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염태순 회장 내부거래로 편법 증여 의혹

e산업 / 강현정 기자 / 2024-10-17 14: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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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에 지분줬다 비싼값에 사들여
세금 덜 내고 경영권 강화…내부정보 활용
▲ 신성통상 염태순회장 <사진=신성통상 홈페이지 갈무리>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국내 패션 브랜드 탑텐, 지오지아 등을 보유한 중견기업 신성통상 염태순 회장이 내부거래를 통해 자녀에게 편법으로 증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염 회장은 2021년 6월 7일 세 딸인 염혜영·혜근·혜민씨에게 신성통상 지분을 4%(574만여주)씩 증여했다.

이에 따라 염 회장의 지분은 8.21%로 감소했다. 증여 당시 주가가 2천645원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증여액은 152억원 수준이다.

증여가 이뤄진 약 3개월 후인 9월 신성통은 당기순이익이 약 7배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28억9732만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26억5229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신성통상은 “수출 부문 흑자전환 및 패션부문 원가율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공시 다음 날인 9월 14일 신성통상 최대 주주인 가나안이 염혜영·혜근·혜민씨로부터 신성통상 주식 100만주씩을 주당 4천920원에 장외에서 사들였다. 매각 가격을 증여 당시 주가(2천645원)와 비교하면 세 자매는 이번 거래로 22억원씩의 차익을 거뒀다.

가나안의 경우 당시 대표이사는 염 회장이었고 지분 82.43%를 보유한 최대 주주는 염 회장의 아들 상원씨로 사실상 가족기업이다.

오 의원실 측은 “염 회장은 신성통상의 대표이사이자 주주로 세 딸에게 개인 주식을 증여할 당시 신성통상의 2021년 실적이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세 딸에게 증여하고 주가가 오른 뒤 자신이 대표로 있던 가나안을 통해 세 딸 주식 일부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현금증여를 한 셈”이라며 “가나안은 당시 장중 최고가(4천295원)보다 높은 가격에 세 딸의 보유 주식을 사줘 업무상 배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국정감사에서 강민수 국세청장은 신성통상 총수 일가의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 “당연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국정감사장에서 제기한 이슈이니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신성통상 편법 승계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올해에도 염 회장이 올 2월 세 딸에게 또다시 287만4168주씩을 증여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경영권을 확고히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염 회장이 지난 2월 세 자녀에게 신성통상 주식을 증여한 당시 주가는 1906원으로 1년 새 최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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