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전만해도 음식에 조미료를 조금만 넣어도 예민한 고객은 미원 들어갔다고 지적하고 다시 만들어 줄것을 요구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조미료 넣지 않으면 맛이 없데요. 그냥 할머니 손맛이 변했다고 하니 답답하죠. 나는 내 집에 오는 손님들 모두가 다 내 자식 처럼 생각이 들어 조미료를 함부로 쓸수가 없어서 안쓴건데 이 오래된 옛집이 맛이 없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니 참..세월이 우습습니다. 그나마 우리집을 단골로 찾으시는 분들은 이미 나이들이 다 들어 더러는 죽고 해서 찾아오는 이도 거의 나이든 양반 들 뿐이네요. 몇년전에 내가 몸이 아파 잠깐 주방장을 들였는데 그 아줌마가 하는 말이 이전에는 조미료 반 스푼도 조심스레 넣었는데 지금은 커다란 국자로 한 국자 넣었는데로 손님들은 맛있게 먹는다면서 조미료 안쓰면 가게 망한다고 했어요. 지금 진짜 그 주방장 아줌마 말데로 맛없는 집으로 소문나고 있으니.."
인터뷰 내내 기자는 맘이 무거워 짐을 느꼈다. 경기가 안좋아 영업이 안될 수도 있지만 맛이 없어서 50년 전통의 한정식 집이 문을 닫는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현재 한국의 음식 조리 문화의 한 단면을 보는것 같았다.
아이들이 자주 먹는 과자에서 음료수 그리고 일반 백반에 정식까지 소위 말하는 미원 즉, L-글루타민산이 들어 가지 않은 것이 없다. 심지어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의 패밀리가 떴다에서 자칭 미식연구가라하는 윤종신이 맛을 내기 위해 늘 꺼내드는 비장의 무기가 라면 스프인데 이 스프의 절반이상이 조미료라는걸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현대인의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글루타민산이 인체에 해롭다는건 다아는 사실이다. 원자 구조상 인체의 호르몬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기에 각종 암이나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건강도 우선이지만 현대인의 입맛을 속이는 이 글루타민이 사용되고 있는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자칭 미식가들 조차는 아마 미원이 들어간 음식의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운 지경이 되어 버린 것이다. 조미 간장에서부터 치즈, 음료수, 과자, 차 등 모든 영역을 망라하고 글루타민산은 자리잡고 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부득이 길들여진 우리 입맛은 이미 글루타민산을 넣지 않은 음식은 맛없다고 느끼고 있다.
천연 조미료를 넣어도 마지막 마무리는 조미료를 넣어야 마음이 놓인다는 주방장의 고백이 마음을 때린다. 맛을 찾다 결국 독에 길들여진 꼴이 되어 버린 현대인의 입맛을 되돌리는건 불가능한 현실이되어 버렸다.
조미료의 원조격인 일본의 아지노모도사에서는 역설적으로 매년 실험 결과를 발표한다. 조미료를 많이 먹어도 몸에 나쁘지 않다는 걸 연구하는 모양인데 그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건 1920년대와 1990년대 10대들의 지능 지수를 비교한 데이타이다.
즉, 조미료를 먹기 시작한 이후 뇌의 활성화가 잘 이루어져 지능 지수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쥐 실험 등을 통해서도 검증을 해보니 개연성이 있다는 발표를 본적이 있다. 뇌의 영양물질은 당분만 쓰이는데 당의 일종인 글루타민산이 뇌에 사용되어 져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본 칼럼을 연재하면서 기자는 음식도 의사의 눈과 손으로 해부하고 원리를 이해하면서 약처럼 먹어보고 독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겠다.
미식가라 자칭하며 미원을 찾는 현대인의 입맛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그날까지 기자는 먹거리를 해부하고 분석하고 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집도 찾고 맛있는 재료도 찾고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사람도 만나고 맛있게 조리를 할 수 있는 기계를 찾아서 조미료에 푹 빠져버린 현대인의 혀를 깨끗하게 씻어 내는데 일조 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의미 있는 일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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