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주간 칼럼] 난파선 자유한국당, 표류하는 보수

People / 남해진 논설주간 / 2019-02-15 15:13:20
  • 카카오톡 보내기
▲ 남해진 논설주간

[일요주간 = 남해진 논설주간]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 글귀 얘기가 아니다. 경륜 높은 인사들이 줄줄이 고사(固辭)할 때, 그때를 기다려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널름 꿰찬 자유한국당 김병준 위원장의 역량에 대한 언급으로 애초 많은 사람이 가졌던 의문의 표현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는 지리멸렬한 민주당을 화타(華陀)의 칼과 의술로 기사회생시키고 문 정권을 탄생시킨 훌륭한 모사 김종인 위원장이 있었다. 유혈목이가 한 겹 허물을 벗고 뻘밭을 뒹군다 해서 살모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단칼에 ‘진박’을 쳐내지 못하고 친박과 비박이라는 장벽을 허물지 못했으며 환골탈태시키지 못한 게 유혈목이 화사(花蛇)의 한계였다. 어디 흉내 낸다고 될 일이었던가.

2월 27일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 날짜가 공교롭게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갖는 27일 28일 이틀간의 2차 북미 회담과 겹쳐진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고, 민주당으로서는 작년 지방선거에 앞서 있었던 1차 북미회담에 이어 기막힌 횡재수가 되었다.


전당대회를 몇 개월 뒤로 미루며 제대로 된 혁신을 앞서 고집하다가 해촉된 전원책 전 조강특위 위원의 해안이 놀랍다. 그렇게 되었어도 2차 북미 회담이 한국당 전당대회 날짜에 맞추어졌을까? 재 덮어쓰는 기분일망정 그런 일을 두고 ‘신북풍론’을 끄집어낸다는 것은 옹졸하고 치졸한 사고(思考)이다.

8명의 후보가 몸을 풀다가 전당대회 날짜를 두고 충돌했다. 6명이 연기하지 않으면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일촉즉발 전면 대치 상태의 내홍을 거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등록하면서 황교안 김진태 후보와 3파전으로 당 대표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과 지만원 씨가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터져 나온 ‘5·18’에 관한 부적절한 시대착오적 발언에 의해 정국이 지금 요동치고 있다.


  ‘광주 5·18 북한군 개입설’은 처음부터 야기되었던 일로, 그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국가기관에 의한 조사가 있었고 사실무근이라 결론지어진 사안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이런 비생산적 언행으로 난장판을 만들 일은 아니었다. 그뿐인가.

영어(囹圄)의 몸인 박 전 대통령은 대리인 유영하 변호사 입을 통해 당 대표 후보에 대해 ‘무엇을 해 주었느냐?’라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발언으로 자충수를 두었다. 황당한 착각 속에 옥중 정치를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치매성 투정인지, 의아스럽기 그지없다.

‘야당 복은 있다.’라는 말이 회자하고 있다. ‘5·18 북한군 개입설’, ‘박근혜 옥중 정치설’ 건은 김태우·신재민의 폭로사건, 손혜원·서영교 사건, 드루킹 김경수 사건, 대통령 딸 해외 이주 건 등 줄줄이 달려 나오는 악재에 시달리며 허우적거리던 민주당을 사지에서 탈출시켜주었다. 호재를 다 말아먹은 자유한국당의 자해·자폭 사건들이다.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 대해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이종명 의원은 제명,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유예, 김병준 위원장에게는 주의 조치를 했다.


  숭고한 희생에 대한 폄하·폄훼의 표현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그러나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홀로코스트 법’ 제정에 합의했다 하나 ‘5·18’에 관한 언급이 ‘표현의 자유’를 넘어 신성불가침의 성역이 될 수는 없다. 비록 비난을 받을지언정 국기를 뒤흔든 대역죄인이 아니다. 사안에 따라 의문을 가질 수 있고 헌법에 보장된 주관적 표현도 할 수 있다.

이참에 한 번 더 검증을 해서 명명백백 밝히면 될 일이며 제도와 장치를 통해 제한적으로라도 유공자 명단을 열람하도록 하면 될 일이다. 개인 정보나 사적 프라이버시를 앞세운다면, 국민 혈세가 지급되는 보훈 대상자임에 국민의 ‘알 권리’ 역시 충족시켜야 마땅하다.

손혜원 의원의 부친인 조선공산당 청년단원 출신 손용우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했고 북한 정권 수립 공신인 김원봉을 국가 유공자로 추서하려는 가당찮은 이 판에, 군인의 본분으로 명을 받은 계엄군 하급 장병에게 반란군이란 불명예 멍에는 얼토당토않다. 희생자와 동등한 예우와 명예회복이 필요하리라 본다.

‘비겁한 보수’라는 말이 있다. ‘5시간 30분 웰빙 단식농성’ 행위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나치게 조아리는 모습 또한 역겹고 비굴해 보인다. 여권 격분에 맞장구치듯 세 의원을 마냥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세울 일 아니다. ‘5·18 진상조사위’에서 남은 의문점을 검증하고 밝힌 후 법의 판단을 받으면 될 일이며, 지역 유권자의 심판에 따르게 하면 될 일이다.

적폐 청산이란 이름으로 사법부 결정까지도 뒤집어 깨 털 듯 탈탈 터는 여당의 ‘내로남불’과 막무가내 불통 정치하에 20년 집권은 어불성설이다. 오리무중 시계(視界)에 오합지졸 뒤죽박죽의 난파선 ‘자유한국당호’로는 다음 정권 창출은 불가능하다. 진보는 날뛰고 보수는 표류하고 있다. 나라는 혼란스럽고 국민의 시름만 깊어간다.

 

◈ 남해진 논설주간 프로필

* (현) 한국도심연구소 / 소장

* (현) 박정희 대통령 현창사업회 /회장

* (현) 정수진흥회 수석부회장

* (전) 김범일 대구시장 정책협력 보좌관

* (전) 자민련 부대변인, 대구시당 대변인

* (전) 한나라당 대구시당 수석부대변인

* (전)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 수석대변인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