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행정법원에 이어 또다시 같은 판결...사 측, 대법원에 상고
오세윤 IT위원장 "AI 시대, 노동자 혹사는 황금 거위 배 가르는 격… 4.5일제 도입해야"
![]() |
| ▲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IT위원장). (사진=화섬식품노조 제공) |
법원이 IT 기업 알티베이스가 풀타임 근로시간 면제자(노조 전임자)에게 내린 낮은 인사고과와 팀장 보직 발령을 ‘부당노동행위’로 판결하며 노동계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판결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서울행정법원에 이어 2심 재판부까지 회사의 조치가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불법적인 지배·개입임을 거듭 재확인한 것으로 향후 IT 업계 내 근로시간 면제 제도 보호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 알티베이스 노조 지회장 불이익 조치, 2심도 “위법”
28일 화섬식품노조 알티베이스지회에 따르면 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17일 알티베이스 사 측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판결은 정당하며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다”고 판결했다.
앞서 2023년 6월 서울지노위는 “인사평가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에 해당하고, 인사 발령은 지배·개입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알티베이스는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같은 해 9월 중노위는 “사용자의 주장에는 이유가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알티베이스가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5월 서울행정법원은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인사 평가와 인사 발령은 모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적법하다”며 원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알티베이스는 고등법원에 항소했고 이번에 같은 판결이 내려지게 된 것이다. 회사는 이를 다시 상고하면서 이 사건은 대법원으로 가게 됐다.
노조는 이번 판결을 두고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차별적 인사평가뿐 아니라 관련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일방적 인사발령 역시 부당노동행위임을 사법부가 거듭 확인한 것”이라며 “근로시간면제 제도의 취지와 노동조합 활동의 정당성을 재차 인정한 판결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법원, 인사평가 저하·팀장 발령 모두 ‘지배·개입’ 판정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창훈 알티베이스지회장은 당시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활동했으나 사 측은 2022년 인사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근거로 평균 미달의 성과급 지급을 통보했다. 이어 지노위 판단이 진행 중이던 2023년 4월 회사는 지회장을 실무 업무 수행이 불가피한 팀장직으로 발령 냈다.
노조는 이를 노조 활동을 약화하기 위한 인사상 불이익이자 지배·개입 행위로 규정하고 구제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사법부는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차별적 인사평가와 분쟁 중 강행된 일방적 인사발령은 모두 부당노동행위”라고 거듭 판시했다.
![]() |
| ▲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2026년 공동요구안 중간보고회'. (사진=화섬식품노조 제공) |
◇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2026년 공동요구안 ‘주 4.5일제’ 채택
이러한 개별 기업의 분쟁을 넘어 IT 산업 전반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12개 지회 참여)는 지난 3월 24일 경기도 판교에서 '2026년 공동요구안 중간보고회'를 열고 ‘주 4.5일제’를 차기 공동요구안으로 채택했다.
IT위원회는 2025년 이미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치위 설치 ▲인사 평가 기준 공개 ▲전환배치 절차 개선 ▲기업 변동 시 노동자 권리 보호 등 4대 요구안을 발표해 주요 기업들의 부분적 수용을 이끌어낸 바 있다. 2026년 요구안에 추가된 ‘주 4.5일제’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사회적 흐름과 함께 AI 기술 발전에 따른 창의적 업무 집중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배경으로 한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포괄임금제 퇴출을 넘어 이제는 고용불안과 공정 평가 등 업계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노조법 2·3조 개정을 통해 모든 ICT·소프트웨어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윤 IT위원장(부위원장) 역시 “AI 시대에 노동자를 혹사시키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주 4.5일제로 근무시간을 줄이고 그 여력으로 주니어를 채용해 산업의 미래를 밝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IT위원회는 2026년 각 사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해당 요구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합의가 어려울 경우 산별노조 차원의 연대를 통해 이를 관철해 나갈 방침이다.
일요주간 / 하수은 기자 jlist@naver.com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