러오는 개 보관과 도살시설 전부를 자진 철거하기로 합의하고, 시는 환경 정비를 통해 이들의 업종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세월호 의혹 진상규명 최선봉장


2014년 12월 말경 경기도 이재명 성남시장은 ‘세월호 실소유자 논쟁’에 가담해 인터넷을 달군바 있다. 그 이유를 단적으로 이렇게 들었다.

첫째, 선박의 화장실 휴지에서부터 직원 휴가까지 80여 가지 사항을 시시콜콜 지적하는 국정원 지시사항은 국정원이 유자가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둘째, 대한민국의 모든 배는 사고 시 해군과 해경 같은 구조업무 국가기관과 소유회사에 먼저 보고하는데, 세월호만 유독 사고 시 국정원에 보고하게 되어 있고 실제 가장 먼저 국정원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최하 3천억 이상의 자산을 굴리며 선박투자 경력까지 있는 ‘양우공제회’의 존재를 주장했다. 이 시장은 “양우공제회는 국정원 기조실장이 이사장을 맡고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운영하는 법적근거도 없는 투자기관으로 모든 운영사항이 비밀로 취급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의 "노란리본 지겹다"는 말에 이재명 성남시장은 분노했다. 2016년 9월 8일 서울 종 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릴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관련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에 앞서 기자회견 도중 지나가던 한 여성이 자신의 옷깃에 단 노란리본을 보고 "지겹다"라고 하자, "우리 어미님의 자식이 죽어도 그런 말 하실 거야"고 되물으면서 버럭 화를 냈다.

또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11월 22일 박근혜 대통령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혐의는 '직무 유기'와 '업무상 과실치사'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 북에 "대통령의 제1 의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고, 세월호 침몰시 구조 책임자는 당연히 대통령"이라며 “22일 오후 2시 세월호 7시간 관련 직무 유기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박근혜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고 밝힌바 있다.

기득권 매사 저항 그의 미래는?


가족에 대해 이재명 시장은 “큰형은 왼발이 잘리는 산업재해를 당한 건설노동자이고, 누님은 요양보호사, 작은형님은 가구공장 페인트칠을 하다가 요즘은 청소 일을 하고, 막내 역시 청소노동자”라며, “여동생은 청소일을 하다 작년 새벽에 화장실에서 뇌출혈로 죽었다”고 말한다. 셋째형이 대학을 나와 회계사로 있지만 형제 자매들 대부분 힘들게 산다.

그는 “한국 사회 기득권 처제가 너무 견고하다. 그들이 볼 때 나는 너무 과격하고, 급진적이

다.”고 말한다. 이재명 사장이 맞서는 상대는 기초적 정의조차 없고 힘이 무쇠가 되어버린 사회, 즉 굴절된 기득권 체제이다. 바로 고 노무현 대통령이 온몸으로 항거했던 그 상대다. 그러나 그는 ‘바보 노무현’보다 영리하고 치밀해 보인다.

이재명 시장은 “현재와 같이 노동자를 쥐어짜고 기업·재벌 중심으로 경제가 움직이면 한순간에 경제가 망한다. 최대한 기회균등을 이뤄내야 한다. 나를 이념의 잣대로 규정하지 말아 달라. 나는 좌파 정책도 우파 정책도 다 갖다 쓸 수 있는 실용주의자”라고 강조한다.

또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지금 시대정신이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정성을 담보하는 데 있다고 본다. 저개발 단계에서 국가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해 성장할 때는 불평등을 피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확연히 다르다.(중략) 성공한 아웃사이더인 트럼프가 결국 미국의 국가권력을 차지했다. 물론 두 사람의 지향은 다르다. 트럼프는 경제에서는 성공한 기득권자지만, 샌더스는 사회적 약자와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추구해온 사람이다. 굳이 말하면 나는 성공한 샌더스가 되고 싶다.”

이재명 시장의 상승세는 우선 야권 주자 중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와 탄핵을 거론하고 구속 체포까지 언급하는 등 강성 발언을 하는 것이 분노한 대중의 지지를 끌어낸 보인다.

유시민은 이재명 시장에 대해 "그는 신상품이다. 유권자들은 오래된 정치인을 별로 안 좋아하고, 새로 나온 정치인을 좋아한다. 이재명 시장은 지금 새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SNS 지지자인 '손가락 혁명군'의 여론몰이도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시장은 이런 지지율을 순전히 팟캐스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뉴미디어로 일구어냈다. 그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를 직접 한다. ‘좋아요’도 반드시 자신이 누른다. 그는 제일 신속하게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SNS라고 확신한다.

그는 언론을 통한 검증은 물론 정치세력간 공방전에 본격 노출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민주당 대결 구도는 어떻게 될까. 당장 당내에서는 다수의 현역의원과 지도부에게 지지를 받는 문 전 대표가 우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은 호남이다. 이 시장은 당장 호남에서 반감을 살 이유가 없는 만큼 기회가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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