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硏, 정용진 등 신세계 총수일가 보수 151억원...'미등기' 법적 책임 회피하고 보수는 월등

스페셜 / 김상영 기자 / 2021-06-02 14:38:34
  • 카카오톡 보내기
-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책임경영' 위해 총수 '등기' 임원 등재 필요
- ‘미등기’ 임원임에도 경영권 쥐락펴락, 보수도 ‘등기' 임원 보다 많아
- 롯데 신동빈, 그룹에 영향력 행사하면서도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

[일요주간 = 김상영 기자] 국내 상위 10대 그룹 소속의 상장기업은 총 106개사로 이 중 총수가 법적 책임을 가지는 ‘등기’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곳은 총 9개사(8.5%)에 불과했다. 반면 총수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곳은 총 14개사(13.2%)로 이들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아 주요 의사결정의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움에도 기업의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이하 연구소)의 '10대 그룹 총수일가의 미등기 임원 등재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총수를 포함한 총수일가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유리한 ‘미등기’ 임원임에도 ‘등기’ 임원으로서 회사를 대표하고 있는 전문경영인 보다 월등히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newsis)

 

보고서는 “‘책임경영’ 을 위해 총수의 ‘등기’ 임원 등재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그룹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총수 및 총수일가의 상당수는 ‘미등기’ 임원으로,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으며 ‘등기’ 임원인 전문경영인(대표이사)보다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위 10대 기업집단 소속 상장기업 106개사 중 83개사(78.3% 비중)는 총수가 직책이 없음에도 총수의 실질적 지배력 하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유통가의 양대산맥인 롯데그룹와 신세계그룹 총수일가의 경우 ‘미등기’ 임원임에도 막강한 경영권을 쥐고 있으며, 보수도 법적 책임을 지고 있는 ‘등기' 임원 보다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그룹 총수로서 그룹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미등기’ 임원(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심지어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의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으로 법적 책임을 지고 있는 강희태 대표이사의 보수보다 1.5배의 보수를 받았으며, 롯데칠성음료의 이영구 대표이사보다 1.9배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그룹은 총수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중인 사례가 다수 발견(7건)돼음에도 총수 본인이 ‘등기’ 임원으로 재직중인 사례가 없어 권한과 책임을 일원화하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이 제기됐다.

 

▲신세계 미등기 총수일가의 보수 현황.(자료=대신지배연구소)

신세계그룹의 총수일가는 모두 ‘미등기’ 임원인 것으로 조사됐고, 총수인 이명희 회장을 비롯해 이명희 회장의 배우자인 정재은 명예회장은 신세계 그룹으로부터 각각 39억5400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이명희 회장의 두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각각 33억6800만원, 29억6000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이명희 회장의 사위인 문성욱 부사장은 8억8800만원을 받아 ‘미등기’ 임원인 총수일가가 그룹으로부터 받은 총 보수는 151억2400만원에 이른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김남은 팀장은 “‘미등기’ 임원인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로부터 받은 보수는 ‘등기’ 임원인 차정호 대표이사가 받은 보수의 2배가 넘었고, ‘미등기’ 임원인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로부터 받은 보수는 ‘등기’ 임원인 강희석 대표이사가 받은 보수의 1.6배에 달해 ‘책임경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등기’ 임원과 ‘미등기’ 임원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는 이사회의 구성원이 되는지 여부이다. ‘등기’ 임원은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사회에 참여해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권한과 그에 따르는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되므로 총수 및 총수일가의 등기 여부는 권한과 책임의 일치여부, 즉 ‘책임경영’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김남은 팀장은 “사내이사의 충실한 직무수행을 위해 무분별한 겸직을 지양 할 필요가 있지만, 대규모 내부거래, 대규모 지분투자 및 시설투자, 이사·집행임원·감사의 선임과 해임 등 기업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총수가 ‘등기’ 임원으로 등재 되지 않는다면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미흡한 한국의 경영환경과 총수가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될 수 없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지배주주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총수가 ‘등기’ 임원으로 등재되지 않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0대 그룹의 현상을 전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비상장기업까지 확대해 살펴보면 그 현상은 두드러지며, 추세를 볼 때 개선을 기대하기 쉽지않다”면서 “총수의 ‘등기’ 임원 등재 비율은 2018년도에 0.3% 소폭 상승한 점을 제외하고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우며 권한과 보수는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총수들이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학습한 결과로 판단되며, 이러한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