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이란, 남의 자식 사지를 찢어 처참하게 살해 제 것으로 만드는 행위”

문화 / 이광명 / 2010-05-13 15: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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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드라마 상대 표절의혹제기, 여류작가 J씨의 심경토로

J씨 “표절 작품이 버젓이 인정받아 상을 받는 현실 어떤 어미가 제 정신이겠냐” 울분 토로

J씨 “도둑질한 작품임을 감추기 위해 가치 있는 예술적 요소를 변형시켜 작품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대한민국의 문화 수준을 천박하게 만드는 원흉이다”토로


최근 일부 유명 드라마나 가요 등이 잇따라 표절 시비에 휘말리면서 사회적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요주간>은 모 방송국에서 방영된 유명 드라마를 상대로 표절 의혹을 제기,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여류작가 J씨와 만나 표절 진위에 휘말린 사연과 그간의 고충에 대해 들어봤다. [일요주간= 이광명 기자]

J씨는 2007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대구지역의 한 신문에 소설을 연재했다. 그녀는 소설을 단행본으로 출간하기 위해 준비 하던 중 지인으로 부터 모 방송국의 유명 드라마가 자신의 소설 내용과 비슷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검토결과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고 판단해 표절의혹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현재 표절시비를 둘러싸고 법정다툼이 진행 중이다.


J씨는 현재의 심경에 대해 “표절문제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히며, “작가에게 모든 작품은 제 자식과 같은 것”이고 “표절이란 남의 자식의 사지를 찢어 처참하게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잔인하게 살해해 제 것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표현했다. “더욱이 표절 작품이 버젓이 인정 받아 상을 받는 현실인데 어떤 어미가 제 정신이겠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렇다면 문제의 드라마와 소설은 얼마나 닮아 있는 것일까? 과연 J씨의 주장대로 드라마가 표절을 한 것일까? 이에 대해 그녀는 “작품 전체의 플롯은 물론 특별한 개인의 세세한 정보가 같다”며 “특수한 사랑을 주제로 한 스토리가 내 소설에서 처음으로 발표 된 내용이었고 인물의 캐릭터나 대사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정보도 아닌 특수하고도 작품 전체를 끌어가는 모든 서사 줄기가 같다”며 “이것은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저작권을 규제하는 법이 모호해 판단 자체가 힘든 상황에 대해 “창작물의 표절문제, 특히 소설과 영상물의 경우 시비가 된 작품을 매체 상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여 비교 분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럴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며 “심지어는 서울에 주거지를 두었기 때문에 대구에서 발간된 신문은 절대 볼 수 없다는 것을 표절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세울 정도”라면서 현재의 저작권 관련 법안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덧붙여 “좀 더 전문적인 안목 및 창작물에 대한 세세한 기준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내가 외국에 살았더라면 소송 따위는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 문제는 법적 소송이라는 돈과 시간과의 길고 지루한 싸움만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판단 기준으로 공정하게 판정을 내릴 수 있는 별도의 기구가 마련되어야만 하는 일”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현재 J씨는 “변호사 없이 홀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힘든 점은 “심적 상처와 소송의 더딘 진행 때문에 작품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작가에게 창작 의욕이 소진되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음”을 토로했다.


“장애 아이를 키워왔기 때문에 세간의 이목에 대해서는 내공을 키워온 셈이지만 이번 일은 만만치 않았다”며 “인기에 편승해 한 몫 보려고 표절문제를 터트렸다고 공개적으로 매도당하는 경험을 하고 다시 글을 쓰기는 정말이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이거나 방영을 마친 드라마들 또는 가요들이 잇따라 표절시비에 휘말리고 있어 이런 사안에 대해 작품 홍보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따가운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J씨는 “표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 문제를 모든 매체에서 제대로 다루고 해결한다면 그런 소리도 나올 리 없다”고 일축했다.


“전국적으로 이미 수많은 표절 사례가 불거져 나왔다. 같은 처지의 작가와 연락을 하기도 하지만 한두 명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며 “표절을 한 쪽은 대부분 거대 방송사의 힘을 등에 업거나 권력이나 재력이 막강한 자들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이 연대를 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J씨는 “서명에 동참해준 2000여 명이 넘는 후원자들에게도 흔들림 없이 진실이 밝혀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녀는 “누구보다도 피해를 받는 사람은 다수의 대중”임을 강조했다. “도둑질한 작품임을 감추기 위해 가치 있는 예술적 요소를 변형시켜 작품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뜨린다”며 “대한민국의 문화 수준을 천박하게 만드는 원흉”이라고 성토했다.


끝으로 작가의 양심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작가는 자신이 창작해낸 허구의 세계를 통해 삶의 진실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며 “작가가 모두 도덕군자일 필요는 없지만 아픔 많은 사람들의 상처 난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모럴리스트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하고, “표절을 하고도 멀쩡하게 상 받고 대접 받는 나라는 바람직한 영혼의 세계를 희망할 수 없는 나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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