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담배사업법 개정안 발의됐지만 3년째 국회에 계류 중...합성 니코틴 담배로 규정안 돼 단속·과세 무방비 속 매장 급증
-담배소매인허가증 없이 영업 C업체 측 “합성 니코틴 액상을 판매하는 소매점을 불법 매장으로 지칭할 법률적 근거 전무”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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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소매인허가증을 받지 않은 채 경기도 분양 지역에서 영업 중인 매장.(사진=제보자 제공) |
“현행법상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사용한 전자담배는 담배로 규정돼 있지 않아 ‘담배소매인허가증’ 없이도 누구나 전자담배를 판매할 수 있다. 이 같은 법의 맹점을 틈타 전자담배 매장들이 우후죽순 생겨 나면서 합법적으로 장사를 하는 기존 전자담배 매장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경기도 분당 지역에서 전자담배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담배소매인조합을 통해서 담배소매인허가증을 받지 않은 채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매장이 전국적으로 파악한 곳만 30여 개에 달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일요주간> 취재를 종합하면, 모든 담배(전자담배 포함)는 담배소매인허가증을 구청에서 발급받아 판매해야 하지만, 합성 니코틴을 액상을 판매하는 매장의 경우 현행법상 담배가 아니라는 이유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존 담배와의 형평성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줄기·뿌리 액상니코틴의 경우 30ml당 6만 원 정도의 과세가 부과하고 있는 반면, 합성 니코틴 액상은 담배로 규정돼 있지 않아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A 씨는 “몇 년 전 해외에서 의료용으로 사용되던 합성니코틴이 국내에 반입된 이후 전자담배 액상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며 “문제는 이 같은 신종 액상형 전자담배가 담배사업법상 담배가 아리라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때 연초의 ‘뿌리’나 ‘줄기’에서 추출한 액상 니코틴도 담배로 분류가 되지 않다가 2020년 12월 담배에 포함돼 과세 대상이 된 이후 (국내 담배사업법 규제 대상이 아닌) 합성 니코틴이 수입이 급증하면서 매장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담배소매인허가증을 받지 않았는데도 전자담배 간판을 걸고 버젓이 장사를 하고 있다”며 “유사 담배가 기승을 부리며 담배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수년 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기획재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행 담배사업법에서 담배는 연초 식물의 잎을 가공한 원료로 제조된 제품에 한정돼 있다. 합성 니코틴은 담배에서 제외돼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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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담배소매인허가증을 받지 않고 영업하는 매장이 파악된 곳만 30여 곳에 달한다. 사진은 전국 불법 매장 리스트.(자료=제보자 제공) |
A 씨는 “매장 단속을 요구하는 민원을 구청이나 기획재정부에 제기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법적으로 규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에서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가게 안에 현금인출기인 ATM기를 갖다 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며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세금 탈루의 온상으로 변질되는 등 온갖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자 B 씨는 “합성니코틴은 중국을 비롯해 독일 등에서 수입되고 있다”며 “지방의 한 합성 니코틴 제조업체는 한 달에 버는 수익만 10억 대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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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 상 합성니코틴 원료를 사용하는 액상은 담배의 규정을 받지 않는다.(사진=제보자 제공) |
담배소매인허가증을 받고 영업 중인 담배 업계 일각에서는 기재부 등에 합성 니코틴을 조속히 합법화해서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는 전자담배 업자들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담배소매인허가증 없이 영업 중인 C 업체 측은 “현행 담배사업법 제2조 제1호는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담배로 규정하고 있다”며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한 제품에 대해서는 그 어떤 규정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합성 니코틴 액상을 판매하는 소매점을 불법 매장으로 지칭할 법률적 근거가 전무한 상태이다”라고 항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전자담배 액상의 99%가 합성 니코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해당 브랜드는 300여 개에 달한다.
한편, 2019년 당시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 등이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3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인 상황이다. 당시 법안에는 담배의 정의에 니코틴을 추가해 합성 니코틴도 담배의 원료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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