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RE100·전력 자급 최적지" vs 용인시 "정책 신뢰도 무너져"
송전망 건설에만 72조… 환경단체 "호남 이전이 망국적 집중 막는 길"
용인시장 긴급 기자회견 "이미 1천조 투자 확정…이전론은 국가 망치는 길"
![]() |
| ▲ 전북대학교는 전남대학교와 함께 지난 11월 26일 전주 더메이호텔에서 '호남광역권 반도체 포럼·취업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사진=전북대 제공) |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인 반도체 산업의 입지를 두고 수도권과 호남권 사이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자급과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남부권 반도체 벨트’ 구상을 가시화하자, 이를 기회로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려는 호남권의 ‘분산 배치론’과 이미 본궤도에 오른 사업을 지키려는 용인시의 ‘사수론’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 “전력 풍부한 호남이 반도체 생존의 열쇠”
호남 지역 정치권과 환경단체들은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에너지 병목 현상’에 직면했다고 주장한다. 이병훈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특정 지역에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는 전력 사고나 기후 위기 발생 시 국가 전체의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며 호남 분산 배치를 ‘국가 생존의 문제’로 규정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이전론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에너지 자립도다. 호남은 영광 한빛원전의 기저전력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의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논리다. 또한 비수도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수조 원의 송전망 건설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감수하느니 전력 수요처인 반도체 공장을 공급지인 호남으로 옮기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분석이다.
![]() |
| ▲ 기자회견하는 용인시아파트엽합회. (사진=newsis) |
◇ “이미 480조 투입된 국가 프로젝트…흔들면 국익 훼손”
반면 용인시와 반도체 업계는 호남 이전론을 ‘터무니없는 정치적 발상’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1000조 원(삼성·SK 합산 시 약 480조 원 이상 투입 진행) 규모의 투자가 확정돼 보상과 인허가가 동시에 진행 중인 국명운이 걸린 사업”이라며 “반도체는 속도와 집적이 생명인데 이를 흔드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주장에 찬성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인력 수급과 집적 효과를 우려한다. 반도체 산업은 석·박사급 핵심 인력의 정주 여건이 성패를 좌우하는데 수도권을 벗어날 경우 인재 확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겪고 있는 인력난과 생산 지연 사례가 반대론의 주요 근거로 제시된다. 또한 기존 기흥·화성·평택·이천과 연계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의 시너지를 고려할 때 용인이 최적의 입지라는 입장이다.
◇ ‘투 트랙’ 전략이 대안 될까…정치적 합의 절실
현재 이 논란은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국가적 가치의 충돌로 번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남부 반도체 벨트’가 용인 산단의 전면 이전을 의미하는지, 혹은 신규 산단 조성을 뜻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투 트랙’ 전략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용인 클러스터의 연착륙을 전제로 하되 향후 증설되는 신규 팹(Fab)이나 첨단 패키징 공정,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으로 유치하는 ‘단계적 분업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국가 백년대계인 반도체 정책이 지역 이기주의나 정치 논리에 매몰되지 않도록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기술적 보완(HVDC 송전망 확충 등)이 시급해 보인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