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복장·로고 부착 지시했는데 사용자가 아니다?" 노동계, BGF의 이중잣대 비판... 사측 "노란봉투법 대상 아냐"

현장+ / 김상영 기자 / 2026-04-28 14: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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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법원 판례 통해 확인된 화물노동자 종속성… 업무 수행 전 과정 원청이 통제"
BGF, 점주 피해 가중시키는 불법 파업 규정… "실무협의와 사용자성 인정은 별개 사안"
화물연대-BGF로지스 3차 교섭 '평행선'… 노동계, 5월 1일 노동절 앞두고 총력 투쟁 예고
BGF로지스 "우리는 교섭 주체 아냐" 선긋기… 노조 "실질 지배력 행사하며 책임 회피"
▲ 공공운수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 기자회견 모습. (사진=공공운수노조 제공)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서울지노위)가 대형 물류사인 CJ대한통운과 (주)한진의 화물연대 교섭 요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화물노동자의 노동자성과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서울지노위 판정은 실질적으로 노동조건을 지배·결정하는 원청사가 ‘진짜 사장’임을 사법기관이 재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화물연대를 ‘법외노조’라 지칭하며 교섭을 거부해온 행태는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 서울지노위, 원청 사용자성 인정… “화물연대는 적법한 노조”

지난 27일 서울지노위는 화물연대본부가 CJ대한통운과 한진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시정신청’을 인용했다. 이는 사 측이 교섭 요구 노동조합 명단에서 화물연대를 고의로 누락한 것에 대한 시정 명령으로 노동계는 이를 통해 원청의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이 입증된 ‘원청 사용자성’ 판결로 풀이하고 있다.

노조 측 법률 대리인인 민현기 노무사는 “화물연대본부는 설립 신고를 마친 산별노조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업종본부로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법내노조”라며 “BGF가 주장하는 ‘법외노조’ 논리는 노동조합 제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억지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 “비조합원 배차 강제·물류 이관 직접 관장 등 원청 지배력 명백”

기자회견에서는 CU 화물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실질적 종속관계에 대한 증언이 잇따랐다. 노동자들은 형식상 지역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있으나 실제 배차 체계와 물량 배분, 업무 지침 등은 원청인 BGF리테일과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가 결정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파업 돌입 후 사 측이 비조합원들에게 배차를 강제하고 물류 이관을 직접 관장한 사례 등은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보여주는 결정적 근거로 제시됐다.

노조는 최근 발생한 화물노동자 사망 사고의 근본 원인 역시 ‘노란봉투법’ 때문이 아니라 원청이 ‘고용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6차례에 걸친 교섭 요청을 외면하고 물량 축소와 손해배상 압박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 “대리운전·보험설계사 등 이미 교섭 중… 실질적 지배력이 기준”

이날 연대 발언에 나선 건설·대리운전·학습지 산업 노조 등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교섭이 이미 산업 현장에서 안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대리운전노조의 단체협약 체결, 코웨이 방문점검원들의 협약 사례를 언급하며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질’에 따라 누가 수수료와 업무 기준을 결정하는지가 교섭의 정당한 잣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이번 판정을 계기로 소모적인 논란을 매듭짓고,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며, “BGF리테일이 사용자 책임을 다하고 고(故) 서OO 열사의 명예를 회복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종료 후 노조는 BGF리테일 측에 성실 교섭 촉구 서한을 전달하며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압박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지난 26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서 열린 화물연대와 BGF로지스의 3차 실무교섭은 이튿날 새벽까지 밤샘 협상으로 이어졌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 BGF로지스 “화물연대, 노란봉투법 대상 아냐… 불법 파업으로 점주 피해”

반면 BGF로지스는 지난 23일 입장 자료를 통해 “화물연대가 물류 원청인 BGF로지스가 아닌 BGF리테일을 교섭 대상으로 요구하는 것은 사업 구조상 타당하지 않다”고 맞섰다. 사 측은 BGF리테일이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어 교섭 주체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했으며, 최근 진행된 상견례 역시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일 뿐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사 측은 화물연대의 ‘전국 단위 일괄 교섭’ 요구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로지스 측은 “센터별 물량과 운행 거리 등 지역 특성이 상이해 일률적인 단가 적용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그럼에도 일괄 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화물연대의 세력을 키우고 전 산업에 걸쳐 교섭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파업 규모에 대해서도 노조 측 발표를 정면 반박했다. 사 측은 “전국 CU 배송기사 약 3,500명 중 화물연대 가입자는 7~8% 수준에 불과하다”며, “현재 참여 인원 상당수는 CU 배송 업무와 무관한 외부 인원”이라고 주장하며 파업의 대표성을 부정했다. 유류비 부담 문제에 대해서도 “실비로 지급 중이며 고유가에 따른 추가 비용 역시 회사가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건은 없으나, 향후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할 경우 절차에 따른 검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 공공운수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 기자회견 모습. (사진=공공운수노조 제공)

◇ 화물연대 ‘투쟁지침 1호’ 발동… 민주노총 총력 투쟁 예고

BGF로지스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교섭이 난항을 겪자 노동계는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미 ‘투쟁지침 1호’를 발동해 전국 조직을 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했으며 위원장의 지침 하달 시 전 조합원이 운전대를 놓고 ‘비상총회’에 집결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민주노총 총연맹까지 가세해 28일 서울 BGF 본사와 진주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투쟁 규모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5월 1일 노동절 전까지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총연맹 차원의 강력한 지지 투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20일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파업 대체인력 차량에 조합원이 치여 숨지면서 촉발됐다. 노조는 이번 사고가 원청의 교섭 거부와 무리한 대체수송 투입이 부른 ‘예고된 비극’이라 규정하며 물러섬 없는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일요주간 / 김상영 기자 ilyoweekl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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