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꿈틀거리다

People / 최인식 논설위원 / 2010-05-12 15: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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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 최인식 논설위원] 한반도가 꿈틀거리고 있는 중이다. 현자들은 지금의 시대를 화말수초(火末水初)시대라 한다. 화석연료의 시대가 끝나고 수소시대를 열며,남성에서 여성중심으로, 백인들보다 흑인들이 두각되는 시대를 열어가는 가운데 세계의 여러 곳에서 대 지진이 연 잇는가 하면, 화산활동 또한 늘고 있다. 이 같은 지진이나 화산활동은 인류를 위협하는 자연 현상으로 가장 큰 에너지를 분출하는 지구의 활동이다.


태풍 역시 인류를 위협하는 빼놓을 수 없는 자연현상의 중의 하나지만 그 빈도 때문에 예보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진이나 화산활동 역시 예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예보는 어디까지나 추정하는 수준으로 아직 말과는 달리 예보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이런 지구의 활동은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같은 자연현상은 인간의지로서는 극복할 수 없든 것이며, 이러한 자연현상이 빈번해지면 인류는 공포심과 함께 심리적 불안에 휩싸인다. 이런 상태에서 기후변화까지 급작스럽게 나타날 경우 지구의 생태환경 또한 급변하게 되어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시기가 되면 인류는 이 같은 지구의 위협으로부터 탈출구를 찾게 되는 데, 인류의 대 이동은 이 같은 자연현상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인류의 대이동은 인류 대 인류의 대충돌을 불렀고, 이 집단 간 대충돌을 우리는 전쟁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물론 인류사 초기의 전쟁은 이러한 것이 그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인류의 생활이 농업생산에 의존하면서 정착생활로 이어졌다. 이 이후 전쟁은 이념이나 사상, 종교를 명분으로 내세우게 되었고, 이때의 전쟁은 순순한 경제적 동기라기보다는 집권자의 체제유지라는 필요에 의해서 진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물론 경제적 동기 에 의해 전쟁이 발발하기도 하지만, 이때에도 집권자의 관심은 여전히 권력유지 곧 체제유지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바라보면 지금 북한은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에게 세습된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정체절명의 순간과 맞닥뜨려 있다. 그 이유는 북한이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현재 북한은 또 다시 권력을 세습시켜야 할 상황이다.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 때문이다.


그러나 김일성에게서 김정일에게로 체제가 세습되던 때와 지금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함으로서 북한에 대한 유엔제재 수준이 매우 높은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의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의 경제현실이 더욱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점을 반영하는 것이 지난 해 연말 단행된 북한의 화폐개혁이다. 화폐개혁 초기 북한 사회는 상당한 정도의 혼란에 빠져 있다. 이 혼란은 종래 체제위기로 확대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런 내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북한 당국은 무엇인가를 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 때 자주 이용되는 것이 바로 인민의 관심을 극도로 집중시킬 수 있는 초대형사건이며, 현재의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국지적 도발을 감행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 내부를 강타하고 있는 천안함 침몰 사고를 그 연장선상에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우리 정부는 천안함의 침몰을 북한 소행이라고 단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앞서 지적했듯이 현재 북한이 경제적 이유를 비롯해 여러 가지 또 다른 이유로 체제위기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북한 내부 사정뿐만 아니라 세계의 경제패권의 변화 가능성도 한반도를 꿈틀거리게 하는 요소다. 즉 미국이 중국에게 세계패권을 넘기지 않으려면, 미국은 새로운 전쟁을 통해 기존의 패권을 수호해야한다. 그렇다고 미국이 중국에 대해 선전포고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결국 대 중국전을 전개하자면 미국은 한반도를 전장화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은 가설이지만 천안함 침몰 사태와 관련해 한국정부는 발생당시 이미 북한 소행임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자위권 행사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 때문이었다는 것이 정부 주변의 이야기다. 이 점 또한 중국의 이후 행동을 고려한 것이다. 보다 분명한 명분을 축적하겠다는 것이 천안함 침몰 직후 한국정부 당국자의 행동이었던 것이다. 당시 정부 당국은 이 문제를 철저한 조사를 거처 유엔안전보장 이사회에 상정하여, 정전협정을 무력화 시킨 후 보다 공세적인 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것이다. 천안함 침몰 사태에 대한 이런 접근법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한반도는 준전시 상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북한 역시 만만의 전쟁준비 상태에 돌입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북한 당국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실전과 같은 군사훈련에 나선 것을 두고 단순히 내부결속용이라고만 해석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한반도는 분명 꿈틀 거리고 있다. 이는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위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한반도의 움직임 역시 큰 틀에서 보면 자연적이다. 이렇게 보면 한반도에서의 전란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비록 그것이 국지전에 거칠지라도 조문정국이 끝나고,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규명작업이 실증적으로 완성되고 나면, 이 문제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된다. 중국과 소련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금 진행되는 천안함에 대한 다국적 조사는 바로 그 명분을 보다 확고하게 축적하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처 천안함 침몰 사태가 유엔안전보당 이사회에 회부되면, 논란을 거처 최종 정전협정의 파괴로 이어질 것이다. 정전협정이 파괴된다는 것은 곧 한반도가 전시상태에 재돌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유엔은 정전협정의 당사자로서 이번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기습공격에 의한 것이 입증되면, 그것을 즉각 파기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 우리는 충분히 숙고해야 하며, 우리 정부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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