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사내 이메일 차단·삭제...지노위 "부당노동행위"

사회 / 황성달 기자 / 2021-06-04 14: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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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삼성디스플레이노조가 청구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에 대해 청구취지 5건 중 2건 부당노동행위 인정

[일요주간 = 황성달 기자]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차단·삭제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가 맞는다는 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금속노련 삼성디스플레이노조가 청구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에 대해 청구취지 5건 중 2건을 부당노동행위라고 봤다.

한국노총 금속노련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3월15일 단체협약에 근거해 사내 전산망으로 직원들에게 산업안전에 관한 설문 이메일을 발송하려고 했으나 사측은 이를 금지·차단했다.  

 

▲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최주선.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3월19일에는 노조가 이전에 발송한 메일을 수신자인 직원들의 메일 보관함에서 무단으로 삭제했다. 또 같은 날 노조가 사내 전산망으로 해외 출장자들의 근로조건에 관한 설문 메일을 발송했지만, 사측은 해당 메일까지 삭제했다.

이외에도 사측은 노동조합이 쓴 노사협의회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서 삭제했다. 사측의 삭제 조치 사실을 전 직원에게 알리는 이메일 발송도 차단했다.

그러자 노조는 “사측의 시설관리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조합 활동은 정당한 행위로 인정돼야 할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에서 사내 전산망을 이용한 조합 활동에 사측도 동의했다면 단체협약을 임의로 축소 해석해 조합의 사내 전산망 이용을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충남지노위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다.

쟁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단체협약에서 노조가 조합 활동으로 사내 전산망을 이용해 이메일 발송을 합의했음에도 노조 이메일 내용을 문제 삼아 발송행위를 차단하거나 발송한 이메일을 삭제하는 것이 노동조합과 노동관계조정법의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였다.

충남지노위는 이러한 회사 측의 2가지 행위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성립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지노위는 노사협의회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 등을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서 삭제 조치하고, 이를 모든 직원에게 알리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차단한 것은 기각했다.

노조는 기각된 부분에 대해 논거를 보강,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은 “삼성그룹사 사측은 그동안 사내 전산망을 이용한 정당한 조합 활동에 대해 게시글과 이메일 등을 삭제하고 징계를 운운하는 방식으로 노조를 압박해왔다”며 “이번 지노위의 결정으로 그동안 삼성그룹사 소속 노조들의 사내 전산망을 이용한 조합 활동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지난 2월부터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달 27일 열린 제8차 단체교섭에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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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달 기자

황성달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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