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김완재 기자] 한국 수출품목의 주력인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수출입 부진이 이어지면서 마이너스 성장률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규모와 비중을 고려할 때 자동차 부문도 반도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20일까지 한국의 누적 수출은 전년대비 11.7% 감소했고 수입은 17.3% 감소했다. 이는 1월의 전체 수출입 변동률이었던 –5.8%, -1.7%을 각각 하회해 더욱 부진한 수치로, 반도체의 수출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마이너스 효과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안 연구원은 “(수출 부진의) 첫번째 배경은 역시 반도체(-27.1%)와 석유제품(-24.5%) 등 단가효과가 마이너스 기여를 하고 있는 주력 품목들”이라고 지적했다. 무선통신기기(54%)와 가전제품(14%), 의약품(45%) 등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 1.2% 정도로 낮아 영향력이 미미했다.
안 연구원은 두 번째 배경으로 최근 경기 부진이 두드러지는 ‘중국과 유럽으로의 수출 감소’를 꼽았다. 그들의 수입 수요 감소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총액의 20.9%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이 동반돼 불가피 하면서도 중국이나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처럼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전체 수출 둔화에 미치는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연구원은 “일반적인 경우 아직 단가효과만 마이너스로 나타날 뿐 물량과 유닛 기준 증가세는 플러스에서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동차 및 부품’을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향 비중이 33.3%로 높고, 백악관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한 수입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안 연구원은 “자동차 수입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상무부 보고서가 지난 17일 백악관에 제출된 만큼 대미 자동차 수출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여러가지 수단 가운데 작년 철강, 알루미늄에 적용된 사례에 비추어 일괄의 고율 관세보다는 쿼터제 도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수입 제한 조치를 앞둔 상황이 좋지 만은 않다”며 “대미 무역과 주력 품목에 가해지는 부담은 한국 수출에 결코 호재로 볼 수 없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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